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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펑,펑,펑.....하염없는 흰 눈발에 차라리 갇히고픈,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2. 15.

 

펑,펑,펑.....하염없는 흰 눈발에 차라리 갇히고픈,

 

궁창이 헷까닥 젖혀진듯
하얀 함박눈발이 하염없이......
하염없이 나린데 또 나린다.
펑,펑....펑,펑,펑......

외진 산막에
차라리 갇히어 한사날 인연을 떨구고픈 충동,
봉창 턱까지 치오르는 눈발 무더기 마주하여
까실한 수염에 덕지덕지 엉겨붙은 콧김 알갱이가
초연함을 더할게야

주섬주섬 주워낸 땔막가지 몇개와 타다남은 숯등걸 조금
살곰 살곰 여린불 지펴내어 찻물을 끓여낸다.
끄을음따라
시리도록 희어진 허한 심사에
럼주 한방울 떨군 홍차 향내음 코끝으로 훔쳐낸다면
이대로 정지 되었슴 하는 맘.......

 

 

 

 

1998. 1. 20
함박눈 펑펑 나리는 날,
커피 한잔 드리워 크다란 통유리 너머로 이맘 떠나 보내어라


3년전쯤에도 무지 눈이 내렸나 보다.
얼마나 펑펑 했을까? 오늘만큼이나?

펑,펑,펑......오늘, 무지 눈이 퍼부었습니다.
웬갖 세상것, 죄다 덮어버릴양으로 무지 내렸습니다.
종일, 쓸어내고, 삽질을 해대도 제가 졌습니다.
감히, 제가 해볼수 있겠습니까 마는
홍건하게 배어진 목언저리에 김이 모락모락.....
하염없는 눈발속에 야전 커피 한잔....그래도 밉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눈을 쓸다가 맨 얼굴을 아예 눈발에 내 맡기듯
잿빛 하늘을 우러르니
문득 친구도 눈하늘을 고개를 젖히고 쳐다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여
괜히 마주 한듯 혼자 좋아라 쭝얼거립니다.
"친구야, 하늘만 쳐다보기, 딴데 보기 없기로.....
허긴,컨닝해봤자 벌름거리는 크다란 내 콧구멍만 보일뿐......"
하하하하하하, 눈 치우다 말고 한 웃음

 

 

 


2001. 2. 15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내려주는 이뿐 눈 ...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