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일상. 나들이

낯선곳의 밤은 언제나 싱숭하지요(대구출장길에)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3. 5. 17.

낯선곳의 밤은 언제나 싱숭하지요.

하얗게 부신 컴퓨터화면을 마주하고선 봉지 커피지만
늦은밤에 커피 한잔은 괜한맘을 어루어주기에 혼자서 홀짝이면서
창너머로 건너편 고층아파트의 불빛들을 바라봅니다.

열심히 애써 사는 사람들이 저기에 살면서 이밤사 조용한 밤시간에
휴식을 취하고들 있겠지요.
저 또한 열심히 하루를 보내는 한사람이라고 자위해봅니다.
그딴 생각을 하는 제 모습이 참 맹랑하다하여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헛허허허

 


불연 이런생각을 해봅니다.
살아내면서.....제 하고픈것만 죄 하고 사는 사람이 젤루 행복 하겠지요.
제 하고픈대로 원없이 살아냄은 분명 어마어마한 축복이고 큰 복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제 하고픈 대로 100% 만만하게 사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요?
당연히 단 한명도 없을겝니다. 그쵸?
다만 가까이 가려는 부단한 노력일겝니다.

언젠가 老교수님이 강의시간에 뭔가에 섭섭하여선 이마에 핏대를 솟으시며
이리 얘기했던 생각이 눈에 선하네요.
"어찌 사람들이 제 하고픈 대로만 살수 있으랴....."
곧 그것을 뒤집어보면 사람은 제 하는대로만 살수 없다는 강한 언변이셨지요.
어쩜 그것은 하기 싫어도 부득이 헛웃음을 지으며 살아냄이
지혜의 한 단면 같다는 생각이 미치네요.
그렇더라구요.

잠깐.....
제 하고픈 대로 얼만큼 하고 사는것인가를
우리 한번 손가락으로 짚어볼까요?
사람들은 제각기이고 제 나름대로이니까
많이 가진 사람들도 있고, 적지만 그런대로 안위하고 사는 사람들도 있고
가진 것이 미약하여 불편하지만 어쩌랴 하여 살아내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제가 감히 어떻다 저떻다 할 그런 위치나 주장할만한 그런건 아닙니다.

다만
제 사는 테두리에서 좋은 것 몇가지만이라도 좋은 맘으로 가질수 있다면
그또한 좋은게 아니겠는가 합니다.

 


저는 제가 갖고 싶은 것을 몇가지 꼽아 봅니다.
두루 돌아다니며 차 한잔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
좋은 친구들을 그리며 가끔이나마 마주해보는 것......
가장으로서 애들이나 집사람에게 편안함을 주는 것......
적당하게 주위와 나눔을 가지며 살수 있는 것.....
그리고 내가 아프지 말아야 주위에 심려를 끼치지 않아야......
뭐, 그런것입니다.

에고.... 그렇게 다가지면서.....살고 싶은 욕심꾸러기라구요?
헛허허허허...맞습니다....
실은요.....근데요.....어느 한가지도 개운하게 가진게 없다네요.
그래두요, 오늘밤은 이렇듯 낯선곳의 모델 방에서 컴을 하고 있다는
그 자체로만으로도 참 좋네요.

커피 한잔의 이차저차한 생각들에 착잡함과 허허로움도 걸리적이지만
그래도 하얀 모니터의 화면에 그리운 얼굴들과 情스런 마음에 겨워
헤죽헤죽 웃어내며 먼발치로나마 우러름은 참 기분이 좋습니다.

헛허허허허....그렇다는겝니다.
정말 좋은 것은..... 제가 떠올릴수 있는 좋은것들이 제 곁에 있다는 것이라지요.
오늘도 좋은 맘입니다.

2003. 5. 16 금
대구 시내 어느 모델방에서 혼자 좋아라하네요
까망가방입니다
x-text/html; charset=iso-8859-1" src=http://eclipsis.netian.com/music/m041-2.asf loo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