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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사랑니 뽑은날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2. 9.

사랑니 뽑은날

 

애써, 별거 아닌양 지긋이 대하던 터임에도,
정말, 진짜....한해가 오늘,낼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다소 어줍잖다.
별다르게 내세울만한 것들이 보여지지 않은것은 고사하고
허릴없이 쏘다녔던 헤맴과, 부대꼈던 하루들의 모아짐만이 배앵뱅 맴돌 뿐이다.

"어떡허나, 그래도 나의 자취이고 잔영인것을......"
미워하고프다기 보다는 차라리 안스러운것들.....
좀더 낫게, 괜찮게 해치울수도 있었으련만 하는 아쉬움이 묵직하다.

 

 

 



담배를 테이블위에 꺼내 놓고도 무심결에 담배를 사러 나갔다 왔다.
헛허허허허.....건망증과 빠뜨림은 예나제나.....
제발 내년엔 좀 덜그랬슴 하는 바램아닌 한바램이다.

어젠 큰맘먹구 세차장엘 들러 말끔히 세차를 하곤
개운한 맘으로 흐뜨러짐을 정돈 할까도 했는데
담날, 이다지도 무지막한 폭설이 나릴줄이야......거, 참!
한햇동안의 일기장은 마치 "머피의 법칙"을 모듬해 놓은듯 하였드랬는데
마지막 끝날까지도 보탬이 안된다. 하하하하하
제발 내년엔 머피 녀석을 (눈을 가리워선 다신 우리집엘 못찾아 오게시리)
저~ 멀리 데리고 가서 떨궈놓고 올까부다.

이래,저래.....뭔가 확실하게 선을 그어내고 싶은 맘.
화끈하게, 뿌리채, 송두리채 뽑아내어 버리고 맨바닥 편편한 곳에서
다시 시작 하고픈 굴뚝같은 맘이라오.
그렇다고, 주제에 어떤 "선언" 이나 "담화"를 거창하게 할 그런 처지도 못되고,

그래서 내딴엔 확실하게 한껀 뽑았지! - 개운하게
뭔가 해치운 기분이다.
그래, 하면 한다........
망년을 기하여 그간 뭉그적 거려온 "사랑니"를 옹골차게 뽑아냈다

1995. 12. 30 확실하게 뽑아 낸날

 


(퓨휴.....그래도 고놈의 방정맞은 "머피"는 넉살좋게 잘도 찾아와
여태껏 안방 아룻목에서 비집어 살며 지긋지긋하게도 군다....
"머피"놈 쫓아내는 뭐, 부적 없수? 후사 하겠슴)

2001. 2.  9  칼럼에서 옮겨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