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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누구는 허공위에 詩를 쓴다더라만.....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2. 4.

 

 

1.
파아란 하늘

어쩌면 내가 詩人이고
어쩌면 당신이 詩人일수도 있는
이곳 어느 한쪽 귀퉁이에서
채 익기도 전에
단지
종이 놓고 끌적 거렸을 뿐이라는........어느 詩人의 독백을 되뇌여본다.

 

눈설기가 응달숲에 듬성듬성한 산간 계곡녁,

언덕배기 노란집....산그림,
너른 창너머로 망연하게 바라보는 오후나절의 여유
다갈빛 커피내음을 코끝으로 훔치어
스치는 바람에 귀 기울여보누나.

계곡사이로 초라한 초막하나
기울어진 굴뚝새로 허연 냉갈이 풀풀할새,
골깊은 주름살에 꺼멓게 갈라진 손끝으로
물고구마를 쪄 내어주던 할매의 시린정이 거기 있다하여,
시린맘이 차라리 그리움이로고.....

 

 



2.


詩人이 단지,
종이 놓고 끄적 거리듯 읊조리면 "詩"가 되어져
영롱한 빛을 발하지만,
쌜러리맨이 주눅들어 주절댄다면
종이놓고 끄적거리는 빈 한숨의 낙서이러라.

누구는 종이위에 詩를 쓰고
누구는 가슴에 詩를 쓰고
누구는 허공위에 詩를 쓴다더라만

살아내기에 지쳐진 소시민의 애환은
커피 한잔에 담배연기를 사루어 내는 토함이외다.

 

1996. 12. 문경새재 삼관문아래 산그림에서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2001.  2.  4  칼럼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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