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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야간 완행 열차를 타고 가면서......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2. 28.


오랫만에 타보는 밤열차......

삼등 야간열차는 흐릿함이 정겨웁고
언제라도 묵묵할지언정 그래도 정적속에 사연이 머무른다.
가만히 턱을 괴어선 까만 차창에 반사된 힐끔한 나의 모습을 멀거니,
"간이역"이라는 詩를 떠듬떠듬 떠올려보곤

"호루라기 불면서 바람개비 돌리던
어린날의 기억들 선명히 살아나면
동심으로 향하는 열차를 타기위해
달무리를 바라보며 간이역을 찾곤 했지
..........
삶의 한지점 아득한 과거 향해
완행열차 긴 여행을 시작하리라....."
박병서 시집 "삶은 노을빛 외로움 이었다" 중에서

 

 

 

 


어린날의 기억들이 유난히 완행열차의 덜컹거림 속에 소올솔 펴남은 ?
어쩜, 까만 유리창 너머로 뒤안 뜨락이 소담하게 보여진는 착각이.
방금이라도 뒤안 텃밭에서 여린 소채를 솎아내는
골깊은 주름살의 꺼먼 할매의 情이 거기 있는 양,
한움큼의 고추이랑, 한움큼의 상추이랑.... 옥수수대며 콩대며,
깻잎삭이 올망졸망 나뉘어진 텃밭은 언제라도 할머니의 차지였지.
마디 굵은 갈라진 손톱밑에 꺼먼 흙이 끼어 있을지라도
한소쿠리 담아 쪄내온 하지감자는 속절없는 어린손주의 게걸스러움이 가득
세월 뒤안길에 빛바래진 흐릿한 옛기억을 속으로 품어내고지고.

어허라, 새벽 안개에 뽀얀 간이역의 고적함은
옛마음 머무르는 삶의 한지점 이어라.
내친김에 영산포까지 갈까보다 하니
마음은 하마 신태인을 지난다

1998. 11 "사과밭 사이로 기차지날때" 까페에서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임

 

 

딴생각......하루내 지나다 보면 이것 저것,
웬갖것 다 내몰라라 하여 어둠 한구석에서 커피 한잔을 드리우곤
"딴생각" 할때가 그리도 좋다한다.
귀신 씨나락 까먹는듯한 중얼중얼한 얘기들,
하루내 가운데서 편한 내마음을 가져봄은 언제라도 좋은맘
이대로 정지 되어 버렸슴 하는 속없는 투정도.....

2001.2.28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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