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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향기 브레히트가 쓴 시중에 이런시가 한편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 두려워 하면서........ 이 시를 처음 접햇던 92년 가을, 나는 한 여자를 만났다. 무작정 떠난 여행길. 우연히 들렸던 어느 어촌의 허름한 카페에서였다. 실내 가득 은은한 커피향이 피어오르고 커피향처럼 조동진 노래가 흐르는데 여자 혼자 뿐 이었다. 그래서 주인인지 손님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는데 여자가 슬며시 몸을 일으켜 물잔을 들고 다가오는 것이었다. 안개처럼 어렴풋한, 도무지 어촌과는 어울리지 않는 여자였다. 나이는 스물예닐곱쯤, 처녀인듯 보였지만 다섯 살바기 아이가 하나 있었다. 알수 없는 여자가 알고 싶어 견딜수 없었다. 손님이 들지 않는 여.. 2001. 2. 5.
담배......그리고 끽연......... 마도로스 파이프의 낭만도, 서부의 건맨이나 처어칠의 연송도 아니며, 나폴레옹의 취연이나 할아버지 곰방대의 권위도, 비애의 한자락 끝을 찾는 시인의 곤혹도 아닌....... 하루의 노동을 지불한 자부심으로 심호홉하며 내일을 기약하는 쌜러리맨의 숨결이라고나 할까? 풀어지지 않는 삶의 매듭마다, 허리 꺽인 패기의 뒷전에서 마른 입술마다, 걸어도 빛은 멀기만한...... 남는것 없는 빈손과 응어리진 사랑의 무심앞에 빛이 빛으로 서지 못하고, 말이 말로서, 꽃이 꽃으로 보이지 않는 우리 세대의 아픔과 반항의 여로에서 손가락에 남아주는 담배 한개피의 여운.... 그 한개피의 질서의 멋과 여유를 즐기면서 빈 가슴끼리 어루 만지고 보듬어 주며 가슴 키워 내며 삶을 사른다. 질곡의 터널같은 우리세대의 한 꿈은 치받침과 .. 2001. 2. 5.
스텔라...... 오늘은 착한 스텔라를 무서리치게 가슴에 보듬어내고야 애잔하고 가녀린...... 박꽃마냥 달빛에 창백하였기에 이밤사 한움큼 눈물시려우이. 어둔,추운 겨울날 밤 유난히도 쇳소리나는 바람따라 움쿠려 한 숨 접어 내고만 네게 감히 낯이 없구나 업이로다, 업이로다..... 1986. 1. 16 ( 빛바래진 노트에서 옮겨적음) 몇해전 까만하늘 별 하나 되어 한 빛 발하는 스텔라를 가슴에 묻어내는맘 휑한 시장골목의 시린 바람에 목덜미가 얼얼하다. 메마른 콘크리트길이 스산하다못해 쓸쓸해 보인다. 섭한 마음이 더욱 애잔하매 가다 말고 서있더라 2001. 2. 4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2001. 2. 4.
누구는 허공위에 詩를 쓴다더라만..... 1. 파아란 하늘 어쩌면 내가 詩人이고 어쩌면 당신이 詩人일수도 있는 이곳 어느 한쪽 귀퉁이에서 채 익기도 전에 단지 종이 놓고 끌적 거렸을 뿐이라는........어느 詩人의 독백을 되뇌여본다. 눈설기가 응달숲에 듬성듬성한 산간 계곡녁, 언덕배기 노란집....산그림, 너른 창너머로 망연하게 바라보는 오후나절의 여유 다갈빛 커피내음을 코끝으로 훔치어 스치는 바람에 귀 기울여보누나. 계곡사이로 초라한 초막하나 기울어진 굴뚝새로 허연 냉갈이 풀풀할새, 골깊은 주름살에 꺼멓게 갈라진 손끝으로 물고구마를 쪄 내어주던 할매의 시린정이 거기 있다하여, 시린맘이 차라리 그리움이로고..... 2. 詩人이 단지, 종이 놓고 끄적 거리듯 읊조리면 "詩"가 되어져 영롱한 빛을 발하지만, 쌜러리맨이 주눅들어 주절댄다면 종이놓고.. 2001. 2. 4.
고독한 경주자....... 살아가는데에 있어서, "살아내기"라는 숙명은 어느 누구나다 겪어내고 부딪쳐 나가는 과제 일겝니다. 과연 얼마만큼의 행운과 재수가 곁들여 지느냐에 따라서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그것은 별도의 +알파 일뿐...... 거개는 기본적인 삶을 나름대로의 노력과 지혜, 인내로서 주어진 현실의 여건을 개척해 나가는 고독한 경주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쩜, 그것은 자신에게 부여되어진 테두리 내에서 그져 열심히,성실히 살아내고자 하는 노력의 이어감이랄까요? 개중에는 한계성을 극복하고자 적극적이고 투기적인 모험을 발휘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시도하는 대로의 목적달성, 즉 성공으로의 목표에 이르지 못하여 부침을 거듭하고 "사연" 이라는 허울에 가리워져 뒷켠으로 사라지는 것이 어디 한두사람 입니까? 쉽지만은 않더라 .. 2001. 2. 3.
낙서,,,,그리고 넋두리....... 낙서,,,,그리고 넋두리....... 1. 늦어진 시간은 언제라도 잔잔합니다. 비어진 사무실은 차라리 정갈하구요. 출출하여 컵라면 하나를 후르르 하고선 커피한잔을.... 너끈한맘으로 담배 한개피 퓨휴~ 잠시 한숨을 몰고서, 바랜 종이 하나를 들춰내 옮겨봅니다. 살아내는 얘기....... 세상 사는 얘기를 넋두리 처럼 주절거려 보고지고 한지도 십수년이 족히 넘을게다. 낙서 투성이의 헤진 글종이들을 새삼 꺼내어 널어놓고 날자순으로 순서를 매겨본다. 지난날들의 모양새가 깨알같은 글씨에 파노라마 처럼 스크린에 비쳐지고, 어쩜, 하얀 여백에 필 가는대로 읊조려 보는 그 자체가 살아내온 숨소리고 묻어진 땟자욱 같은것이러라. 미우나 고우나, 내것이기에....나의 마음 한구석에 포개어지고... 그리고 언제라도 슬그머니.. 2001.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