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넋두리.....
지친 마음을,
피곤한 마음을 어루어 볼까나 하여 퇴근 길에 "커피"한잔의 여유를 애써 가져 보고져.
아니면, 하루내 억눌려진 착잡한 심사를 푸념으로 솎아내려는양 차 한잔을 빙자하는지.....
뭐라허든
어둑한 노루목 길따라 나만의 "작은여행"을......
"나무뒤에 숨은것과 안개속에 숨는것은 다르다.
나무뒤에선 인기척과 함께 곧 들키고 말지만
안개속에서는 가까이 있으나 그 가까움은 안개에 가려지고
멀리 있어도 그 거리는 안개에 채워진다."
어디선가 퍼온 글 한쪼가리를 상념에 젖어 되뇌여 보노라니,
산다는게 그런가 보다 하는 맘.
때론, 우린 가까이 있슴을 견디지 못하고 때로는 멀어져감을 두려워 하기도....
골목굽어진곳.....이층 찻집하나
둔탁한 마루에 굽소리가 뚜걱뚜걱,
낡아진 나무계단을 오르며 삐걱거림이 좋다는 느낌.
정말, 소시쩍.... 번들거리는 마루 바닥을 볼기운 양말로 쿵쾅거리며
장난질한 한없이 마냥 철없던 그때가 설핏 하여지기에....
창가에 단촐한 소파에 기대여봄은 비로서 내자리라 하여 긴 숨이 토해지누나.
언제부턴가 아무런 기약이나 정해진것도 아닌 낙서 같은 글거리를 끌적거림은
그 자체가 "나"이고 "숨소리"이더라 고.
먼발치에 달 떠오름,
외눈박이마냥 멀뚱한 달을 우러르며
뉘라서 오마지 않는 님일랑 막연하게 행여 해봄은
어떤 허전함을 메꾸어 보았슴 하는 맘일게다.
허구헌날.....
퇴근길,아님 출장길에 저녁나절이면
휑하여지는 심사가 밉다, 싫다.....
날이가고, 달이지나고, 해가 바뀌어 나며
모아지는건 씨달픈맘이 덕지덕지한 낙서쪼가리들뿐,
그래도 거기엔 나의 숨소리가 있기에 밉지만은
차마 버리지 못하고야
1994. 9 어느날 퇴근길에 커피한잔의 넋두리
수안보에서 충주시내로 나오는 길은 달래강따라 고불고불......사시절이 좋은 길이다.
봄이면 진달래 개나리가 흐드러지고,
여름이면 하늘한 수양버들과 프라타나스의 그늘이 좋고,
가을볕 나긋함에 겨워 낮잠 한숨이 푸근한.....
하얀 겨울엔 그냥 하얀 맘따라....
지금은 4차선 우회도로가 났지만 예전 꼬불길이 훨씬 정감이 좋았다는...
2001. 2. 6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느끼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쉬었다 갑시다 ^^ (유머 한마디) (0) | 2001.02.07 |
---|---|
민들레 홀씨처럼..... (0) | 2001.02.06 |
낙서란...... (0) | 2001.02.06 |
비 오는 날의 청승...... (0) | 2001.02.06 |
남자의 향기 (0) | 2001.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