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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애기들일랑.... 못다한 얘기들일랑, 꼭꼭, 접어내어서 차곡차곡 챙겨두었다가 해질녁 시골길 개울따라 가다가 하나 꺼내어 실개울에 띄워내고, 외진곳 가로등불 아래서 하나 꺼내어 전봇대에 붙여두고, 긴가 민가하는 옛적 앉아쉬었던 그 자두나무아래 벤치에 두고 오련다. 그러고도 남았거들랑, 밤기차를 타고 까만밤이 하얀밤이 되어질때 입김서린 창에 붙여두리라. 그러고도 또 남았거들랑, 눈 나리는 하얀 계곡녁에 젖은 나뭇가지 사루울적에 불쏘시게 하고지고, 불확실성과 막연함과, 그리고 허전함이 비온 뒤끝의 촉촉함이 묻어나는 스산한 밤바람처럼 시려웁다 할때 새삼, 쉽지만은 않더라 하는 맘이..... 내심, 안그런척 애써 보지만 하룻밤새 꺼칠하게 까실한 수염은 차마 숨기우지 못하여라 그렇고 그런 얘기, 뜨겁게 끓여낸 커피 한모금 홀짝이어 .. 2001. 3. 17.
정동진 역......그리고 모래시계 정동진 역...... 그리고 모래시계... 코발트빛 짙푸른 바다를 끼고 외줄기 기찻길 바닷가 따라 풀어진 연실 마냥 이어져 자그마한 어촌마을에 잠시 머무르매 정동진 역이라 하더라. 경복궁에서 정동쪽이라 하여 正東이라 하였다던, 설탕가루 처럼 몽근 모래벌을 끄질르듯 걸어날새 발가락 사이로 사각 사각 저며오는 감촉이 간지름을 더하고야. 가없는 수평선따라 하늘 맞닿아진, 정말, 바다가 둥글고나하여 새삼 신기해하며 소금인형되어 파도에 씻겨나본다. 그냥 이대로 적시어져 찬찬히 녹아진다면 거기엔 고통도 아픔도 보대낌도 없을진데.... 문득, "모래 시계" 의 한장면이 씰루엣되어 아른하여 애틋함이 그리워 서성대는 누구가 되어본다. 멍울진 세월의 뒤안길에 영화속의 그 사람들...... 나의 친구이고 아우들이었노라며 차.. 2001. 3. 17.
구례 산수유마을, 섬진강 매화마을... 구례 산수유마을, 섬진강 매화마을... 봄맞이는 역시 봄꽃 여행이 제격이다. 화려한 색깔과 은은한 향기를 찾아가는 봄꽃 여행은 행복 그 자체다. 이른 봄 화사한 풍경속에서 지난 겨울을 털어 낼수 있는 봄꽃맞이 명소를 소개한다 주말, 밤 버스를 타고 무박 2일 일정으로 꽃맞이 여행을 떠나보자. (매일경제 3. 16일자에서 퍼온 봄맞이 여행) 1. 구례 산수유 마을 3월 중순 지리산 자락에는 산수유 꽃이 만개한다. 산수유는 진딜래, 개나리보다 앞서 노란 꽃망울이 잎보다 먼저핀다. 지리산 기슭에 자리잡고 아직도 넉넉한 인심이 있는 구례군 산동면은 산수유로 인해 전국에 알려진 곳이다 지리산 만복대 아래 자리한 위안리를 찾으면 사위마을 계곡과 돌담사이에 흐드러지게 핀 산수유는 기나긴 겨울 뒤끝의 황량함을 단숨에 .. 2001. 3. 16.
문경새재 옛주막에서 걸죽한 막걸리 한순배를.... 옛주막에서 걸죽한 막걸리 한순배를.... (문경새재 넘으면서) 늦어진 시간, 듬성 듬성한 가로등 몇개가 되게 초라하고 추워보이는 뒤안길..... 괜한 마음이 動하여 가만가만 숨죽이어 갈새 먼발치, 초롱이가 대롱대롱.....옛주막 하나 거기 있더이다. 길 나그네, 씨달픈 마음일랑 가다 머무러 대나무발 평상에 걸터진채, 부르튼 발가락을 주무럭, 주무럭....이어 걸죽한 막걸리 한순배 나누매 차라리 情이었더라. 비슷한 처지끼리 제 한탄에 시려워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랴 하여 두런 두런 나눔일랑 "우리"라 하여 그 아니 좋을까 보냐 불혓바닥 널름한 틈타서 가마솥 궁기에 마른 장작 지펴질때 한잔술에 벌개진 맘 한마음 論하는 시름이고져. 기타아 줄에 실은 사랑.....뜨내기 사랑..... 옛가락 따라 지긋함.. 2001. 3. 16.
"다워야 한다"는 것..... "다워야 한다"는 것..... "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외로운길 나그네길 비바람이 불어 눈보라가 친다 이별에 종착역....." 가래 끓듯 절규하는 김현식의 노래가 비어진 홀 사이에 이밤사 착 가라 않는군요. 어느 누구라 하더라도, 각 개체는 살아냄에 있어서 제 자리에 있어 "다워야 한다"는 것이 본분이 아닐까? 학생은 학교에서 학생 다워야하고 애기는 애기 다워야하고 군인은 군대에서 군인 다워야하고 가수는 무대에서 가수 다워야하고, 직장인은 직장에서 직장인 다워야 한다. 시장은 시장답게, 국회의원은 국회의원 답게..... 개나 고양이나 젖짜는 젖소에 이르기 까지 제 있을 자리에서 제 몫을 "다웁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은 가족에게 가장다워야 함은 물론일게다. 맞는 말이죠? 당연히..... 근데...... 2001. 3. 15.
기차....완행열차....통일호. 비둘기호. 상무호.... 기차....완행열차의 추억을 ....통일호. 비둘기호. 상무호.... 1. 시려진 완행열차의 차창에 엇비스듬 기대어 겨울 여행을 떠납니다. 흐릿한 불빛에 웬지 초라하다는.....그런 생각이, 덜거렁, 덜거렁, 덜거렁..... 까만 차창너머로 스쳐나는 전봇대 만큼이나 지나쳐진 날수 속에 내 가는 길, 마냥 가느다란 레일위를 갑니다 간이역에 잠시 가다 머무러 쉴적엔 쌔액쌕, 몰아쉬는 숨소리가 한세월 달려내온 지친 한숨 같아 보입니다. 그래도, 야간 열차는 강건너, 들녁지나, 고개넘어.... 어둠을 꿰뚫어 무섬을 타지않고 딴엔 용감히 달려갑니다. "힘차게 달려라 은하열차 구구구....." 2. 오랜 기억으로는 급행열차는 디젤기관차가 끄는 통일호 였고 완행열차는 증기기관차가 끄는 비둘기호 였습니다. 더 어렸을적.. 2001.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