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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출장

정동진 역......그리고 모래시계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3. 17.

 

정동진 역...... 그리고 모래시계...

 

코발트빛 짙푸른 바다를 끼고
외줄기 기찻길
바닷가 따라 풀어진 연실 마냥 이어져
자그마한 어촌마을에 잠시 머무르매
정동진 역이라 하더라.

경복궁에서 정동쪽이라 하여 正東이라 하였다던,

설탕가루 처럼 몽근 모래벌을
끄질르듯 걸어날새
발가락 사이로 사각 사각 저며오는 감촉이
간지름을 더하고야.

 

 



가없는 수평선따라 하늘 맞닿아진,
정말, 바다가 둥글고나하여 새삼 신기해하며
소금인형되어 파도에 씻겨나본다.
그냥 이대로 적시어져 찬찬히 녹아진다면
거기엔 고통도 아픔도 보대낌도 없을진데....

문득,
"모래 시계" 의 한장면이 씰루엣되어 아른하여
애틋함이 그리워 서성대는 누구가 되어본다.
멍울진 세월의 뒤안길에
영화속의 그 사람들......
나의 친구이고 아우들이었노라며
차라리 눈을 감는다.

 

 



기세 좋게 한칼 빼들듯이 달겨들다가
꽁무니 빼듯 되밀려가는 물살같이
어차피 사는 것인것을
우리네 살아냈던 그시절,
누구의 얘기가 아닌
바로, 너와 나의 한시절 이었기에 애닯아 하외다.

 

 

 

 


1998. 4
훗날 지나선 언제 그랬냐는듯이
모래시계 하나 뒤로하고 열차는 철길따라 무심히 지나친다.

 

2001.  3.  17 옮겨 적음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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