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 들살이.캠핑

추석... 한가위.... 노고단에서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2. 9. 28.

추석...한가위....노고단에서

 

업무겸 인사겸하여 추석연휴에 이틀의 시간을 더 보태어
서울을 나서선 곧바로 포항 처가엘들러 하루 묵고 담날은
광양 동서네에 들러  밀려진 얘기를 나누곤 이내 올라왔다.
광양에서 위쪽으로 올라오는것은 역 주행이라 귀성차량이 뜸하여
한가한 9월볕을 맘껏 쏘이며 편한 맘이다.
곧바로 고속도로를 탈까 하다가 그냥 한적한 시골길의 했볕이 나긋하여
부러 국도로 거슬러 오른다.

광양과 하동 사이에 섬진강을 끼고서 매화마을도 있고
봄엔 노랗게 피는산수유마을도 있고 또 그 유명한 화개장터도 있다.
그리고 섬진강변을 따라 강줄기를 거슬러 오르는 강변국도는
언제라도 깔끔하고 가로수 그늘이 좋다.
이길따라 가노라면 마음이 動하여 지리산 오르막길로
내쳐 돌아감을 말릴수 없는 내마음 한켠에 자리한 좋은맘이고 길이다.
오늘맘 또한 그런 맘이다.

 

 

 

 

 

혼자서 가는길...
홀가분함이 좋고 차장에 어리는 섬진강의 너른 마음에
누런 가을 들녁은 정녕 가을 인가 하더라.
섬진강 곁길따라 악양지나 구례에 이르러 지리산(노고단) 넘어나는 길목에 이른다.
국립공원인 관계로 어색하지만 입장료를 내고선 산자락길을 휘감아 오른다.

설악산이 남성을 상징하는 뾰족 봉우리의 그런 산 이라면면
지리산은...민둥한 둥근언덕이 펑퍼짐하여 마치 어미의 품을 연상케 한다.
국립공원중에서도 제일 넓은 면적을 가진 국립공원 지정 1호로서의
자부심도 지닌 산이 지리산이며 노고단(老姑壇)은 제단은 없지만
신라시대부터 제를 지냈다하는 신령스런 봉우리이자
지리산을 대표하는 봉우리중의 하나이다.

노고단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뒷짐을 진체 어슬렁거리며
하릴없이 배회하는양 하여도 평일이고 추석전이라 사람이 뜨문한
너른 주차장에서 갈산의 나른함을 한발짝 한발짝 담아낸다.

간간이 오르는 등산객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문득 나의 형색이 우습지만
저만치서 느긋이 바라뵈는 노고단정상을 우러르곤 어떤 충동에 넥타이를 풀고서
그냥 구두차림에 등산객 뒤를 따라 어슬렁 뒤따른다.

 

 

 



오르막에설치된 작은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저만치는
하얀 雲海가 장엄하다못해 신비스러워 한참을 망연히 내려본다.
노고단 운해는 여간해선 보기 힘든 장관이기에 하얀마음따라 순수한
영험함을 눈동자에 한없이 담아 챙긴다.
내친김에 정상까지 오른다.

너른 길지나 가파른 등산로를 거슬러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
땀을 훔치며 한개피 사룸은 가을산의 상쾌함을 더하여 그냥 좋다.
거기서 조금더 오르면 노고단 정상 통제소가 있고 거기서 시간대로 모여서
국립공원관리소 직원의 안내로 정상출입을 한다.

"아고산"(峨高山? : 그렇게 부르며 설명)지대는
한번 훼손대면 자체적으로 복원이 안되는(草木이 활착을 못함)
특이한 고산지대라 하여 노고단이 그 대표적이기에 10여년전부터
입산통제를 하면서 복원중이라 하였다.

 

 

 

 



노고단 정상의 돌탑을 둘러보고 전망대에 기대어
가만히 눈을 감아내어 잠시 사색에 잠기니  어떤 회한에 숙연하기조차하다.
"그저...무난 하여지기를...우리라 하는 모두와 좋은 맘이 오래하고
적은것일지라도 나눔과 베품의 여유가 되어졌으면..."
거창하지는 않지만 소담한 구상을...일러 가라사대(^^)
"노고단 구상"이라고 명하고 배시시 웃어낸다.

노고단 정상에서의 파란 갈하늘은 정말 공활하여
아득히 무등산이 거뭇하고 가까운 반야봉 그리고 저만치에 천황봉이,
내려본 구례벌과 섬진강 굽이굽이가 아른하고 저너머에 남원고을 있겠다 싶은
한아름 안아내는 그런 넉넉한 맘이다.

따스한 산(햇)볕과 산바람이 간지르듯 소곤댐이 그냥 좋다하여
노고단의 갈 풍광에 차라리 벌렁 드러누워 한숨 단잠을 하고픈 충동을
뒤로한체 하산하였다.
물매화, 구절초,쑥부쟁이...
그리고 이름모를 들꽃들이 오래 아른거린다.
3 시간여의 오랫만에 좋은맘이다.

2002.9.28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