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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출장

미시령 넘어나며.....홀로가는 먼길에,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3. 4.

 

1.갈적엔

           " 나에게 길고 긴 머리카락이 있다면
             저 산안개처럼 넉넉히 풀어 헤쳐
             당신을 감싸리라......"

 

 

 



뽀오얀 산안개 잔 알갱이가
촉촉히 뺨에 닿는듯 간지러운 미시령 안개무럭,

늦겨울 스산한 해질녁의 진한 안개길을 더듬으며,
커렁 커렁....힘에 부치는 낡아진 차가 애처러
마치, 장미빛 노을진 광야를 비실거리는 로시난테를 타고 건너갔다 하는
돈키호테가 흡사 내꼴같다 하는 맘 이러라.

미시령 꼭대기 휴게소 난간,
바지 가랭이가 모진 산바람에 방정스레 펄럭일새,
감자 옹심이 한주발 우걱대며 아스라한 속초시내를 내려보곤
류시화님의 "산안개" 라는 시 한자락을 보듬어 내고야.

 

 

 



2. 올적엔

속초길 따라 대포항 지나 양양 바닷가 달리다가,
그곳에 머무르고 싶다하여 언덕배기 카페에서 커피 한잔의 쉬어 머무름,
사튀로스.....
해질녁의 스산함이 늦겨울 바다에 묻어날때
연한 커피향이 시려진 휑한 맘을 어루어 주니,

어허라,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는 밤새 울었다 하나,
"차" 한잔의 머무름을 위해 먼길을 가르어 왔구나 하더이다.

 

손뼘만한 엽서에 詩 한자락 베껴놓고

            "길떠나는 그대여 / 홀로가는 먼길에
             고단하여 지친마음 / 쉴곳이 없다해도
             누군들 미워 말고 / 사랑으로 안아주게
             어차피 사는 일 / 빈몸되어 가는거니....."
             황청원님의 "길떠나는 그대여"

 

 

 

 

 

이제, 한뼘이라도 덜 어둡기 전에 가자더라 하여
웅웅 대며 진고개 넘어 간다

1998. 3
너와 내가 차 한잔 나눔이 좋은 날,
너는 하얀 종이 되고, 나는 까망연필 되어 오늘도 좋은 맘
미시령 일성콘도 사우나 공사차 다녀오며

 

 

2001.3.4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