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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출장

통도사 다비장에서....( 2 )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2. 3. 25.

통도사는 큰 도량으로서 신라 선덕여왕15년(서기646년)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었지만 임진왜란때 소실되어 조선시대에 중건 했다한다.
특이한것은 대웅전에 부처님을 모시지 않은인데 이것은 자장율사가
가져온 석가머니의 진신사리를 보존한것으로 적멸보궁이라 한다.
전국에는 이와같은 5대 적멸보궁이 있다한다.
적멸보궁건물엔 동쪽엔 적멸보궁 현판이, 서쪽엔 대웅전 현판이...
남쪽엔 금강계단 현판이 붙어있고 북쪽엔 석가모니의 사리탑이 위치한다.

입구에서 들어서면 일주문, 불이문, 사천대왕문이 일렬로 있는데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쳤지만 "불이문"의 뜻이 참 맘에 와 닿습디다.
이 문을 통과하는 사람은 피차간에 평등하다는 뜻이라 함이
소시민적인 민초에게는 제법 위안되는 으쓱함이랄까요?
그렇다는 겝니다.헛허허허허

 

 

 

 

 


통도사 언저리 반경엔 내원사, 가지산 석남사..원효산 원효암과
울주군 천정리 각주골(? 기억이 애매함)등이 가볼만하죠.
포항제철 근무할당시 쏘다니며 몇번 들러냈던 좋다함입니다.

여태껏, 통도사엘 들려봤다함은 갔다왔다 하는 징표로서,
영취산 오를적에 건성으로 지나치곤 하였던 게지요.
오늘은 어차피(버스 시간까지는) 묶여진 시간이라서
여유와 넉넉함이 담뿍하요 천천히 둘러냅니다.

경내 들어서기전 박물관 옆에 "전나무 아래 쉼터"라는
작은 찻집이 있는데 입구 나무팻말에 안내 싯귀가
어쩜 그리도 맘에 그윽한지, 식구님들께도 보여주고 싶어서 베꼈지요.

 

"여보게
일주문 들어서면
이미 속세가 아니라네
찌든 번뇌를
어찌 짊어지고 가려는가
여기
새벽이슬에 움트는 찻잎이
감로수에 우러나니
부디
세속에 얽힌 시름일랑
걸터두고 가시구려 "...............피양의 문턱에서 한송정 주인



오늘 여기 잘왔다함이 첫 발자욱에서 부터 뿌듯하더라구요.
다소 들뜬 마음으로 경내에 들어서서 여기 저기를 기웃대다가
적멸보궁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엔 꽤 많은 신도들이 들어가고,나오고 절로서 공경하고 있습디다.

저도 물끄러미...뭐하나 싶어 잠깐 구경을 하는데
불연 나도 공경하고픈 충동이 불쑥 솟구칩디다.
무턱대고 해괴하게 엉터리로 절을 할수는 없어서 절을 하는 분들을
유심히 쪼아 보았지요.
"하나,두울,셋,넷...하나,두울,셋,넷,,,,하나,두울,셋,넷....."
"으흠, 저리 하는구나...손바닥을 요렇게 뒤짚구?..."

 

 

 



 

저는 종교가 기독교입니다.
지금은 좀 소원한터지만 그래도 기독교 신앙이라 절에 대해서는
다소 거부적이었지요.
다만, 우리 고유의 전래요, 유적이라는 것으로만 소중히 여겼습니다.

근데 오늘은 ....왜 그렇게 보여지는지 몰라도 묘한 心이 발로합디다요.
거기 있고 싶다는, 나도 공경드리고 싶다는 땡김이지요.

적멸보궁엘 한발짝 들여놓는 순간....
그렇게도 이방인들같이 여겨지던 절하시는 분들이
누님이요,아자씨요,아우고 친구더라구요. 그런 기분이라는겝니다.

맨 뒤쪽 방석하나 차지하고 덩달아 냅다 절을 합니다.
"하나,두울,셋,넷...하나,두울,셋,넷...하나,두울,셋,넷,,,,"
첨엔 내가 지금 뭐하나 싶다가 조금 몇번하니 재밋구요,,,
더 몇번을 하니 의연한 맘에 숙연해집디다.
두손을 가슴에 모아 기도하듯한 폼으로 엎드려 절하고
끝에는 엎드린채로 손바닥이 위로가게 뒤집고,마냥 반복입니다.
왜 손바닥을 위로 뒤집는지도 모릅니다.

첨에는 하나님, 좀더 뒤에는 부처님...하고
나중엔 여하튼 공경하는 心으로 정숙히 절을 드렸지요.
우리식구들 건강히...저도 직장도 옳바르고,돈도 많이 벌고,
벌어서 나눔도 되게시리...또, 이 나라 위정자들도 좀 속좀 차리구,
올핸 부디 큰 변고 없이 우리나라 無亂하기를요.
또, 안빠뜨렸습니다.
카페,칼럼,쳇방 식구들도 자알 살으시라고요.
진짜랑께요? 헛허허허

한참을 그리 하는데 종아리가 땡기고 숨차드라구요 땀도 나구..
나보다 먼저 들어온 아주머니들은 아직도 쌩쌩히 빨리도 합니다.
나 세번정도 할때 한 다섯번은 하는것 같드라구요,,,,
먼저 나오면서 좀 무안스러울정도로.
아무려나 모두들 부디 소원 성취 하시길 바램하였답니다.

절을 하고 나오니 새삼...경내가 대단해 보이고 숨쉼이 보여지구, 거참...
평소 안허든 짓이지만(첨이지요) 참 평안코 홀가분하고 좋은맘이었어요.
우스운것은 나도 모르게 경내를 둘러보는 맘이 조신해 집디다.
헛허허허허

돌아나오다 뒷켠에 지하실같은데서 큰 홀에 사람들이
츄라이(스텐식판)를 들고서줄서있길래 나도 덩달아서 뒷줄에 섰습니다.
점심공양입디다.
두번째 점심공양이라서 그것은 알겠더라구요.

예전 영천 은해사에서 야영중 물난리가나서 두세명이 물에 떠내려가고
헬리콥터에 구조대원에 법썩을 했던적이 있는데 그때
은혜사 만세루에 젖은 비품들을 널어놓고 망연한 등산객들에게
은혜사 절에서 그 많은 사람들에게 점심을 내주었지요.
그때 점심공양을 첨 먹었습니다.

기억에 남는것은 그때 (은혜사는 비구니 스님 강원임,
가지산 석남사도 비구스님 절)
여리고 해맑은 동안의 비구 스님들이 분주히 애써주신게 생생합니다.

줄서서 한끼를 조신하게(?) 들고선 또 줄서서 식판을 씻어서 엎어놓고
나서니 마치 내가 뭐 같았습니다, 헛허허허허허

나오는길에 커플로 온 젊은이들이 따로 사진을 찍길래
부러 다가가 나란히 세우고선 내가 사진도 찍어 주었지요.
마누라 하고 여행다니면서도 마냥 따로따로 찍기만한 기억이 나서요^^.

 

 

 



경내를 막 벗어나서 내려오면 좌측으로 가파르게 샛길이 있는데
다비장 가는길입니다.
절 하느라 땡땡한 종아리가 땡겨서 천천히 올라냈지요.
거긴 일반인들은 안옵니다. 화장장이니까요.

단정한 주변에 동백꽃나무가 빙둘러 있고 크다란 누각아래에
적벽돌로된 화장장이 있어요.
내부는 관(시신)을 놓는 대차가 있고 화목으로 화장합니다.
일반 화장장엔 까스버너로 딥다 하는것에 비해선 그래도 여기는
가시는 마당에 아눅하고 등 따숩지요, 헛허허허허
굳게 닫아놓은걸 암도 없어서 살곰살곰 열어 내다본겁니다.

물론 큰스님 다비는 티비에서 보니까 여기 적벽돌로된 화장장이
아니구 별도 노천에서 거창하게 거행된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활활,...활활활....장작타는게 보입니까? 승천하는 소리이지요.

 

 

통도사 입구 다요

 

 

고즈녁합니다.
소풍 온셈치고 크다란 바위에 걸터 앉아 쉬면서 한개피 사루어,
까망가방을 책상삼아 깨알깨알 하루내를 적어냅니다.
하늘 파랗고,봄볕 따스하고, 봄바람 또한 살랑합니다.

뿌듯한 하루이고 오늘 좋은맘입니다
잘 왔다 합니다...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제 글은요 이야기이니까요, 대충 설렁 읽으셔요^^
미리 얘기를 해야제...손해 보셨다구요?? ㅎㅎㅎㅎㅎㅎㅎ

2002. 3.25. 까망가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