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끼며 생각하며

꼬맹이 어릴적........유치하고, 원초적인.....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2. 25.

그런때도^^

 

볼기운 양말에 엄지발가락이 빼곡이 삐죽할적에 양말끄트머리를
쭈~욱 땡겨서 발가락 사이로 꼼지락꼼지락 끼워넣을때의 부끄럼,

누런 양은 벤또에 뻐얼건 신 김칫국물이 흘러 산수공책에 번져나
그나마 퉁퉁 불었을때의 민망스럼,

추석 장날에 고동색 고리땡바지 고르시는 엄니는 9살박이 나에게
한뼘이나 긴, 가슴팍까지 차는 12살짜리 칫수가 잘맞는대나 어쨌대나.....

국민학교 2학년때, 서울 가는 들뜬날, 기차역 표끊는데서 아부지는
한사코 반표도 안끊고 학교 안다닌다고 우길적에 난 손가락만 깨물며.....

친구 아부지 자전거 몰래 타다가 와장창 넘어져 무르팍이 깨졌슴에도
행여, 후크가 휘지 않았나, 자전거 살이라도 부러진게 없나 하고
쩔뚝거리면서도 겁먹은 표정들...

 

 

 

 

 


웃풍 센 아랫목에서 웅크리고 자다가 북북 긁어 댈라치면
어슴츠레한 백열전구 아래서 허리춤을 까 뒤집어 이를 잡아내던 할매....

타이아표 검정 통고무신을 신고선 뜀박굴을 하다가 땀차서 미끌릴때의
그 느끼함.......아는 사람은 다 알지......

두드러기가 나서 온몸이 울긋불긋 할적에 치깐(변소) 몽당 빗자락을
불에 끄을려 구시렁 구시렁 쭝얼거리시며 빤쓰만 입은 맨 몸뿡이를
요리 조리 쓸어내시던 외할매의 원초적 정성은 차마 기억해내기도 싫은,

소독약 뿌리는 연막차가 허연 연막을 뿜어 낼적에 쫄쫄 따라다니며
연기속에서 켁켁 거리면서도 옆동네까지 쫓아다녔던 그런것,

하루내 씹어낸 츄잉껌을 그래도 차마 뱉지 못하고선
밥먹을적엔 밥상 끄트머리에, 잠잘적엔 벽에 붙여놓고 낼 또 씹는,

 

 

                         

 



그 외에도 하고 많은 원초적 유치한것들이....

뚝방길에서 뛰 놀다가 똥 밟기는 예사고,
딱지, 구슬, 자치기, 깡통차기.....

아서라.....
눈을 감아도 그 시꺼멓던 꼬맹이 시절의 아득한 것들이
차라리 그리우이

2001. 2. 25 옛적 유치함이 못내 그리운 맘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옛적 아스라한 것들을 한번쯤은 되새겨 보세요,
새삼스럽다 못해 찔끔거리는 눈물에 한 세상이 이뻐보입니다
오늘도 좋은 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