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房은 맑고 쓸쓸한데........
"山房은 맑고 쓸쓸한데
밤은 어이 이다지도 긴가
한가로이 불을켜고 흙마루에 누워 있네
의지 하는것은 나를 돕는 땅 화로
손님 올땐 다시 차를 끓인다네"
김시습
잠시 개었다가 다시 비오고, 비오다가 다시 개이는 세상에서
차를 심고 가꾸어 내는 옛어른들......
차를 마시며 자신의 형체마져 잊고 가슴에 고인 생각들을 낙엽위에 시를쓰고,
그 詩가 적혀진 낙엽을 태워 차를 끓여 마시던 옛시인.......
이밤사, 옛마음이 담뿍한, 그윽한 "차" 한잔을 내 마음에 옮겨오고 싶고나 하는 바램은
어쩜 뉘라서 함께 도란도란 하고픈 맘이래서 일까?
"차"한잔을 마주 할때의 느긋함과 여유스럼.....
약속의 초초함이나 무료함일랑 아예없이 혼자서의 자유로움이 편하고,
뜨건 찻김에 훈훈함이 저밀적엔 넉넉함이 거기 있더이다.
김시습님의 詩調를 읊조려보며 불연 차 한잔의 은은함을....
山房은 아닐지언정, 흙마루는 아닐지라도 커피 한잔 저어내어
스스럼 없는 마음이 되어봄은 언제라도 좋으이.
1995. 1. 까망가방하양필통
다갈빛 커피내음에 그리움을 적셔내곤 혼자 좋아라 하는 맘
누구는 누구대로,
누구는 누구대로,
또, 누구는 누구대로.......
제각기들 제 나름대로 살고지고.
어찌어찌 살아내기,
뉜들 제맘껏 맞춰 살아 낼까 보냐
하여도
제 사는 만큼 챙겨감이
작더라도 내것이라 하여 소중하더라 하더라
2000. 7. 까망가방하양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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