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번 도로
춘천 출장을 갑니다.
강변도로를 따라 카페촌이 있는 미사리를 지나 팔당대교를 건넙니다.
간혹은 마실삼아 바람쐬러 둘러 간길이었는데 오늘은 출장길에 지납니다.
팔당대교를 건너자 우측으로 양평 가는길에 얼마간 가면 양수리로 내려가는
작은 샛길이 나오지요.
좁은 도로가엔 라이브카페들도 있지만 한적한 맘으로 쉬어가는 깔끔한 카페들도
있지요...너른 합수머리의 두물머리가 있는....
강촌역을 지납니다. 며칠전 큰비에 흙탕물이 범람하여 어수선 하네요.
하지만, 구 도로, 새로난 도로....너른 북한강을끼고 건너편 기찻길은 파아란
가을하늘에 어우러져 한폭의 정경입니다.
춘천 가는길은 하늘길, 뫼길, 물길이 상큼하고 정스러운 길이지요.
춘천에서 일을 잠시 보고 화천으로 넘어갑니다.
일반 국도가 있지만 사잇길로 거스릅니다.
바로 오늘의 제목인 407번 지방도로이지요. 일러치면 오래된 구길쯤 되는것 같은데
산골짝 따라 여간 가파르고 꼬불꼬불 오르락 내리락 하여 2단 놓고, 3단 넣고...
엔진기어에 웅웅 거리며 한적한 산길을 외로이 갑니다.
뒷좌석에 놓아둔 샘플 부속들이 죄다 나뒹구르건 말건 요리 조리 휘감아 도는길을
부지런히 기어를 바꾸면서 모처럼만에 손맛을 봅니다.
일러치면 수동기어 손맛이지요...헛허허허
예전 으슥한 밤에 감포에서 경주로 넘어가는 자욱한 안개속에 마냥 산길을 헤메듯 한
외동 고개의 그 손에 땀나던 그 손맛을 모처럼만에 다시 봅니다.
사실...큰 고개인 대관령, 한계령, 운두령, 미시령등의 내노라 하는 령은
오르막차도에 길이 잘 닦여지고 넗혀져서 해발만 높지 사실 손맛은 덜나거든요.
파란 풍광.... 차창에 빗껴가는 갈바람에 흩날리는 마음은 도심속에 흐뜨러진
마음을 한껏 씻어냅니다.
비탈, 도로가 좁은 갓길에 차를 세우고선 큰 활개에 바람을 쐬이면서
저만치 손톱만한 집들이 뜨문뜨문한 목가적인 산야를 굽어보며 천천히...
그리고 깊숙이 한개피 사루어냅니다.
그것은 바로 "길마음"이지요.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란 노랫말에서
이제와 새삼....이 나이에...
웬지 한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잃어버린것에 대하여.....
길따라 가는 그길에 그 "마음"은
살아내면서 내맘같지 않아 아쉬운것, 허허로운것들일랑 다독이며 삭히우곤,
내길이 비록 곧지 않아 꾸불텅 하다더라도
어쩜,살아내온 나만의 체취이며 그리움이자 잃어버린것에 대한 어떤 채움같은거라지요.
그리고, 정녕 내가 나를 사랑함이고요.
로사님 칼럼에서 퍼옴
화천에서 춘천으로 되돌아나와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원주에서 빠져 나와
충주가는 양안치고개를 넘습니다.
오랫만에 지나는 길인지라 옛마음이 새록하네요.
큰양안치고개 넘어 작은양안치고개 내리막에 오래전 수안보에서 직장생활할적에 간간이
들러 차 한잔의 여정을 삭히던 작은 숍이 있습지요...타운하우스라고.
불쑥 반가운 충동에 들렸습니다.
누군가 하여 머쓱하게 첨엔 잘 못알아보시더니 "아하~ 까망가방~"
오년쯤만에 들렸노라며, 예전 커피 한잔에 흘려쓴 낙서쪽지들이 아직 이층바에 있노라며.
묻지도 않는 말을 큰소리로 내뱉으며 어찌나 두손을 맞잡고 흔들며 반가워 하시는지....
보드란 손잡음이 아닐지라도 세월에 거칠고 마른 손아귀이지만 서로의 반가움과 그리움이
저릿하게 저며져 번집니다.
살아내는 맛은 바로 이런건가 봅니다.
잃어버린것에 대하여....다시 못올것에 대하여....
그것들을 다시금 줏어 담아내는 길따라 가는 그것은 바로 "길마음"이라지요.
가는길따라 가는 그길에 작은 "길마음".....내안에 사랑입니다.
헛허허허...그렇다는겝니다.
오늘도 좋은 맘....
2004. 9. 18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그길로 충주 지나쳐 청주에 당도 하였습니다.
자정이 다된 즈음에....집사람이 누워있는 중환자실의 창문을 물끄러미 우러봅니다.
15일동안 충주 모병원에 입원 하였다가 상태가 좋지않아 청주성모병원에 입원하여
엊그제 뇌수술을 하였답니다.
작은 창문으로 어떤 회한이 스쳐나고.....
그간 사정상 자주 못들렸네요.
정동진의 새벽열차(퍼옴)
최헌-가을비우산속에 노래가 중지되어
-
sirius2004.09.20 11:24 신고
니임~~..
답글
안그래도 왜 보이시질 않는지
찾아 뵈면서 걱정이 되었더랬습니다.
그동안 이런 큰 일이 있는 줄은 까마득히 모른 채..
대신 아파줄 수 없는
어찌 해 줄 수 없는 안타까움앞에서
마음이 많이 힘드실거란 생각.. 미루어..
열흘씩.. 보름씩 입원해 본 경험이 있는 전
곁에 있는 사람들의 힘듬을 알지요.
물론 아픈 당사자야 말할것도 없구요..
힘내시란 말씀밖에는
시리우스 해 드릴게 없음이 또 마음 아픕니다.
곁에 계신것도 아니고 떨어져 계시니
그것도 쉬운일은 아닐텐데..
그나마 일반실로 옮기셨다니 감사한 일이지요..
힘내세요
화이팅.. 내려놓고 갑니다.. ^^*..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09.20 21:15
가을비가 촉촉하게 나립니다.
답글
참 곱게도 나린다 하여 오후엔 우산을 받쳐들고
우체국엘 다녀왔습니다.
가을비라는게 이런거구나 하는 가벼운 마음입니다.
촉촉하게, 적당하게 젖어진 골목길을 천천히 내려설제
잔바람이 있는듯 없는듯 스쳐납니다.
가을비 우산속에 이슬이 맺히고....내심 긴장했던 지난 며칠이
사르르르 적셔지네요.
거기엔 ...우리라 하여 함께 한식구마냥 걱정과 염려와 기도를 해주신
이곳 친구들이 더없이 환희 보입니다.
감사하고말고요.....나눔은 끈을 이어주는 情이라지요.
다녀가신
은모래님, 아네스님, 커피사랑님,시리어스님....
그리고 팔머님,저녁노을님, 미아님 오로라님....반갑습니다.
촉촉한 가을비속에 커피 한잔을 드립니다.
여러 다녀가신 님께도 더불어 감사 드리고요. -
장미애2004.10.08 00:49 신고
안녕하세요? 우연히 아이아빠 메일에서 칼럼을보다가
까망가방이 너무도 반가워서 ~~
오랫만이지요? 그간 너무도 많은일이있었네요
않좋은쪽이었지만 저보다 더 맘이 아프셨겠어요
지금은 쾌차하셨는지~~ 너무 무심함에 얼굴이 뜨거워지네요
항상 건겅하시고 좋은일만있길바랄께요 미소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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