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뭘까.
I wonder what love is.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하늘을 보고 서서
슬픔인지 기쁨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실낱같은 표정을 자아내는 사람이리.
길 끝 어느 하구의 물길에 서서
거슬러 올라가는 강물을 애타도록 찾는 사람이리.
해지는 강가에서 산등성이 위로 퍼지는 마지막 빛까지
차곡차곡 가슴에 모으는 사람이리.
강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일부터 백까지 수 없이 세며
알고 있는 노래들을 다 부르는 사람이리.
어두운 문을 열 때 열쇠의 쇳소리에 울컥 눈물이 쏟아져
방금 온 길을 다시 걸어가는 사람이리.
.
.
참 쓸쓸한 등을 가진 사람이리.
어디로 갈까 고민도 없이 저절로 걸어가지는 곳에 서서
갈대가 바람을 베는 소리로 우는 사람이리.
그예 밤의 강에 또 닿아 기쁨인지 슬픔인지 모를 가슴을
뚝뚝 떼어서 강물에 던지는 사람이리.
How has your heart been?
당신의 가슴은 어떤가요?
< 들꽃풍경 카페 게시판 - 파아란님이 올리신글 퍼옴 >
실날같은 표정을 애매하게 짓는 사람,
애타는 마음으로 다시 걸어온길을 다시 걸어가는 사람,
노을을 가슴에 담아내며 흘러간 노래를 부르며 걷는 사람,
"티깍"하는 쇳소리에 등이 참 쓸쓸해 보이는 사람,
그리고
갈대가 바람을 베는 소리로 울다
가슴을 뚝뚝 떼어 강물에 던지는...그런사람
여기서
"How has your heart been?"
"당신의 가슴은 어떤가요?"
라고 불쑥 묻는다면
커피 한잔 저어내고 한개피 사루며 갸웃해 봅니다.
어둑하고 늦은 시간, 빠뜨린듯 뒤젹거려 촛불도 켜 봅니다.
잠시의 침묵과 머쓱함에 괜한것들을 끼워 넣고 둘러리 세워보지만
한참만에 피식 웃음이 터지며
유행가 가사같더라...하고 맙니다.
근래엔 출장이 거의 없었습니다. 부지런히 쏘다니며 기웃댄 나름으로
9월, 10월엔 여기 저기 막바지 공사에 파이프와 부속자재를 챙겨 출고 하느라
주로 인천 공장엘 매일 오가다시피 하느라 해가는줄 모릅니다.
하루를 접으며 친구랑 (언제부턴가 부터 퇴근길 코스같은) 사무실 근처의
허름한 선술집에서 술밥을 합니다.
서울막걸리 두병을 주전자에 붓고선 두부김치에 청국장에 주거니...받거니,
저는 두잔정도, 친구는 예닐곱잔을 홀짝거리지요.
술잔 숫자만큼의 심란함을 나눠 갖습니다.
아무래도 일을 벌려놓은 친구는 심적 부담이 더 많고말고요.
글고, 낮에 쇳떵거리 부속을 실어 내느라 땀절은 나에게 항상 눈치를 보며
미안해 합니다.
그야말로 낯선 서울에 홀연히 올라온 둘이는 글자 그대로 "서울탱고" 라지요.
둘이는 한잔술에 피식거리며 "가사모" 를 쭝얼거리곤 합니다.
"가사모~", "가사모~"
오늘은 내가 회장, 니는 회원... 내일은 니가 회장이고 내는 회원.....
"가사모" - "가정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라고
여럿이 있을땐 그렇게 둘러 붙이지만
막걸리 한순배 거나해지면
"가사모" 는 말야, 가슴이 아픈 사내들의 모임이야 하고 마주보고 취합니다.
"늦었다, 그만 가자...피곤도 한데...."
갈라서서 몇발자국 가다가 돌아서서 "어이 잘가~ 낼봐~" 손사래를 흔들고 가는
등모습이 때론 쓸쓸해 보여지기도 합니다.
친구도 나의 뒷모습에서 가끔은 그리 느낄거라 여겨지네요.
"How has your heart been?"
열심히 애쓰는 여러, 많은 ...이땅의 "가사모'회원들,
이 가을엔 가슴이 시릴테지요
하여도, 아침 햇살 머금은 빌딩벽이 노랗게 부실때
뽀송한 마음으로 오늘도 무사이 - 영치기 영차 를 속으로 다짐하면서...
헛허허허....그렇다는겝니다.
10. 14.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
요즘 다시 읽고 있는 책이 잇어요
답글
신경숙의 깊은 슬픔..
버리고자 해도 버릴수 없는 그 여자의 슬픔이
어찌나 아리하게 느껴지는지..
아마도 그소설을 손에서 놓아야지 가을을 웃을 수 잇을듯..
오늘 글을 읽다보니 생각나..
그래도 어제밤에는 침대에서 방방 뛰엇네요
이란과의 2:0 승리..
까망님도 기쁘셨죠?
그 여운으로 오늘아침도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네요
커피한잔 놓고 갑니다
해피한 모닝 열어가시길.. -
☆ sirius ★2005.10.17 10:49 신고
답글
너무 짙은 쓸쓸함이 묻어날 것만 같은 뒷모습에
시린 가슴 그 무어라 비교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에
시리우스 가슴이 쿵 무너집니다.
제 몸 부대끼며 울어대는 갈대처럼 말입니다.
오랜동안의 공백이었나 봅니다.
항상 마음 주심이 너무 따스해서
또 이렇게 힘을 얻어 봅니다..
건강 하시지요?..
시리우스 반가운 마음 내려놓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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