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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그믐달......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2. 24.

그믐달,

휑하게 비어진 허공에
쪼각달 하나,

너른 어둠 한켠에
눈썹만한 하얀빛으로 빼곡이 디밀어
무선 어둠을 낯설어 할새
안스럽기도,
측은 하기도,
갸륵 하기도......

손대면 베일것 같은
거부하는 시려움에
차라리 눈을 감으외다.

 

 

2000. 2. 물뜨러 마즈막재 약숫터 가는 길

 



차 한잔의 넋두리.....
그리고
하얀 여백을 메꾸어 보는

이밤사 하얀 종이가
창백하다 못해 시려웁다.

 


 

 

약숫터는 여름철이면 한두시간을 즐비하게 기다려야 하지만
겨울철이면 칼바람에 꽁꽁언 외등이 스산하기만 하다
애기 오줌 같이 쪼올쫄 나오는 약숫물 줄기에
두어개의 먼저온 통이 버틸적엔 간혹, 차 안에서 맹숭맹숭 있기도 뭐하여
오래된 테이프의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핸들을 책상삼아 무료함을 끌적거리기도 한다.

짧은 토막난 짬에서도 포장마차 커피 한잔에 씨달픔을 노래하고,
웅얼 거리는 흘러간 노래따라 풀어져 늘어나는 여유도 .....내것,
오뎅국물 훌훌 하여 시려진 가슴을 뗍혀 낼때면,
미운맘까정도 이뻐 보인다.

우리네 살아내기, 어차피 토막이 어져 가는 것인것을.......
약숫터에서, 출장길에서, 빈맘으로 떠나는 여행길에서......
여기 저기 토막난 길들을 이어 놓는다면 어데까지나 갈까나......

괜한생각........

 

 

2001.  2.  24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