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 지 꽃 **
전 길 자 시인
야트막한 산자락
아니 작은 꽃밭의 잔디 사이에서도
햇살 좋은 아침을 여는 꽃
갓난아기 손톱보다 작은
노란 꽃잎이
세상을 환하게 비춘다,
예쁘다는 말보다
한 송이 따다
지친 하루 갈피에 꽂아 주면
저절로 날아가는 일상
많이 가질수록 많이 부족한 삶인 것을
양지꽃을 보면 안다....
::+::+::+::+::+::+::+::+::+::+::
풍경 온실에서
산자락을 끼고 산책로로 들어서는 초입에
양지꽃이 무리지어 햇빛바라기를 하는 모습은
온 가족이 도란도란 둥근 밥상에 둘러 앉아있는
모습을 연상하게도 하고
한 송이 한 송이가 각자의 표정을 하고
일광욕을 즐기는것 처럼
그렇게 곱게 피어 있다.
흔한 꽃임에도
무리지어 피어 있는것은 정겹다.
위글은 전길자시인님께서
들꽃풍경에 오소소 무리지어 핀 모습이 단란스럽다하여
詩와 같이 적어둔 글입니다
온가족이 도란도란 둥근 밥상에 둘러앉아있는 모습이
연상되어지기에 더욱 살가웁고 찬찬히 살피게 된 양지꽃입니다.
아니, 어쩜 그리 단란스러운 오붓한 가족이기를 바램하는 마음이기에
유난스레 더 샛노랗게 보여지나 봅니다.
지난 토요일 자정을 넘어 송계계곡 야영장에 도착하여
막바지 피서철의 혼잡함을 비짐고 간신히 텐트를 쳤습니다.
작년 여름엔 집사람이 청주 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입원중이어서
여름휴가를 갖지 못했습니다만 올해는 쉬운곳으로
어덴들 바람좀 쐬어 오자 하여 나선곳이 충주 월악산 송계계곡입니다.
20년 가까이 살아온 동네가 수안보와 충주이므로 송계계곡은
눈감아도 훤한, 휴가지로서는 만만한 곳이지요.
두밤(이틀밤)을 지새우면서
촛불 두개(컵초)를 마주한체 졸다마다
이차저차한 회한과 상념에 사루는 밤이었네요.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밥~ 박박 긁어서~~
헹감을치고 천자문 읽듯이 좌우로 꺼덕거리며 곰곰한 생각들,
그간에 한번쯤은 마음을 긁고간 단어나 말들이 주마등처럼 하나씩
점고하듯 스쳐납니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평생
살아내기 쉽지만은 않지요
이세상에 부모마음 다같은 마음
적어도 손가락질만은 받지말고 살자
작은것에 감사하고 하찮은것이라도 귀히여기는 마음
길따라 가는맘 씨달픈 나그네 길
시도레솔 솔라솔도 도.라.파.라.솔
혹은 일탈속에 빙의를 바라고픈 충동도
뉘 뭐래도 제멋에 사는것인것을
낭만에 대하여
"우리"라 하여 함께 가는 우리는 친구
촛불하나 마주하곤 두런두런
따라서 가끔은 시장기 같은 외로움을
니가 나를 모르는데 내가 너를 알겠느냐
차라리 비에 흠씬 젖어버리고픈 충동질과 비맞이굿
내 가는길 다 알지 못하나
이마만큼이나마 살내온것이 다행하고 감사하고지고
갈브레이드의 불확실성 시대
뭐니 뭐니 해도 이제 아프지 말아야
언제나 좋은맘
헛허허허, 그렇다는겝니다
뙈약볕속에 그늘이 무척이나 그늘스럽고
철철 물굽이따라 흘러가는 계곡 물살에 두발 담그어
지나진 묵은맘을 씻어냅니다
션~합니다
그리고
참 소중한 말 한마디를 새삼스레 발견한듯이
몇번이고 주억거립니다
"그래,이제부터는..."
2005. 8. 13 - 16
송계계곡 닷돈재에서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
답글
까망가방하양필통님!~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처럼~
>조용하고두 은은하게 옆에서 노래를 불러 주듯이..
>그렇게 글을 읽어 갔습니다...
>송계계곡의 그 시원한~물에 묵은 때는 씻어 버리시고
>다시금 새롭게!~ 새로운 마음을 잡으셨다니..
>앞으로의 글들은 더욱~ 기대가 됩니다..
>휴가두 잘 다녀오시고..
>이제 조금 있으면 가을맞이를 하실듯 싶습니다..
>가을에 얽힌 이야기도 들려 주시는 거지요(^^)/
>쉴~ 이틀 후부터는 블집 마실이 어려워질듯 합니다..
>일 열심히 하고서 또 이쁜(^^*)모습으로 인사 올리겠습니다..
>그 동안에두 잘 지내셔야 합니당~ -
아침햇살2005.08.17 02:29 신고
까방님^^
답글
어느곳에서든지 무엇을 하시던지
늘 맑고 환한 모습입니다
오늘 정말 내 방식은 아니게 쩔쩔매며 지냈네요
파아란님께 많이 미안한 날이었습니다
진땀으로 흠뻑 적시던 날이었지요....
건강하게 웃는 까방님 가족 오손도손한 시간
눈에 선 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
노오란 양지꽃 말인가요/
답글
때론
산길 외딴곳에 피어있는 들꽃에게 감동을 받곤 하죠
한 세상 불평없는 초연함을 배운다지요
송계계곡에서의 네가족 모습 아주 정겨워 보입니다 ㅎ ㅎ
늘 행복한 나날 되시기 바래요 -
아주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답글
바람 좋고 물 좋은 곳에 텐트 치고 별을 헤아리며
촛불 두개에
미운정 고운정 같이 부대낀 마눌님과 도란 도란~
부부!!!!!
대학 1학년때 만난 남친이 남편이 되고 참으로 한 남자만을
바라본 삶입니다.
가끔은 억울해!!! 하며 앙탈도 부린답니다.
근데 루시도 나이가 들어 가나요.
오랜시간 함께한 남편이 요즈음 더욱더 애틋하고 귀하게 느껴 집니다.
어차피 인생의 여정을 끝가지 함께할 한몸이 아니던가요~
사랑하며 살아도 부족한 시간인걸요~~~^^*
철철 흐르는 계곡물에 묵은 맘 씻어내셨으니
가을이 아주 향기로울것 같습니다.
건강 하세요~
그리고 두분 행복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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