불연 하얀 건반을 쳐보고 싶다......
불연 하얀 건반을 쳐보고 싶다...... 오후나절...... 하늘길, 뫼길, 물길따라 커피 한잔의 여정 - 크다란 통유리 너머로 발끝에 채일듯한 고만고만한 방갈로촌을 내려보며 마치 멀리 떠나온 나그네된 마음에 연한 커피 한모금 입술에 축이어내곤, 촛점 흐린 동공에 먼하늘이 뿌옇다 한다. 크다란 통유리 너머로 초록 호수 건너에 산기슭 외딴 촌집 하나 멀거니, 이제나,저제나 하여도 촌닭하나 얼씬거림이 없어 정지된 사진 같다 하는맘 아마도 빈집인가 보다 하기에는......움직거림을 기다린다. 크다란 통유리 너머로 갈빛 커피내음을 잿빛 하늘에 띄운다 뉘라서 기억해줌이 저 하늘 아래 기다릴고나 하니, 불연, 하얀 건반을 쳐보고 싶다는 충동이...... 하얀 종이위에도, 휑한 가슴에도, 자죽 없는 허공에도, 그리고..
2001.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