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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지포라이타......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3. 1.

지포라이타....... 


벤쳐스의 키타연주를 듣는다.
"두가두가두가두가.......
"왕눈이 개구리 카세트가 미쳐 따라내지 못하고,
비온 뒤끝의 쌉쌀함이 어깨에 시려오는 비어진 사무실이
두개의 촛불이 정적을 더하여 무섭다는 우슨 생각을 해본다
종이컵에 거머쥔 커피한잔을 홀짝이며
지포 라이타를 딸깍,

새삼, 매끄런 촉감과 부드러운 말끔한 광택이 이쁘다는 생각이.
언제부턴가, 지포라이타를 만지작이며 "딸깍"하는 뚜껑소리가 그냥 좋아
갖고 놀기 시작했나부다
머쓱하게 혼자 있을적에 뭐하여
괜히 못살게 굴어내듯 "딸깍, 딸깍....딸깍..."
그리고 웬지 지포라이타에 불을 붙여 한개피 피워문 담배가

 

 

맛도 더 좋다는 그런 느낌이....

 

 

 

 

세월감이 아쉬웁다 할적에 "딸깍",
어줍잖은 하수상함에 속상하다 하여 "딸깍",
커피 한잔에 갈곳 몰라 할때도 "딸깍",
망연함에 잦아드는 맹한 맘을 어루느라 "딸깍",
그리고,
누군가를 막연하게 그려봄이 애틋하다하여 또 '딸깍",

어쩜, 훗날 언젠가엔
알라딘 램프처럼 좋은것을 불쑥 가져다 줄지도 모른다는 ......
맹한 착각으로 "딸깍, 딸깍....딸깍"

딸각거리다 말고
해묵은 노트에 몇줄 적어진 어느 시집의 머리말을 다시 옮겨본다.

조용히 창밖을 을시했다 / 멀리서 한줄기 보라빛이 외로움에 떨고있는 /
당신의 처연한 모습을 가득 담은채 / 희미한 환상으로 다가온다 /
외로움을 가득 안은 당신의 추운 모습이 너무 애처러워 /
새벽빛이 스며든 따스한 커피를 마셨지만 /
정겨운 체온을 당신의 언 가슴에 전할수가 없었다.......(중략)

 

 

 

 

 

詩人은
처연한 모습에 외로움을 안은채 추워 애처러운 누군가에게
따순 커피 한잔을 나눈다 하였다.

이밤사....그 누구라 하는 그네와 함께
애타는 시린 마음을 커피 한잔 더불어 밤새움을 같이 해내며
그네의 언 가슴에 정겨운 체온을 전하고픈
그런 충동이 불연......

2001. 3. 1 목동에서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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