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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출장

변산가는길....신석정 詩碑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2. 7. 20.

변산 가는길.....신석정 詩碑

7. 6

일때문에 광주엘 내려갈일이 생겼다.
만나고자 하는 친구가 밤 낚시를 간대서 낚시터까지 쫓아갈양으로
토요일 오후...더불어 길가는 맘따라 서해안 고속도로를 내리달렸다.

 

 

 



주말임에도 의외로 홀가분한 고소도로 따라
서해대교를 넘어 해미...대천해수욕장...군산지나 만경평야를 질러간다.
어렸을적에 완행열차를 타고 김제 지날제 만경평야의 너른 들녁이
어마하게 끝없다 하였는데....새삼 어른이 되서 지나치니 생각보담
의외로 덜  넓어 보이길래..갸우뚱하면서 안그랬는데 하는 아쉬움이 번진다.
어쩜 한참 뜀박굴해도 아직도 저만치라 하였던 소학교 운동장 맨땅이
이제보면 손바닥보담 쪼매 더 너른 앙징스런 마당으로 보여짐같은것이랄까?



부안이 저만치...."속도를 줄이면 변산반도의 아름다움이 보입니다"하고
부안경찰서의 안내판이 참 다정한 기분으로 손짓한다.
까짓...예까지 지나는데....그냥 지나침은....잠깐의 갈등에 머뭇대었지만
길따른 내 친구들(까망가방과 하양필통)의 볼부은 뾰루퉁함이 씩씩대어
30번 도로(변산반도,격포가는길)로 굽어든다.

변산반도...해수욕장과 채석강이 어우러진 그리고 내소사가있는 국립공원이지만
뉘 뭐래도 석양낙조의 붉은노을은  한세월 투정하듯 살아내옴이 빨려들듯
흠뻑하여 차마 발길 떼지 못하고 넋나간 머무름이라 하겠다.



깔끔한 도로따라 해창쉼터의 뻘밭을 지나면서 서서이 진홍빛으로 영그는
낙조를 끼고서 잠시 머무니 신석정님을 기리는 詩碑가 다소곳이 반긴다.



갈매기 스며드는
소슬한 바람
9월도 깊었다
철그른 뻐꾸기 목멘소리
애가 잦아 타는 노을
안스럽도록 어진것과
어질지 않은것을 남겨놓고
이데로, 차마 이대로 눈감을수도 없거늘
산을 닮아 입을 다물어도
자꾸만 가슴이 뜨거워 오는날을
소나무 성근 숲너머 파도소리가
유달리 달려드는 속을
부르르 떨리는 손은 주먹으로 달래놓고
파도 밖에 트여올 한줄기 빛을 본다



착잡한 슬픈 정이 뚝뚝...금방이라도 떨구어질듯하여 애써 모른체 뒤로하고
길가는 맘을 달래 간다.

 

 

 

 

 


변산 가는길......채석강에서

낙조가 유명하기로는 서산 태안반도의 끄트머리와 강화도 서녁
동지해수욕장 언저리...그리고 변산반도의 장고개마루가 참 고즈녁하다.
그래도 으뜸을 꼽으라면 역시 변산반도의 해안따라 진홍빛 동전만한 낙조가
황망한 잔물결에 뉘엿함이라 하겠다.

물기 머금은 모래벌을 촉촉하게 장난질 하며 채석강을 거닐며 한껏
바닷바람을 쐬이니 혼자라서 좀 어줍잖다 하는 맘에 씨익 웃어낸다.
언젠가엔 뉘라서 함께 거닐고 지고 하는 바램을 차마 숨길수 없다....
헤진 노트에 행여 그맘 지워질새라 또박 또박 적어내리며 먼발치 우러르니
까만 바다에 소슬함만 깃들더라.

시간적 여유가 좁아 내소사의 어둑한 풍경소리를 담아내지 못함이 못내
아쉬웁다 하는 맘을 뒤로하고 격포,운호,줄포 지나 정읍으로 나와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광주엘 도착하니 어디 갔다 왔냐고 친구들이 난리다.

그러거나 말거나.....헛허허허허

하동 화개장터를 지나 섬진강을 거슬러 밤낚시터를 잡았다.
백숙에 쐬주 한잔....칠흑같은 어둠에 잔별 몇개가 아슬 아슬하다
오늘 하루도 애썼다.....

2002.7.20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