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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출장

비맞이굿...길따라가는것인것을....안면도에서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2. 4. 17.

비맞이굿...길따라가는것인것을....안면도에서

 

 

하얀 하늘이 불연 멀건 맘을 부추깁니다. 충동이지요.
그젠 저녁나절에 강화 해안도로를 꼬깃꼬깃 돌아내었기에
오늘은 짐짓,크다란 길따라 갑니다.
그냥이지요...가는길에 팻말이 알아서 갈쳐주니까요.

외곽순환도로...서해안 고속도로....로 팻말이 보입니다.
문득, 엊그제 강화 뚝방에서 보여지던 서해대교의 환상적인 야경이 넘 예뻤었드랬는데...하며
화성지나 서해대교를 건넙니다.
다리 바람이 꽤나 드세어 쪼고만 차가 휘청, 뒤뚱합니다.

 

서산을 가로질러 잠시 멈칫...왼손바닥에 침을 뱉어 손가락으로 탁 치니...안면도쪽으로 튀기네요^^
첨 가봅니다. 태안으로해서 만리포, 연포, 파도리는 둘려보았는데, 안면도 쪽은 첨인것 같습니다.
마침 꽃지해수욕장에 국제 꽃 박람회가 열린다는 팻말이 눈에 띄어 딴엔 어쩐가 하여 가봅니다만...
관람시간이 지나진 뒤라서 언저리만 어슬렁하며 건너편 꽃지 해수욕장을 거닐읍니다.

 

빨갛고 좁다란 꽃지다리(미니 현수교)가 참 앙징스럽고 예뻐서 두번을 오가기도...
혼자라서 좀 멋젓읍니다만은 다리에서 본 맞은편 바다가운데 손에 닿을듯 우뚝선 두개의 바위섬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동네사람에게 물어 봤더니 할미바위와 할배바위라 합니다.
순간, 짐작으로...뭔가의 애틋한 사연이 보여집니다.
어쩜...분명히 할배가 속 썪였을게야 하하하하하하...안봐도 훠언~~

 

 

 



어둑함에...빗방울이 후득후득 들치더니 이내 빗방울이 거세져 청승맞다 하는터지만
"오는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소월님의 싯귀 한줄을 입속으로 뇌아리며 한개피 사루어냅니다.
봄가뭄이 해갈되었슴하는 맘이지요.



태안반도가 얼굴의 코라 한다면 안면도는 누렁 코가 덜렁한듯한 좁다란 섬입디다.
안면읍지나 고담지나....좁다란 구비길을 버걱거리는 윈도우에 장단맞춰
이미자의 "아씨"노래를 따라부르며 길따라 마냥 가봅니다.
김난영의 카페음악엔 사랑을 위하여...존재의 이유등....길따라 갈만 합니다^^

77번도로....한바터면 바다에 퐁당할뻔한 길끝이 동목항이라합니다.
버스 종점에 "차부슈퍼"란 간판이 어찌나 옛적 마음을 動하게 하는지...한참 머물다
곁에 포장에서 해물칼국수 한그릇 너끈히 해치웁니다.
번뜩이는 섬광이 까만 바다를 더욱 섬뜩하게 비칩입니다....돌아 나왔어요.

빗살이 세차게 내리는 까만길따라 오다가 괜히 뭔가를 태죽내고파서 안면읍 PC
방엘 들어갔지요.
두시간 남짓 대충 글거리를 적구, 쳇방에 들러 다녀가노라는 알리바이를 만듭니다.
헛허허허허....

오는길에 그래도...내 옛자욱이 저미어진 해미읍성엘 들렸지요.
비에 촉촉한 돌담 성벽을 돌아보고 커피 한잔 할 요량으로 작은 카페 푸른노트엘 들렸지만
1시가 다된 시간이라 불은 꺼졌고 내 앉았던 창가의 통유리만 쳐다보고 말았습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빗길을 헤쳐 서울로.
서해대교 중간의 행담도 휴게소에서 커피 한모금....빗살이 차가와 커피향이 더 구수하더군요.

그랬습니다. 숙소엘 도착하니 세시쯤입니다.

 

 

 

 

 


좋은 비맞이 굿이었습니다.
촉촉함과 쌉쌀함이 좋은.....봄 바람따라 한바퀴 배회였습니다.
이런맘도 듭디다....이젠....배회함도 멎었으면.....하는 허허로움이.
하여도, 길따라 가는 그길엔
나만의 空間과 時間이 거기 있구요....미운맘이 파랗게 초록마음 되구요
때론 속없는 철부지 같다함도 밉지 않구요 좋은 맘이 언제나 이랍니다.

 


헛허허허허허...그렇다는겝니다.
2002.  4. 17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