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며 생각하며

"How has your heart been?"

까망가방하양필통 2005. 10. 13. 03:15

 

사랑이란 뭘까.

 

I wonder what love is.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하늘을 보고 서서

슬픔인지 기쁨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실낱같은 표정을 자아내는 사람이리.

 

길 끝 어느 하구의 물길에 서서

거슬러 올라가는 강물을  애타도록 찾는 사람이리.

 

해지는 강가에서 산등성이 위로 퍼지는 마지막 빛까지

차곡차곡 가슴에 모으는 사람이리.

 

강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일부터 백까지 수 없이 세며

알고 있는 노래들을 다 부르는 사람이리.

 

어두운 문을 열 때 열쇠의 쇳소리에 울컥 눈물이 쏟아져

방금 온 길을 다시 걸어가는 사람이리.

.

.

 

참 쓸쓸한 등을 가진 사람이리.

 

 

어디로 갈까 고민도 없이 저절로 걸어가지는 곳에 서서

갈대가 바람을 베는 소리로 우는 사람이리.

 

그예 밤의 강에 또 닿아 기쁨인지 슬픔인지 모를 가슴을

뚝뚝 떼어서 강물에 던지는 사람이리.

 

How has your heart been?

 

당신의 가슴은 어떤가요?

 

< 들꽃풍경 카페 게시판 - 파아란님이 올리신글 퍼옴 >

 

 

 

 

 

실날같은 표정을 애매하게 짓는 사람,

애타는 마음으로 다시 걸어온길을 다시 걸어가는 사람,

노을을 가슴에 담아내며 흘러간 노래를 부르며 걷는 사람,

"티깍"하는 쇳소리에 등이 참 쓸쓸해 보이는 사람,

그리고

갈대가 바람을  베는 소리로 울다 

가슴을 뚝뚝 떼어 강물에 던지는...그런사람

 

여기서

"How has your heart been?"

"당신의 가슴은 어떤가요?"

라고 불쑥 묻는다면

 

 

커피 한잔 저어내고 한개피 사루며 갸웃해 봅니다.

어둑하고 늦은 시간, 빠뜨린듯 뒤젹거려 촛불도 켜 봅니다.

잠시의 침묵과 머쓱함에 괜한것들을 끼워 넣고 둘러리 세워보지만

한참만에 피식 웃음이 터지며

유행가 가사같더라...하고 맙니다.

 

 

근래엔 출장이 거의 없었습니다. 부지런히 쏘다니며 기웃댄 나름으로

9월, 10월엔  여기 저기 막바지 공사에 파이프와 부속자재를 챙겨 출고 하느라

주로 인천 공장엘  매일 오가다시피 하느라  해가는줄 모릅니다.

 

하루를 접으며  친구랑 (언제부턴가 부터 퇴근길 코스같은) 사무실 근처의

허름한 선술집에서 술밥을 합니다.

서울막걸리 두병을 주전자에 붓고선 두부김치에 청국장에  주거니...받거니,

저는 두잔정도, 친구는 예닐곱잔을 홀짝거리지요.

술잔 숫자만큼의 심란함을 나눠 갖습니다.

아무래도 일을 벌려놓은 친구는 심적 부담이 더 많고말고요.

글고, 낮에 쇳떵거리 부속을 실어 내느라 땀절은 나에게 항상 눈치를 보며

미안해 합니다.

그야말로 낯선 서울에 홀연히 올라온 둘이는 글자 그대로 "서울탱고" 라지요.

 

 

 

둘이는 한잔술에 피식거리며 "가사모" 를 쭝얼거리곤 합니다.

"가사모~", "가사모~"

오늘은 내가 회장, 니는 회원... 내일은  니가 회장이고  내는 회원.....

 

"가사모" -  "가정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라고 

여럿이 있을땐 그렇게 둘러 붙이지만

막걸리 한순배 거나해지면 

"가사모" 는 말야, 가슴이 아픈 사내들의 모임이야 하고  마주보고 취합니다.

 

"늦었다, 그만 가자...피곤도 한데...."

갈라서서  몇발자국 가다가 돌아서서  "어이 잘가~ 낼봐~" 손사래를 흔들고 가는

등모습이 때론 쓸쓸해 보여지기도 합니다.

친구도  나의 뒷모습에서  가끔은 그리 느낄거라  여겨지네요.

 

 

"How has your heart been?"

 

열심히 애쓰는 여러, 많은 ...이땅의 "가사모'회원들,

이 가을엔 가슴이 시릴테지요

하여도, 아침 햇살 머금은 빌딩벽이 노랗게 부실때

뽀송한 마음으로  오늘도 무사이 - 영치기 영차 를 속으로 다짐하면서...

 

헛허허허....그렇다는겝니다.

 

 

10. 14.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 숲 속의 방2005.10.13 03:28 신고


    전 가사모 회원은 아니지만
    막걸리 한 잔 들이키고 갑니다.

    당신은 가슴은 어떠하신가요? 믈어 주신다면

    가을이 제발 조용히 지나가 주기를 기도하는 맘 뿐이라고.
    가을은 제 갈 길을 조용히 갈 뿐인데


    답글
  • 보n보2005.10.13 04:06 신고

    쓸쓸함 가운데 퍼지는 따스함이었답니다.
    지금 제가슴 속엔 그렇게 따스함이 번지고 있습니다.
    "영치기, 영차" 저도 한몫 합니다.
    멋진 하루 되십시요! 가사모 화이팅~~~~

    답글
  • 엉겅퀴2005.10.13 05:34 신고

    오목교아래 플라타너스는 베어지지 않고 잘 크고 있나요..
    아님 사라졌나요 ..
    가을타니깐 그 녀석들을 보면서 보낸 가을이 생각납니다.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05.10.13 05:57 신고

    How has your heart been?"

    시린가을이기 보다는 느끼는 가을이고픈 노을....ㅎㅎ

    그렇다는 겝니다.

    행복하세요^^

    답글
  • 요즘 다시 읽고 있는 책이 잇어요
    신경숙의 깊은 슬픔..
    버리고자 해도 버릴수 없는 그 여자의 슬픔이
    어찌나 아리하게 느껴지는지..
    아마도 그소설을 손에서 놓아야지 가을을 웃을 수 잇을듯..

    오늘 글을 읽다보니 생각나..

    그래도 어제밤에는 침대에서 방방 뛰엇네요
    이란과의 2:0 승리..
    까망님도 기쁘셨죠?
    그 여운으로 오늘아침도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네요

    커피한잔 놓고 갑니다
    해피한 모닝 열어가시길..

    답글
    • 까망가방하양필통2005.10.13 08:27

      커피 한잔, 노란 햇살을 저어 잘 마셨어요^^
      어젯밤 축구는 못봤습니다.
      행여 내가 보면 져버릴것만 같아서...ㅎㅎㅎㅎ

      사무실에서 뒷정리 하고
      한잔술에 취하여 횡설수설.....
      자꾸 덤덤해지는게 무슨 병인지.....
      헛허허허

  • 하 늘2005.10.13 08:41 신고

    가사모???
    저는 빵점이네요
    마음뿐이니....

    하하하
    제 가슴은요...
    아마 하얄겁니다
    순수의 마음을 간직하고 싶은 욕망에....

    중국 노래방...
    뭐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아침엔 바람이 많이 붑니다
    길거리 낙엽도 우수수....

    즐거움 가득한 날 되세요

    텐진에서...

    답글
  • 낙타기르는여자2005.10.13 10:41 신고

    제 가슴은 이렇습니다
    나뭇닢처럼 물드는 그리움!!
    ㅎ----------------------ㅎㅎ

    유행가 가사 같더라는 필통님의 말씀에도 고개가 끄떡여 지네요

    지금 가을이 알맞게 익어가고 있더군요
    가을속에서 행복한 일만 있으시길...요

    답글
  • 루시2005.10.13 12:47 신고

    가을이 깊어 지니 마음이 허하신가요~
    어젠 작년에 읽었던 정채봉님의 유작집을 읽으며
    딸 리태의 아빠에 대한 그리움에 마음이 아팝답니다.

    쓸쓸한 등을 가진 한국의 아버지들~
    그 등을 바라 보는 우리의 마음 역시 쓸쓸하긴 매 한가집니다.

    늘 건강하세요~
    그리고 가사모 화이팅!!!~~^^*

    답글
  • 아연(我嚥)2005.10.13 15:34 신고

    쓸슬함 그리고 외로움 그것이 가을인가봐요?
    무엇으로도 채워질수 없는 아련한 그리움
    그러면서도 이 가을을 좀더 알차게 보낼순 없을까?
    잔머리 굴려 봅니다.

    이른 아침을 여는 시간에 과테말라 안티수아 향의 취하고
    입속의 향 가득한 원두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오늘도 드높은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너그러운 마음이 되기를...

    한잔 술에 하루의 스트레스 날려 보낸다면
    그보다 명약은 없을테죠?ㅎㅎㅎ

    환절기의 감기하고 친구하지 마세요.^^*

    답글
  • 고 운2005.10.13 16:50 신고

    왠지 가슴이 시리네요.
    가사모..... 엣따 나도 오늘 가입했다!.
    아니 이미 가입 돼 있구먼....ㅋ.

    남은 시간 보람 있으시길....
    음주 운전은 금....

    답글
  • 등대지기2005.10.14 07:42 신고

    등대 가슴이요.!!
    지금 집 떠나 여행중이라..
    이 기분이라면...그런대로 충만하답니다.ㅎ
    삶의 터전으로 가면...다시
    두고 온 상념들 가슴에 들어오면...
    또 다시 떠나는 생각을 하겠지요.
    마음의 안식을요....

    등대 아직 포항이구요.
    빠르면 낼..
    늦으면 일요일날 안양 올라갈 거네요.
    감기 조심하시구요.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답글
  • 변함없이2005.10.14 22:13 신고

    거치른 벌판으로 달려가자~♬
    젊음의 태양을 마아시자~♬

    필통님의 글을 곱씹어 읽으며
    못 맞추는 음정이나마 저 곡을 불러드리고 싶었습니다
    언제가 모 광고에서 참 인상 깊었던.. ^^

    이땅의 모든 가사모 분들!!
    정말이지 "화이팅" 입니다요 ^^

    답글
  • Socrates2005.10.14 22:35 신고

    갈대가 바람을 베는 소리를 들어며
    멀리 달려와 오랜시간동안 함께 달리던 친구를 병원에 맡기도 앉았습니다.
    잘고쳐져 내일 다시 갈대가 바람을 베는 소리를 들어며 가야 할텐데

    답글
  • 나의 가슴....
    갈대의 흔들림속에...
    풀벌레 울음소리에...넉을 잃고 방황하는 방랑자처럼
    하루하루를 방황하는 가슴같습니다......
    이젠..넓은 바다를 가슴에 품는 그런 가슴으로 살고싶어집니다...

    답글
  • 대아리랑2005.10.15 10:27 신고

    저의 가심은 필통님께서 더 잘 아시겠지요
    허허허

    답글
  • 최인호2005.10.15 10:47 신고

    님의 가슴이.......것처럼,
    저의 가슴도 비어오는 느낌이네요

    님의 좋은글 접하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만드시길.......

    답글
  • 뜰지기2005.10.15 14:01 신고

    가사모
    가을사랑하는 이들의 모임
    가사모
    가슴이 시린 사내들의 모임
    가사모
    가끔 추상적인 사랑에 그리움으로 모가지를 빼는 여인

    생각하기에 따라서 여러가지가 나오네요
    남자 마음 들여다 보고 우리집 남자의 투정을 감싸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네요
    건강한 에너지로 행복하세요^^

    답글
  • 안젤라2005.10.15 15:10 신고

    유행가 가사 같다는 말씀...
    그러고 보면
    유행가 가사는 곧 살아가는 일상의 표현을 노래로 한것이
    유행가 아니던가요?

    가사모....
    울집 사자님의 마음을 훔치러 갑니다....

    답글
  • 능수2005.10.15 15:22 신고

    갈잎 곱게 물들어가는 길목입니다.
    가사모회원은 아니지만
    지도 꼽살이 낑겨 갑니다.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한잔 두잔 술잔 속에 농익은
    대화가 오가는 자리
    노을빛 가을도 곱게 붉어가겠지요
    주말이네요 고운날 즐거운 시간 되세요^^

    답글
  • 담원{曇鴛}2005.10.15 19:47 신고

    이음악 갓므 시린 사내들이 듣기에 좋군요^^
    붉은 가을 따라 시간도 흘러 어느새 깊어진 가을
    님의 가을이 행복으로 충만하시기 바랍니다

    답글
  • 초의2005.10.16 00:20 신고

    타들어간 말느 꽃잎이 사랑의 애절함에 향기의 추억에
    아스라한듯....
    회심의 사랑도 지금이 아니었다 울부짓지 못할 일.............

    답글
  • 이선영2005.10.16 04:42 신고

    헛허허 그렇다는 갭니다로 이야기를 뭉숭구려 마무리하시는
    님의 글을 읽다보면 저마다 인생사 숨어사는 마음들
    함께 겪어보지 않아도 두루두루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적어도 인생수 네번의 강산을 넘어야만 알 수 있는가 봅니다.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답글
  • 표주박2005.10.16 20:37 신고


    '가슴이 아픈 사내들의 모임' 이 걸친 막걸리가
    내일을 위한 다짐으로 가을밤 하늘에 걸터앉네요...^^

    님의 秋心에 머물다 갑니다..

    답글
  • 멍석바위2005.10.16 22:09 신고

    가사모...
    저도 그 멤버 되겠는 걸요
    친구와 나누는 막걸리 한 사발...
    그 속에 정이 있고
    푸념도 있고
    소망도 있겠지요

    이 가을 건강하시길 빕니다...

    답글
  • 안젤라2005.10.16 22:55 신고

    달이 휘영청 밝아
    마음이 온통 빨려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밝은 달처럼
    달콤하고 행복한 밤 보내세요^^*

    답글
  • innk2005.10.17 00:01 신고

    뒤돌아서가는친구의뒷모습에서
    같은연민을느끼고
    손을들어흔들어주시는...
    그모습을생각해보니
    가슴이다따뜻해졌습니다...
    좋은길동무를두셨으니보기에참좋습니다...^^

    답글
  • 노란넝쿨장미2005.10.17 00:26 신고

    실날같은 표정을 애매하게 짓는 사람,
    애타는 마음으로 다시 걸어온길을 다시 걸어가는 사람,
    노을을 가슴에 담아내며 흘러간 노래를 부르며 걷는 사람,
    "티깍"하는 쇳소리에 등이 참 쓸쓸해 보이는 사람
    그리고
    갈대가 바람을 베는 소리로 울다
    가슴을 뚝뚝 떼어 강물에 던지는...그런사람

    자꾸 읽어도 가슴을 쓸어내리는 글입니다.
    글에서 왜이리 진한 가을 냄새가 나는 걸까요?
    몸건강 하시지요?
    저처럼 감기에 걸려 오랜시간...고생하는 일은 없으시길 바라면서
    휘영청 달 밝은 밤 다녀갑니다



    답글
  • 춘희2005.10.17 00:41 신고

    참 고운시에 한참을 주저앉았습니다.
    멋진 모습에도...
    가슴앓이 하시는 모습이 가을빛과 어우러져 가을을 타게 합니다.
    더욱 건강하시고 건필하옵소서... [비밀댓글]

    답글
  • ☆ sirius ★2005.10.17 10:49 신고


    너무 짙은 쓸쓸함이 묻어날 것만 같은 뒷모습에
    시린 가슴 그 무어라 비교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에
    시리우스 가슴이 쿵 무너집니다.
    제 몸 부대끼며 울어대는 갈대처럼 말입니다.

    오랜동안의 공백이었나 봅니다.
    항상 마음 주심이 너무 따스해서
    또 이렇게 힘을 얻어 봅니다..

    건강 하시지요?..
    시리우스 반가운 마음 내려놓고 갑니다.. ^^*..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05.10.17 15:08 신고

    글을 읽는 동안 괜시리 마음이 시려옵니다
    아마도 가을이 깊어가는것이겠지요

    가을햇살을 바라보며
    오후의 한산함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좋은 날 되세요

    답글
  • 주하인2005.10.17 21:02 신고

    전 직장 근처에 오랫만에 찾아온 옛친구와 고추장 삼겹살과 소주 반병씩 해치우고 들어왔습니다.
    저와 똑같이 눈꼬리가 쳐져가는 친구와 How has your heart been...?(맞나?허허) 하고 온 중입니다.
    님의 블로그에 들어화 허허 소리 들으며 글을 읽노라니.. .
    가슴이 차분해지고 가라앉습니다.

    건강하시어요.
    항상.
    좋은 글 계속 올려 주시고요.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