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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해병일지 3 ......아니 옛적 추억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3. 13.

 

해병일지 3 ......아니 옛적 추억

 

청계천에서 일 마치니 8시더라.
어쨌든 시내에 들어서고, 그냥 내친김에
퇴계로-남대문시장-신촌-양화대교-공항-김포가도-마송-군하리까지,
어쩌다 예까지 왔남? 회귀의 본능일까?
왕년의....그런맘에 길따라 왔더라 하여라

자주는 못들리지만 어쩌다 들릴라 치면 예전 그맘에 괜한 헛웃음이.
살아내기 억척스럽고, 곤혹스럽고, 지쳐 숨찰때
각박함에 벗어나 잠시의 숨돌림이 여기 있더라 하여 오늘도 예까지 왔나보다

마송지나, 오리정 지나면서 먼발치 군하리의 불빛이 시야에 들어서면,
세뱃돈 받을 요량으로 큰집마당에 들어선 그런 설렘에 들떠 짜릿함이.
덩달아 콧노래가 흥얼거리어 그래도 한가락,

 

" ......막걸리 암소갈비 목로주점 주인마담
해병대에 사랑을 받고
하룻밤 풋사랑에 순아는 울었다오
나 없인 살수 없다고~
계급이 쫄병이라고 사랑마져 쫄병일쏘냐~..."

 

 

 

근무했던 부대 ( 생소하면서도 빈가운 옛부대^^  2015년도에 찍은 사진임)

 

 

 

김포시 통진읍 월곳면 군하리  (2015년도 찍은 사진임)

 

 

2015년  돌다방에서 ㅎㅎㅎ

 

 

 

어귀의 돌다방은 20년이 지났슴에도 그자리 고대로이다.
"돌(石)" 이래서 일까?
예닐곱개의 테이블은 낡고 천박스러웁지만
벽 한켠에 액자하나 - "차 향기 가득하여 수천객이 모였더라" 하여
커피 한잔에 키득이고 침을 튀기며 레지 아가씨와 히히닥 거리기도한
쫄병, 고참, 동기녀석들 할것없이 바로 거기있고나 하니,
아스라함에 지긋이 눈을 감는다.

 

 

 

 

 

아하...한생각,
정월 그믐께 집합되어 팬티바람에 빠따를 열대씩 맞고서 아픈건 고사하고
윗니와 아랫턱이 덜덜한다고 덤으로 몇대 더 맞은걸 우쭐해 하기까지한,

다방 건너편, 완행버스 정류장옆에 구두방 아자씨....
크다란 쌔무오카를 맵시있게 줄이어선 톱날 창에 징도 박아주고
누런 금빛의 고리도 박아주었드랬는데....지금은 흔적도 없고나
하마 칠순이 다 되셨으리라.....

염하강의 꾸부정한 탁한 물살, 애기봉, 751 OP, 검문소 헌병....문수봉,

오라는이 있을리 없고, 반길이 있을턱이 없지만 그래도
내살 어디엔가 박혀있을 "악"이 새삼스럽다 하외다.

크리스탈 모텔 주인 아줌마가 커피 한잔 건넴이 그리운 情을 더한다.

(오래된것들 그래도 한켠에 정리해두고픈 맘에 적어봅니다)


2001.   3.  13 적음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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