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끼며 생각하며

한 촛불빛 고즈녁하여.....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2. 8.

 

1.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밤새 소쩍새가 울었다며 서정주님은 읊조리셨다.

"차"한잔의 낙서를 위해
밤길을 마다 않고 길길이 내쳐 왔다면 별 싱거운놈 이라고 핀잔 할게다.

이곳,저곳....여기,저기.....
기웃거리듯 길따라 가는 작은 여행속에
그래도 마음 한켠에 와 닿는 "내자리"가 있으매
반가움과 미련일랑 되새김 하고지고.

 

 

2.
겨울볕 나른하여
길따라 가는길에 "길"에 잠시 머무르고야
가는 길이 멀다더라도 밉지 않음은 역마살 끼이런가?

흰눈발 펄펄함속에 창가에 기대여
소월님의 한귀절을 입속으로 중얼중얼.....

첫날에 길동무
만나기 쉬운가
길가다 만나서
길동무 되지요.... (팔베개 노래 에서)

 

 

 

 

3.
초 한불빛 마주하곤
살아내온 얘기일랑 두런두런 나누며
예전 차마 느끼지 못한 情일랑 더듬는다.

어찌 어찌 지나져온 날들이
춥고 힘들었던 것들이 더 많았노라는 애잔함이 가슴을 쓸어내릴새
이밤사
초 한불빛이 시리도록 투명하외다

한때의 젊은 고뇌와 혼자사랑이 방황의 어둠에 묻혀질적에
그래도
초 한불빛이 묵은情으로 달래주었던가......

1996. 11 어느날


어쩜 누구나다
토막초 하나 한빛 발하여 고즈녁함이 묻어나는 한귀퉁이에서.......
커피한잔을 드리워 고뇌속의 방황을 삭히어 내는 혼자사랑이 있었을테니까요.
세월지나 나이들어진 훗날에, 지나진 아스라함을 새김해본다면.....
미움이 아니라 보내진 사랑이라고 해야겠죠?......

 

 

2001.  2.  8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