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성 작(내마음의 캔퍼스에서 퍼옴)
청계산( 10. 23 일)
청계산을 올랐습니다.
양재전철역에서 옛골가는 버스 종점에서 청계산을 오르지요.
처음, 가파른 이수봉을 지나 청계산 꼭대기(정상이라 하기엔 쫌...)에
좁다란 바위 돌 위에서 멀리, 희미하게 나이테처럼 아스라히 겹겹한 산등성들을
조곤 조곤 둘러보며 빈 뱃속을 갈바람으로 한숨 채우고선 땀을 씻어냅니다.
시야에 펼쳐지는 들녁과 아파트들이 마치 모형같아 보입니다.
참 오랫만에 산행길인지라 차림새도 어설프고 김밥한줄, 배낭도 없이 혼자서
맹숭맹숭 올랐드랬습니다.
오르기 두시간남짓, 내려오는길 한시간 남짓...
그간에 산행길을 거의 못한지라 몸은 생각보담 더 헉헉대기만 합니다.
10년은 족히 넘을만치 산을 다녀보지 못했네요.
3년전쯤에 치악산 사다리병창 언저리에 배회하는것이 고작이었지요.
산은 있는그대로를 보여줍니다.
산의 모습도 산을 오르는 사람의 모습도 고대로 정직하게요.
한때는, 산이 거기있고 등시린 언땅에서 숨소리를 들어내노라
배회하듯 헤집고 다닌적이 있었는데....
허옇게 서리얹은 텐트가 버썩거리던, 땅소리가 정적에 묻어나기도.
배낭하나 울메고 홀로가는 그길은 길고 긴 無言의 길이었나 싶습니다.
(삼순이오빠의 블로그에서 퍼옴)
이젠, 큰산은 차치하고 고만 고만한 산을 오르는 맛을
다시금 찾아나서고픈 맘이라지요.
청계산에서 시내로 나오는 길이 무척이나 막히더군요.
모처럼의 산행을 혼자 좋아라 하였네요
헛허허허
문수산(10. 30. 일)
옛마음이 그리워 찾아나선 산이 문수산입니다.
김포지나 누산리지나 통진(마송)거쳐 군하리를 지나면 강화대교 건너기
바로전에 우측으로 문수산성가는 팻말이 보이지요.
휴양림 입구에 매점에서 라면 하나 얼큰하게 훌훌 하고 올랐습니다.
담엔 배낭을 메고 간편한 군것질이라도 넣어가야할까봅니다.
오르는 길은 두갈래길인데 문수산성을 끼고 오르는 길로 택하였지요.
낮고 아담한 산이기에 한시간 남짓이면 꼭대기에 오릅니다.
해병 초소가 있는 문수산 꼭대기엔 헬기장이 있는 너른 터이기에
시야가 사방으로 너르게 보입니다.
북녁으론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 너른 하류가 유유히 흐르는 민통선지역이지만
지척에 북녁땅 쌍마고지(? 오래되서 기억이 아물함)가 손내밀면 닿을듯하지요.
너른 야산과 들녁의 북녁땅을 멀거니 내려보며 철책따라 야간 잠복 보초를 서던
30년전의 감회가 아스라 합니다.
(삼순이오빠의 불로그에서 퍼옴)
산정 왼쪽아래 강화도와 김포반도가 염하강에 갈라져 있구요, 성동리지요.
발밑 아래가 용강리, 우켠으로 조강리, 그옆에 752 OP 라는 애기봉이 있구요
뒤쪽은 하성, 군하리가 보이는 야산 자락과 작달막한 평원입니다.
바로 그 발아래 군하리에 제가 30년전에 군생활을 하였던 부대가 빤히 보이네요.
위병소, 본부중대, 통신막사, 수송부...그리고 황토 운동장엔 빨간 불개미같이
꼼질 꼼질 축구를 하는 빨간 츄리니의 해병들이 아득하게 보입니다.
마치 손바닥만한 네비게이션을 보는양 ...헛허허허
물컹하게 가슴에 일렁이는 아스라한 그리움들....
지나진 회상과 추억, 그때 그 동기들, 선임수병들...소대장,중대장...
저를 유난히 살펴주셨던 윤진 선임하사님은 하마 일흔 나이가 넘으셨을듯....
이젠 어디선가 저처럼 희미한 추억을 곱씹고 계실런지....
북녁 갈바람을 한껏 들이쉬고 내려섭니다.
내리막에 앳띤 여학생이 하드를 팔길래 참 기특타하여
꽁꽁언 단팥 하드를 엿깨물듯 혀로 녹혀내며 맛나게 먹었습니다.
요즘 아이들, 창피해하여(아니 솔직히 쪽팔린다 하여) 산에 하드통을 메고
올라와 장사를 한다는게 감히 상상을 못하였기에 너무 대견하고 신실하다하여
(실제로 키도크고 얼굴도 곱다랗고 참 단정한 스물서너살의)
속으로 "꼭 시집 잘가고 잘 살아~"라고 이뻐해줬습니다.
문수산 기슭에서 빨래를 널고선 낮잠을 늘어지게 쳐 자던 그때의
까까머리 선머스매가 이제 중년이 훌쩍되어 산길을 걸어 내려옵니다.
문수산을 내려와 성동리 마을에 (아이디) "하늘바람"과 "쟁이"(젊은 화가 부부)
집에 들러 감국차와 보이차를 노란 갈볕을 담아 여여(如如)하게 나누었습니다.
퀸 11월호에 "내가 지은 집한채"라는 테마로 소개 되기까지한 단정한 헌집, 한옥 은
"가을 깊은 향기 如如" 라고 이름짓자고 의기투합 하였네요.
(삼순이 오빠의 블로그에서 퍼옴)
가을향 좋은 오후나절....단풍이 화사한 문수산의 산행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가을산...여러분들과 함께 하고픈 맘입니다.
오르막 중간 중간에 평탄한 오솔길을 걷으며 산바람속에 사색도,
어슬렁, 어슬렁...혼자가는 걸음도 편안스럽습니다.
헛허허허...그렇다는겝니다.
시월의 마지막밤...감국차 한잔 하시지요,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
가을과 산은 그렇게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답글
가르쳐주고 삶의 진실을 느끼게 해주지요.
그래서 자꾸 산에 오르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지요.
가을산을 여유롭게 다녀오셨군요.
저도 자주 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가득인데...
이제는 하도 안올라봐서, 두려운 마음이 앞선답니다.
님께서 말씀하시듯 잔짜 얕은 산부터 즐거운 마음으로
슬슬 다녀야 할라나 봅니다.
건강을 위해서도 의사선생님께서 적극적으로
권면하시던데...
암튼 산은 그리도 우리에게 주는 것이
많은가봅니다.
아~!!!
가까운 산을 찾고 싶네요~~
차까지 마시며, 좋은 시간 건강한 글 대하며
즐겁게 다녀갑니다.
11월 첫날에 충만한 기쁨과 즐거움이 가득하시길
바라면서...
작은바구니 다녀갑니다. 감사합니다. -
g항상 필통아저시글 잘보고가요
답글
구수한맛이 있는글 하지만 그속엔 왼지 모르는 로만틱한 감정도 느껴지고 ...
자주 올개요 멋있는글 자주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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