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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 떠날때 떠나는건 죄가 아니듯.....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3. 11.

어느날의 단상.

.
산발한 가지에,
말라 비틀린 낙엽 잎사귀 몇개....
스산한 궂은 빗살에 흠뻑하여
벌거벗은 프라타나스가 을씨년스레 추워보인다

턱을 괴어선 멀거니....
까망창에 어릿함을 아쉬어 내듯
손가락으로 토닥거리듯 장단을 톡,토독,톡톡....

그네가 방금 가고난 자리엔
아직 온기가 저며있고
소파의 움푹함이 방금이라도 되돌아 올듯,

반쯤 남아진 커피 잔을
살곰히 훔치듯 입술에 축이어 본다
부드러우이......

그네의 남아진 흔적에 겨워
행여,
지워 질새라
하니,

" 떠날때 떠나는건
죄가 아니듯
보낼 사람 보내는건
잘못이 아니예요...."

 

김광욱님의 詩 "첫겨울"의 한소절이
휑한 맘을 어루어 줍니다.

1997. 12.

 

 



떠날때 떠나는건 죄가 아니듯,
보낼때 보내는건 잘못이 아니라는 말끝 뒤엔
만남과 헤어짐의 애틋함이 잔잔하기도 하지만
꼭 누구와의 헤어짐 같은것이 아니라도
점점이 이어내며 그러려니 하여 살아냄 같고나 하는 맘입니다.
누구라서 떠나진 다면 한줌의 살겨운 情을
덤으로 더 얹혀주는 맘이 "배려"이며 "사랑"일겝니다.

 

2001. 3. 11 적음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