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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브룩쉴즈보담은 비비안리의 청순함이 더 좋은.....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3. 12.

 

브룩쉴즈보담은 비비안리의 청순함이 더 좋은.....

 

먼 발치......
희뿌연한 산등성이
조금지나 조금씩, 조금 지나면 더.....
잿빛 하늘과 희석 되어져 가고
조금 후쯤엔
어슴츠레한 산자락도 칙칙한 잿빛하늘도
그만 두리뭉실 없어지고 말게다.
금방이라도 비가 한차례 내릴것 같다.

어둠이 언저리에 스물스물 묻어날적에 뜨건커피 한잔,
낮은 촉수 때문이런가?
빠알간, 푸른빛 전구가 어둑하다 못해 처연하다 하는 느낌이.....

텅빔이 싫어 그냥 끌적이고 있다.
행여, 딱지 맞은 사내로 뵈 지는게 정말 싫어서....
실인즉 저켠 건너편에
턱을 괴어 무릎을 포갠 젊은 女人 하나
까만색 하이힐굽이 단정하고 발목이 유난히도 가늘어 보인다함이
괜시리 내가 움쩍을 못하겠더이다.
부러 안쳐다 봐도 미끈한 다리가 코앞이니......원,

 

 



우연인가?
거의 어둠이 다가왔을적에
"찬찬찬" 노래가 어쩜 그리도 매력있게 들리기도,

"차디찬 그라스에 빨간 립스틱
그 누굴 찾아 여기 왔나 밤 깊은 까페에 여인
가녀린 어깨위로 슬픔이 연기처럼 피어 오를때
사랑을 느끼면서 다가선 나를 향해......."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쳐 혼자 실없는 웃음을....
하남석, 심수봉, 은희, 키보이스, 어니언스, 윤형주, 양희은,.....
괜찮은 노래였는데......어쩜 이젠 나이께나 들었을게야
예전에 그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픈듯,
두손으로 턱을 괴어 가만히 눈을 감아낸다.

부룩쉴즈 보담은 비비안리의 청순함이 좋았고나 하고,
김혜수 보담은 문희, 남정임의 눈망울이 더 촉촉하였더라 하고,
엄정화의 요염스런 섹시함 보다는 은희의 꽃반지끼고가 더 이쁘다는,
브르스윌리스보담은 케리쿠퍼나가 그레고리 팩이 훨씬 더 멋져보이고
박노식이 차라리 용팔이 스럽다하는 맘이,
그리고 H.O.T가 제아무리 날고 뛰어도 키보이스만 하랴....
현란하고 눈부신 돈 덩어리 칼라텔레비젼의 화려함보담은
흑백 텔레비젼의 빛바랜 유치함이
차라리 情이었더라 하는 맘이.......

 

헛허허허허,
궁상스런, 어쩜 쉰내나는 묵은 옛적것들이 그래도 좋다함은
방방뛰는 변화에 따라잡지 못하는 어눌한 변명일게다.

한땐 데모, 파업하는 붉은띠 전사들이 마치 일지매같다 하였더라만
이젠 지발 그만이었슴 하는것은
이제 나도 완죤한 기성세대의 아부지인가부다.
물론, 명분과 노동자의 투쟁이 나쁘다는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그만큼 낫살이 들었다는게지.


노래방 나의 18번....한 노래 하고 끝맺으련다.

" 이 생명 다바쳐서 죽도록 사랑했고
순정을 다바쳐서 믿고 또 믿었건만
영원히 그 사람을 사랑해선 안될사람
말없이 가는길에 미워도 다시한번 아아- 안녕 "

2000. 3 어느날

 

 

 

나이가 조금은 들어 보임에도 미니스커트에 쭉 곧은
다리가 밉지 않고 차라리 단정하다 하는 느낌.
오늘은 도저히 뭐가 뭔지 모르겠다.
집중도 잘 안돼고, 눈 둘데도 마땅찮고
하하하하하.....

허긴 우리 집사람도 마흔 중반 임에도
아직은 무릎이 보이는 짧은 치마를 입고 나들이 나서니까.....
바지에 돗바입고 펑퍼짐 할적엔 따로 따로 걸어가거나,
은혜 삼겹살집에가고
빨간 루즈에 미니 입고 나설적엔 팔짱끼고 간다.....
외식은 쉘부르에서 칼질을.....
물론 농담입니다. ㅎㅎㅎㅎㅎ

 

 

 

2001.  3.  12 적음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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