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가에 누워 있는
채색된 생각들
서걱이는 생애만큼이나
목이탄다."
"가을길 걸으며" 라는 詩의 앞부분에서.
여름날, 춘천에서 양구넘어가는 산길은 많이 꼬불하고
무작위적인 땡볕입니다.
발갛게 그을려가는 팔뚝과 얼굴은 차츰 갈증을 더합니다
" 언제나 앞을보고
걸으라고 하셨지요
길위에서 길을 찾으라고 하셨어요.
어디엔들 없겠느냐......"
전길자님 시집 표지 緖言에서
양구길은 그래도 물길따라 가는 산자락길이라서
초록 물빛을 한가득 쐬어 가지요.
"작은 여행"...양구길은 서너번을 그길로 오락가락 하였지요.
먼길 내쳐온 큰맘으로 ( 출장 업무를 마무리 한뒤 )
잠시 그늘을 찾아 나선곳은 "박수근 미술관"입니다.
지난번 출장길도 용케 쉬는 월요일이라서 헛걸음 하였는데
그날도 더위에 발갛게 익어진 몸뚱이를 그늘에 쉬어 뉘일까 하여
미술관을 찾았는데, 당도하니 또 월요일 휴관이네요.
정말, 먼길 내쳐 왔는데
높다란 돌벽성채에 말없는 아쉬운 맘이 .....
닫혀진 유리문 너머를 기웃대는것을 C.C TV 는 수상쩍다 싶게
렌즈를 들이댑니다.
잔디에 펑퍼짐하게 앉아 문 열때까지 데모를 해봅니다.
택도 없고, 얼씬 거림도 없습니다.
저만치에서 ... 기웃대는 저의 모습을 지긋하게 바라 보는 누구가
" 일루 오게나....자네가 와야지...내가 가랴?"
" 이 땡볕에......그렇잖아도 쉬는날이라서 맹숭했는데
자네는 내 그늘에 잠시 숨어 땀좀 씻게나"
손뼘만한 그늘이 어디냐 싶어 바싹 다가서니 펄펄 달궈진 손등이 델듯하여
"날도 덥은데 등물좀 해드릴께 고무신좀 벗으시소" 하고 조심스레 말씀드렸더니
"괘않네, 소낙비 나릴텐데... 근데 자네는 내가 사람으로 보이나? 銅象인디..."
크크크큭, 둘이서 헤벌레 하게 웃었드랬습니다.
산모기에 물린 발등에 침발라 드리고서...."갈랍니다, 길이 멀구먼유..."
막막하기만 하여
자꾸만 헛디디는 발길입니다..." ("아버지 나무" 에서 발췌)
"때로는
모른다는것이
큰 힘이 된다." ( "어느하루" 전문)
불연 박수근님의 폼을 담아가고픈 마음에 .....잔디밭에 걸터 습니다.
파란 하늘의 눈부심과 초록 들녁의 싱그러움, 그리고 산들한 바람이 땀을 씻아냄은
잠시나마 일탈의 가풋함을 가집니다.
길따라...내 가는길에 움켜 쥐는건 무엇일까나...
가지고 싶은 욕심은 가지지 못했을때의 허탈함을 더 크게 보이게 할뿐....,
어디까지 가지고 싶은걸까.....차 한잔의 旅程 도 욕심일까나?
길가는 맘이, 예전 같지 않게....참 많이 무거워 졌구나 하는것을 느낍니다.
이해인님은 "사랑할땐 별이되고"에서
연륜과 깊이가 더할수록 말도 줄어들고 조금은 물러나고
적당한 고독을 즐길줄아는 섬이 되어지지만,
가슴엔 늘상 출렁이는 파도를 잊지 말아야....한다고 말씀하셨지요.
정말 그러하고자 부단히 애씁니다.
작열하는 태양....뜨거운 열기.....
소양호,의암댐을 끼고 춘전을 지나친 길은 마음의 혼돈을
촉촉한 물바람이 스쳐줍니다.
" 올수 없다는 말
차마 못하고
기다림 길게 누워
밀려왔다 스러지는 파도가 되었다
잘게 부서지는 포말에
묵근한 그리움 몰고 돌아서는
길은
말이 없다 "
("생각 밖에서" )
(위 글에 인용한 詩, 모두는 전길자님 시집 "길위에서 길을 찾는다" 에서
옮긴 글입니다)
7. 8 일 양구 갖다오는길에.....
2005. 7. 31. 일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송창식의 "피리부는사나이"
-
까망가방하양필통님~~~
답글
"가지고 싶은 욕심은 가지지 못했을때의 허탈함을 더 크게 보이게 할뿐....,"
이 말이 가슴에 콱~ 박혀 버렸습니다.
오래간만에 들렸더니 까망가방하양필통님의 모습이~
이곳 저곳에 보이시는데....(히히^^ 오늘 오길 잘 했다고 생각하는 파울라였습니다.ㅋㅋ)
다른 때 처럼 장난을 하려던 마음에....
이 말...
"가지고 싶은 욕심은 가지지 못했을때의 허탈함을 더 크게 보이게 할뿐....,"
이 말 때문에 그냥 살그머니 흔적만 남기고 갑니다.^^
정말....
욕심이 그 허탈감을 크게 보이게 함을 절감하는데....
그 놈의 욕심은 왜 시도 때도 없이 고개를 드는지....
다음에는 꼭~
문을 열고 들어서실 수 있으시길...헛허허허허.^^ -
ㅎㅎㅎㅎ 까방님! ㅎㅎㅎㅎㅎ
답글
작열하는 태양볕에서 의젓하게 앉은신 모습이 느긋 하십니다
동시대에 사람인가보네요 송창식의 피리부는사나이 싱글거리며 부르는 송창식씨가
생각나네요 저도 이런 노래는 좋아했네요 건전하고 경쾌하지 않나요?ㅋㅋㅋㅋ
그런데 그곳에서 로뎅보다 더 깊은생각에 잠긴듯합니다
더운신데 휴가는 언제 가시나요? 모습을 보여주신게 잘하셨네요
늘 헛허허허 하시기에 웬 노인이시나 햇네요 ㅋㅋㅋㅋ죄송해요
웃자고 드린말씀입니다 까방님의 말씀을 흉냄 ㅎㅎㅎㅎㅎ
시원한 수박드리고 가니 드시고 더위식히세요
건강하시구요 만사형통하시구요 이제 새로 옮긴곳에서도
사업이 잘되시기를 빕니다 기쁨축복을 빌어요 샬롬~~~
더운날씨인데도 출장은 여전 하시나봅니다 -
가끔 멀리 있는 전시장이나 박물관을 찾았을 때
답글
당혹스럽게 다가오는 단어. '휴관'
두번씩이나 느끼셨군요.
사진을 찍어주신 분은
같이 길떠난 동료이시겠지요?
연륜이 묻은 글, 잘 읽고 보고 갑니다. -
박수근화가 하면,
답글
자욱한 평면성 속에 파묻힌 듯한, 그러면서도 탄탄하고, 단순하면서도 복합된 분위기에
깔려 있는, 돌에 새긴 듯한 선이 각인되어 있지요.
한마디로, 그의 그림 소재는 소박하고 세속적이지만 빨래하는 아낙네. 나무등. 시골 풍경과
함지를 이고 가는 여인과 아기를 업고 절구(어릴 적 제별명^/^;;)질 하는 여인, 강아지 와 같은 그림들. 삶의 언저리들의 장면들을 다루었지요.
그러나 색감이 단조롭다고 해서 그이 그림을 소박하다고 단정 짓기는 그의 화면에
공간 의식에 대한 저항의식이 깔려 있어서...
이를테면--, 돌을 쪼는 듯한, 나무를 파는 듯한 단단한 긴장감이 베어 있지요.
그 긴장감은 움직이는 상태가 아니라 정지된 상태에서 은은하게 펼쳐지기에...
정지된 상태, 그것은 인간이란 무엇이냐를 응시하는 사색의 순간으로.
그순간에서 진폭이 생기고 생명감이 움터 우리들을 영원으로 이끌어가는 힘이 있죠.
이어집니다. -
영원은 고요함으로 바뀌어 공간에 메아리치죠.
답글
박수근의 매력은 바로 공간에 아름다움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아마도 그의 자라온 환경과 이념에서 그의 예술 철학이 잘 녹아 있는 듯 합니다.
그의 그림의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겸손하면서도 다정하죠. 그의 성품처럼.
병든 몸으로 한쪽 눈까지 보이지 않는 갈대로 간 상황에서 정겨운 친구를 만나
술 한 잔 기울이며 그순간까지도 예술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리고 그의 진실을
-- 참는 자에겐 복이 있다 -- / - 이웃을 사랑하라 - 라는 성경 말씀을
늘 입버릇처럼 말하고 실천하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동시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 나는 나의 고난의 길에서 인내력을 키웠다 -
그의 예술 세계는 이중섭과 세대 차이는 있으나 어김없이 비교되곤 했죠.
이중섭은 동적이며 고대에서 그의 예술의 문을 열었고...
박수근은 정적이며 현실의 정면에서 자신이 처해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 공간 감정을 통해 성숙시켰다고 보는거죠. 그러나 두 사람의 공통점은 구상적인 형태 감각에 의해서 설화성에 빠져 ...
설화성은 시대의 증언을 배경으로 반영되지 않으면 이른바 문학적인 설명이 앞서는 문제성으로 화단에서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예술을 지멋대로 논하다는 아류들이겠지만. -
답글
까망가방하양필통~님!..
>오늘은 정말로 운동(간단하게 옥상에서 스트레칭^^)하는게
>싫었답니다..
>그래두 참구.. 조금만 조금만 하다보니깐~
>오히려 힘이 생기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비 온후의 하늘의 구름이 맑게 보였습니다..
>푸히히히~(^^)/
>하늘이 맑은게 아니라 구름이 맑다는 표현이
>조금은 이상하지요.^^*
>그런데두 쉬리의 눈에는 밤하늘의 구름이 맑디 맑게만~
>보였답니다..
>그 동안의 힘든 순간들이 모두 사라질듯~
>그렇게 제 마음에 편안하게 다가왔습니다..
>앞전에 다녀오신 출장길에서두..
>그러한 마음이셨으리라 생각하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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