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물길 뫼길따라...조병화님의 詩(고독과 그리움)
고독과 그리움
- 조 병 화 -
쓸쓸합니다.
쓸쓸하다 한들 당신은 너무나 먼 하늘 아래 있습니다.
인생이 기쁨보다는 쓸쓸한 것이 더 많고,
즐거움보다는 외로운 것이 더 많고,
쉬운 일보다는 어려운 일이 더 많고,
마음대로 되는 일 보다는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고,
행복한 일보다는 적적한 일이 더 많은 것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외롭고 쓸쓸할 땐 한정없이 당신이 그리워집니다.
이러한 것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정이라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당신이 그립습니다.
참아야 하겠지요.
견디어야 하겠지요.
참고 견디는 것이 인생의 길이겠지요.
이렇게 칠십이 넘도록 내가 아직 해탈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고독'입니다.
살기 때문에 느끼는 그 순수한 고독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제일로 무서운 병은 고독입니다.
그 고독 때문에 생겨나는 '그리움'입니다.
'고독과 그리움',
그 강한 열병으로 지금 나는 이렇게 당신을 앓고 있습니다.
이렇게 당신을 앓고 있는 '고독과 그리움'이
얼마나 많은 작품으로 치료되어 왔는지 당신은 알고 계실 겁니다.
지금 그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그리움',
그 쓸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참으로 많은 '고독과 그리운 사연'을 당신에게 보냈습니다.
세월 모르고. 멀리 떨어져 있는 당신에 대한 내 이 열병 치료는
오로지 '고독과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이 나의 말들이옵니다.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더욱 심하게 생겨나는 이 쓸쓸함,
이 고통이 나의 이 가난한 말로써 먼 당신에게 전해졌으면 합니다.
만분지 일이라도.
어지럽게 했습니다.
난필(亂筆)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많이 늙었습니다.
미안합니다.
가는길 하염없고...오는길 여전 하더라 하니
길이 있어 그길따라 퍽이나 쏘 다녔나 싶은게
누구는 낭만적이고 멋이라 할지는 모르나
길떠나는 씨달픔은 차마 숨기우지 못하네요.
뜨거운 태양볕에 숨기울 그늘하나 없이 한없는 그길따라 갈라치면
한편으론 애닯다 할적이 송글한 땀 방울에 묻어 난달까요?
사람 살아냄이 참 가지 가지이고 제 각기이니까요.
다만
어차피 가야만 하는 그 길이라면....기왕에 갈바엔
좋은 맘을 가자더라 하여 한세월 길 위에 굴러 갑니다.
어제도 그랬습니다.
오늘도 그럼니다.
내일도 그럴것 같네요.
혹간엔 누가 그럽디다
"말띠라서 그런가 보다"고...헛허허허허
언젠가 이렇게 말한적이 있지요.
출장길을....돈벌러 가는길일지언정....저는 '작은 여행"이라고
이쁘게 포장을 하였다는것을....
훗날 언젠가엔 곡이 돈따라, 돈사러 가는 그길이 아니고
내맘에 닿는 좋은맘으로 그냥 훠이훠이 내저어 간다면 참 좋을게야
하는 생각도 막연한 바램입니다.
오십오세가 되는때엔 집사랍과 이런 우스운 약속을 한적이 있지요.
봉고차를 적당히 개조해서 둘만이 어울렁 더울렁 한세월 다녀 보자고.
어쩜 그것은 집시같은 생활일수도 있지요.
가스렌지나 에어컨 냉장고는 없드래두 소꼽장난같은 올망졸망한 그릇 몇개 챙겨선
길따라 가다가 초록 그늘아래 돗자리 하나 펴고선 낮잠 한숨 하면서
감자 옥수수도 찌고 삶고, 라면일지언정 계란 하나 풀어 후르르르 한다면
마음은 부자心일겝니다.
길따라 가는 맘은......정말 목월님의 구름에 달가듯한 나그네랍니다.
그리고 그랬어요.
가다 머무러 길섶 아담한 숍이나 까페에서 커피 한잔의 쉼....
망연한 심사에 이만한것만도 그 아니 좋은쏜가 하여 잠시의 짬에 고마와 하면서
내맘 한켠에 채곡이 담아진 그리움을 펼쳐내어선 혼자 좋아라 하지요.
거기엔 좋은 친구들이 언제나 환히 웃어 주지요.
덩달아 씨익 웃어내곤 한개피 피워물적엔 바로 작은 행복이라 하지요.
제게 있어서 친구란 그냥 친구랍니다.
그네가 나이가 많건 적건, 남자이건 여자이건....
컴을 하게 되면서 알게된 한번도 본적이 없는 그런 친구들도 여럿이 됩니다.
오년후엔 정말 오십 오세가 됩니다.
다큰 애들이 그때엔 무선 인터넷을 할수있는 노트북을 사주겠다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때엔 나만의 작은 여행을 가질수 있을런지는 감히 장담을 못하지요.
헛허허허허...그렇다는겝니다.
오늘은 청주 가양동 어디쯤입니다.
동료 한사람이 곡이 밤 넘기기전에 로또를 사야 한다기에 로또방을 찾아
한참을 헤매다 겨우 사가지고선 돌아와 숙소인 모텔 앞에 내려주고선
휘황한 네온이 번쩍 거리는 번화가를 걷다가 혼자라서 머쓱하여
내 가고픈 피시방엘 들렀습니다.
그리고 주절주절 .... 귀신 씨나락 까먹듯 중얼 거립니다
카페오레 커피가 참 부드러운 시원한 냉방에서 혼자서도 잘 놉니다 그려.
헛허허허 2003. 6. 9
오늘도 좋은 맘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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