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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출장

파도리에서.....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2. 2.

파도리에서

 

서해 외진 갯마을.....파도리,


스러지고,비어지고,부서진 양철 문짝이 덜컹대는 빈집들에

모래바람이 씻어나는 을씨년스럼......

숨가쁘게 헐떡이듯 굽이쳐오는 파도 물살은
갯가 바위자락에 하얀 보라를 비산하며 절규하는양.....

행여 날릴새라 옷깃을 잔뜩 여미고선
입속에 까실한 모래먼지를 짓씹으며 먼 바다를 한없이 응시 할새,
차라리...이대로 소금기둥이 되었더면......

1997. 1. 21

해미읍성지나..서산,그리고 태안
만리포 가는 샛길에 외론길 하나...파도리 가는길

 

 



한 시절은 주위와 어우러져, 그네들의 부족됨이나,어려워 할적에
내 앞가림도 마다하고 먼저 챙겨 주었던 그런때가.
실속은 없었다 하드래도 그래도 묻어나는 情은 풋풋하였는데.....

이젠, 내 앞가림에 눈치껏 챙겨내야 하는 어줍잖음이 못내 묵직하다.
하마,어느덧 나또한 기성세대의 범주에 이르렀나 싶은게.....

지킴을 위한 본능일까?
주위와의 경쟁에서 적어도
이겨내지는 못하더라도 고수는 해야겠다는 조바심.

차라리, 나도 모른새에 소금기둥이 되어버렸으면 하
는 생각이.....

한개피의 엽연을 느릿하게 깊숙이 빨아대면서
한기의 오싹함 보다도 더 곤혹스러운 것은 "허허로움" 이외다.


 

 

2001.   2   2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