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개비 날리는 길따라....외포리에서
뿌연 잿빛 하늘에
빗방울이 잔알갱이로 뿌리나 싶더니
이내, 진눈개비가 흩날린다.
윈도우에 회오리치듯 넘실대는
허연 진눈개비에
지잔뜩 움추려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중부고속도로를 타고....88올림픽대로를 지나쳐...
눈살따라 내쳐가니 48번 도로다.
촉촉한 맘따라 가는데까지 가자더라....하니
김포지나, 마송지나....길따라 간다.
뿌연 산안개에 봉우리만 살폿한
문수산 기슭지날제 스산함이 칙칙하다.
문득 옛마음이 動하여 어둑한 용강리 샛길 거스리니
으시한 복면의 海兵이 총대로 가로막는다.
민통선이란다.....낮에도 못 들어 간단다.
왕년에 내 놀던 거긴데.....,
피식한 웃음따라 되돌아선 들길따라 그래도 간다.
까맣게 어둠짙은 48번 도로따라 끝이 막다르니 외포리더라.
휘황한 횟집네온을 등지어 바닷바람을 들쉰다.
홀로가는 씨달픔이 허 하여 마른기침을 토하고선
습한 바닷녘에 오돌하여 빈주먹만 꼼작이어라.
"올 한해도 그져, 무난(無難) 하고지고...."
흠칫, 돌아본 갈길이 생각보담 멀다는,
진눈개비 녹아진 재너머 꼬부랑길을 부릉부릉....부르르르,
그래도, 내 머문 자리 거기 있다하여
가다 머무러 커피 한잔의 쉬어남....
까페"산속에서.."
둔탁한 마루굽에 촉수낮은 으스름함이
진눈개비에 산발한 심사를 추스린다.
촛불 벗하여,뜨건 커피 한모금...
눈발 나들이를 끌적이어 여백을 메꾸다
불쑥, 한마디 마루바닥에 뒹구나니,
"예나 제나...이건...멋이나 낭만이 아니다...배회이지...."
언젠가에 어느칼럼에서 읽은 한토막이 홀연히 스쳐난다.
" 누군가로부터 위로 받고자 적는 글이 아닌 나 스스로
너무 힘들었던 마음을 일기 마냥 그리 적음으로서
멍들고 상처 입었던 마음을 스스로 다독인다고나 할까..
허나 이또한 누군가가 읽는 글이기에 올려 놓고도 마
음 무거워질때 분명 있음이다.
어제 올렸었던 글이 그랬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다순맘이 좋을시고....헛허허허.
2002. 1. 20 충주 집에 다녀오면서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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