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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해병일지 1 ......아니 옛적 추억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3. 12.

 

해병일지 1 ......아니 옛적 추억

 

1996. 7.
삐삐가 뚜르럭, 뚜르럭......
광역삐삐로 바꾸어 놓은터 문수산 기슭까지 용케도 알아챈 후배아우가 문안을,
"형님 거기서 뭐허요? - 뭐허긴, 잠자러 왔지
형수랑 같이? - 아니, 출장왔다가 혼자서....
혼자라고라...에에이 웃기네, 혼자 아니제? 형수 한테 일러 - 진짜랑께
아따, 내숭떨지 말고 잉, 나도 갈께 끼워주랑께 어디여 어디? -
어디긴, 어딜, 끼우긴 뭘 끼워 임마!"



핸드폰이 안터져서 놈의 삐삐에 전화번호를 입력했드라만 카운터에서
203호 손님이라고 연결시키더란다.
203호 라는 것에 놈은 한껀 잡았다는듯이 다짜고짜다.
짜쓱.....지는 내맘 모른다. 알 턱도 없고...마누라도 모르는디...
신촌 - 방화동 - 김포 - 마송 - 오리정 - 군하리 - 문수산 기슭.....
왕년에 한때 코스 같이 오갔던 군대시절 버스길이다.
나이들고, 직장생활 년수가 접어가며 뭔가 훌 - 털고 벗어나고픈
심사일적에 일년에 두어번 들려가던 곳이다.

 

 

 김포가는 뚝방길  노을

군하리 전경 (2015년 찍은사진임)

 

 

당시에 다녔던  군하리교회 (2015년찍은사진임)   

                                                                               

 

 

그곳에 가고 싶다 하여 들러본 내자리라고나 할까?
그곳엔 30년전 그 자리에 돌다방이 그대로고, 낯익은 골목 후미진곳에
선술집터도 엿보이고, 언덕꼭대기에 교회도 우체국도그자리에...
금방이라도 선임하사님이 저 골목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올것만 같고,
동기며 선임수병이 돌다방에서 깐죽거리고 있을것만 같은......



늦어진 어둠따라 옛부대 그대로인 외곽 철망을 따라 둘러내 본다
아....여긴 멍멍이집, 여긴 막걸리집, 여긴 돼지우리.....
짬밥통이 여기 있었고, 한겨울에 가마솥에 뜨건물 뎁히던 자리 하며,
식기 씻고나선 쫄병끼리 화랑담배 한개피에 선임수병 욕질하던 그 자리터,
눈에 선하고나 하여 우뚝서서 먼 하늘 우러르니 맹한 웃음이 피식 -
어즈버 한세월 이렸다....하니 시꺼멓던 그때 그시절이 아련하고져

 

상륙훈련 ( 퍼온사진임 )

 


P.S

맨 처음 들리게 됐던때의 헤프닝....ㅎㅎㅎㅎㅎ
수안보와이키키근무시절, 채권채무과정 교육차 마포 어느골목 여관에서 여장을 풀고

교육장엘 오갔는데 이틀밤 지나 3일째 교육을 마치고 오니, 여관 꼬맹이 조바가

쌍심지를 돋구며 욕설을 투덜대며 다짜고짜 차를 빼란다.

숫째 차 갖구 다른데루 가라는것이다.
한참 실갱이를 하다가 **워서 짐싸들고 나와버렸다.


콧구멍만한 주차장에 똥차가 한대 떡 버티어 자릴 차지하고 있으니 낮거리 손님을

제대로 받을수 없어 지 딴엔 핏대가 섰던것 같다. 뻔하지 뭐......한바탕 하려다가

고놈의 속셈도 모른바 아니고 지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하여 내가 피해 버린것이다.


그래 그길로 헤메다가 몇군데서 딱지 맡고 성깔대로 내친김에 김포까지 들어가

이왕이면 하고 옛부대근처에 모텔에 여장을 풀고 나머지 교육기간을 채웠던 기억이 난다.

그때 이후로, 마치 잃었던 뭔가를 발견한듯한 살겨움에 가끔 들려보곤 한다


2001.  3.  12 적음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