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며 생각하며

茶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

까망가방하양필통 2005. 12. 7. 01:53
茶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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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도록 앉아 있어도
    잠 못 이루어 한 치 남은 촛불 심지 베어 내었네.
    서리 바람 내 귀에 들려 오더니
    싸락눈 침대 가에 떨어졌네.
    마음 속 깨끗하기가 물 같아서
    빠르게 장애됨이 없고 막힘이 없네.
    바로 그것이 너와 나를 모두 잊은 것
    차완(茶梡)에 가득 茶나 따라 마시세...
      - 설잠선사 -

 







묘용
茶(차) 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풀 초+사람 인+나무 목
풀도 아닌것이
나무도 아닌것이 사람을 이롭게 한다고 합니다
 
 
들풍
오래도록 앉아 있어도 잠 못 이루어 한 치 남은 촛불 심지 베어 내었다.
서리 바람 귓가에 들려 오더니 싸락눈 침대 가에 떨어진다.
마음 속 깨끗하기가 물 같아서 빠르게 장애됨이 없고 막힘이 없다.
바로 그것이 너와 나를 모두 잊은 것,차완茶梡에 가득 차茶나 따라 마신다.


우선,설잠이 누군가?
설잠은 매월당 김시습의 법명이다.


매월당은 정치적으로는 불의와 폭력이 정의와 순리를 억누르고 사악한 권세가 정당화되는 현실의 아픔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쳤던 생육신의 한 사람이었다. 또 문학상으로는 최초의 한문 소설인 <금오신화>를 비롯해 2천 여 수의 시와 150 편에 이르는 논과 전과 기를 남긴 탁월한 문인이었다. 그는 또한 우리나라 풍류사,도교사,다도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었으며, 59년의 파란만장했던 일생에서 38년을 설잠이란 법명으로 승려 생활을 한 한국불교사의 거목이기도 했다.
설잠은 경주 용장사에 은거해 작은 초당을 짓고 차나무를 가꾸고 차를 달여 마신다.
무를 푹 삶고 또 오이를 구워서 형편 따라 먹는 산중의 공양 차도 달이네 배부르지도 고프지도 않아 한가로이 누웠으니 이제사 알겠네, 뜬 뗏목 같은 신세인 줄을.
오십을 훌쩍 넘긴 설잠은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 자신을 느낀다.
속은 쓰리고 가슴이 뜨끔거리며 목구멍에서 쓴물이 올라 온다.
산중에서 어찌할 수도 없다.

새벽 한기에 몸을 떨며 공양차를 달인다.
알싸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정신이 쇄락하다.
이를 들어 정성스레 부처님께 올린다.
조명청건朝茗淸健의 경지 이상이다.

차의 온기가 식었다. 더 이상 김이 오르지 않는다.

어느새 밖은,  여명이 용장사를 감싸고 있다.

(위글은 김포들꽃풍경의 지기이신 들풍님의 茶談 게시판 글을  옮긴글임)

 

 

겨울밤은 하염없이 깊다. 어둑함이 칠흑같고, 적막감이 고요하네요.골목 외등마져 사그라든  오밤에 간간이 바람소리 가르며 외로이 질주하는먼길의 차소리가 그나마  졸고있는 정적을 흔들어 깨우는터입니다.

 

오십이 넘은 설잠선사의 뜨끔거리는 가슴에 쓴물까지 올라오는....그것은이미 깊숙한 궤양 증후군으로 보여집니다.요즘 시쳇말로 일컬으면 스트레스성 궤양인것이라고 밖에.

 

새벽 寒氣에 몸을 떨며 공양차를 달일때 쇄락한 정신은 혼미에 이를수도.차茶의 온기가 식고 여명이 스러지는 새벽녁....거기에 설잠선사의고뇌가 아릿한 통증으로  배어 나는것을 느낍니다.

 

이밤사,자정을 넘어 새벽을 가르는 혼미함속에 목젖을 타고 넘는  하얀 뜨물같은 액체(겔포스)의 박하향에  잠시 빨간 히타의 느물거리는 홍염을 어줍잖은 마음으로  멀뚱히 바라봅니다.

 

12월, 한해의 막달에 이르러  조금은 허허스러운 감이 없잖아  쐬~ 하고한해가 가고 나이를 또 더하고, 그리고  혼자만의 막연한  어떤 두려움같은것들....

 

이밤들어 유난히도 설잠선사 김시습의 詩와 茶香이 (감히) 내맘 같다 하여  뒤척일새 하마 식어진 하얀 커피에여명의 한기가 오소소하네요.

 

 

 

일출이 아름다운 이유는 밤새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기 때문이요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긴 여행을 했기 때문이다. 

 

(사진과 글은  한국의 산천님 방에서 퍼옴)

 

동쪽에서 서쪽으로 긴여행을온 노을이 아름답고밤새 어두운 터널을 지나서  귤빛 햇살이  더 투명하게 부시다함이어쩜 그리도 꼭 맞는 말이라 하여 주억거립니다.

 

얼마 남지 않은  한해의 끄트머리...세개의 초를 만지작 거리며조용한 맘으로 몇자 끌적여 봄입니다.

 

2005. 12. 7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 아이다2005.12.07 09:11 신고

    끝트머리 달 마무리 잘하세요,,,

    빠른 세월속에 해논건 없고 먹기시른 나이만 먹네요...ㅎㅎ...

    답글
  • 언제던가..
    선사입구에서 마셧던 차 한잔이 떠오르네요
    눈과 함께 한 한잔의 차..
    그게 설잠선사의 그윽한 차는 아니어도
    느낌은 충분하다지요
    눈이 내리고 있었고 해의 끄트머리를 걷고 있었는데..

    일출이 아름다운 이유는 밤새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기 때문이요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긴 여행을 했기 때문이다.

    저도 한국의 산천님 방에서
    아주 인상깊어 가슴에 담은 귀절이랍니다

    언제 이렇게 달려왔는지..
    저는 커피잔을 만지작 거리며..

    따스한 하루 되시어요^^*

    답글
  • 午園2005.12.07 11:05 신고

    녹차 한 잔 우려서 책상위에 두고 앉았는데
    다향 짙게 베인 분위기가 눈에 듭니다.
    산사의 고요한 정적과 차향과 불자의 참선이 어우러
    하나의 경지를 이루는 것 같습니다.
    펌하신 글들이 잘 어우러져
    한 해를 가름하는 이 즈음을
    잘 대변해주는 것 같습니다.

    감기 시원하게 떨치시고
    멋진 산행을 하신 후에
    우리로 하여 산행의 묘미를 간접체험 할 수 있게 하십시오.
    빠른 산행을 기대하겠습니다.

    답글
  • 표주박2005.12.07 17:59 신고

    까방님 胃는 튼튼하시죠?
    빈속에 녹차를 마신다고 크게 몸에 해롭지는 않습니다만
    녹차 카페인 성분 때문에 빈속에 마시면 체질에 따라
    속이 쓰리거나 메스꺼움을 느끼는 경우가 더러 있답니다.
    컨디션이 여의치 않을 땐 빈속에 마시지 마세요~

    답글
  • 루시2005.12.07 21:33 신고


    한해의 꼬투리에서
    아쉬운점이 많네요.

    한해를 돌아보니 제대로 해 놓으것도 없습니다.
    늘 한해 계획은 거창하게 잡으면서도
    12월에 지난 시간들을 생각하면
    늘 부족함에 부끄러워집니다.

    필통님께선
    가을을 너무 바쁘게 지내셔서 조금 더 아쉬우시겠어요.

    얼마 남지 않은 한해의 마지막
    잘 정리 하시구요~
    행복한 매일 되세요~♠

    .

    답글
  • Socrates2005.12.07 23:28 신고

    일출이 아름다운 이유는 밤새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기 때문이요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긴 여행을 했기 때문이다......
    늘 상 가슴속에 새겨둔 말이라하지만 참 몸속에 녹아들지 않는 삶을 살아오고있으니.....
    저문 한해 님의 글을읽으면서 많은 생각에 빠지다 갑니다.

    답글
  • 星姫2005.12.07 23:47 신고

    お 休みなる前に 熱いミルクを一杯飲むと 楽に なるんです。

     

    답글
  • 星姫2005.12.08 01:04 신고

    하얀님
    조금전까지만 하여도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내요
    가숨에 올라오는쓴물.... 하얀님 위는 뇌하고 같은 거래여
    이를 다스릴수 이쓰는것은 자신뿐이내요
    거짓인줄알면서 속는것도 괴찬아요..때론
    하얀님 주무시기전에 따듯한 밀크 한잔이 조을듯한네......

    답글
    • 까망가방하양필통2005.12.08 01:39

      때론 알면서도 속아넘어가는것...
      차라리 아득바득 우기지 않음이 편하네요.

      늦은밤,커피 한잔에 한개피 사루는 버릇
      습관화가 되어진지 오래여서...
      이제 잠자리에 들기전에 우유 한잔을 챙겨 보렵니다.

      살갑게 살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 하 늘2005.12.08 08:17 신고

    가방필통님....
    오랜만입니다

    잘 계시는지요???

    따꾼한 차한잔...
    그 향이 사무치도록 그리운 아침입니다

    오늘도 즐거움 가득 하세요

    답글
  • 낙타기르는여자2005.12.08 08:59 신고

    숨가쁘게
    님의 방문을 열고 들오는데
    향긋한 차 내음이 진동을 하는군요
    아직은 잠옷차림의 잠결에 젖어보는 그윽함도 갠찬은데요
    아휴~ 겔포스요? 잠이 확~ 달아나잔아요 ㅎㅎ
    근데시비월은왜빨리달아나려하는걸까요?
    아쉬움으로
    김시습의 시와 함께 하루를 보내야겠어요
    깊은 의미...그 시속에 근접할수나 있을런지...
    행복 가득... 가득한 하루 되십시요

    답글
  • 炤爛(소란)2005.12.08 09:19 신고

    오늘은 어떤 차일까 생각하면서 왔는데...

    ^~^

    역시 어우러짐이 있는 아름다운 ...
    차와 음악...그리고 글...

    아침이 싱그럽습니다. 너무나...

    가기싫은데요~~~~ 오늘 차에 흠뻑 취해보고 싶답니다.

    오랜만에 와서는 인사도 없이 무례하게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헤헤^^*

    반갑고 마음 편해서인가봐요. 그동안 건강과 평안하셨지요?

    하이얗게 시작한 겨울, 따스한 나날되시고,
    언제나 평안과 행복이 깃드시길 비랍니다.

    조금 더 쉬다가 갈께요^^*

    바구니...

    답글
  • 고 운2005.12.08 11:02 신고

    빈 마음에
    보람으로 채워보려 버둥거립니다.
    하지만 거두워드릴 알곡이 없는걸요. 허허허...

    하루 보람이였다 생각하려
    종종이렵니다.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

    답글
  • 등대지기2005.12.08 19:23 신고

    일출이 아름다운 이유는 밤새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기 때문이요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긴 여행을 했기 때문이다.

    몆번을 읽어도 공감가는 말이기에 다시 한번 새겨 보는 마음에
    적어 봤답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사는 것은 같은 것 같아요.
    단지 시대가 다를 뿐이지요.
    등대 또한 필통님 덕분에 좋은 글 보았답니다.
    한 해를 보내면서 허허로운 마음은 다 같은 것 같아요.
    건강 늘 조심하시구요.
    가족과 함께 따뜻한 저녁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답글
  • 노란넝쿨장미2005.12.09 00:07 신고

    글을 읽는 내내 푹 빠져있었습니다.
    어디선가 은은한 차 향이 나는듯하여 찾아왔더니
    역시나 ..이곳이군요.
    올 한해...수고 많으셨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인연에 올해도 감사를 드립니다.
    내년에도 감사할수 있도록
    언제나 건강하십시요.

    답글
  • 星姫2005.12.09 09:27 신고

    커피를 마시면서 하얀님 생각이나서 잠시들려군요
    간밤,바람에 참너머본우리집마당 감나무잎이 수북하내요
    에고...추운데 언재치우나..
    갑자기 서울에 다녀올일도생기고
    12월에주부 마음만바ㅃ브고 가숨한구석엔 허전함
    무엇부터할까...

    답글
  • 담화린2005.12.09 17:51 신고



    긴 여행을 떠나온 온화한 저녁햇살이
    어두운 긴 밤의 터널속을 지나던 시각에
    열심히 달려온 시간을 되돌아보셨나 보아요.^^

    설잠선사의 시를 읽으니 마음이 말개지는 것 같습니다.

    답글

  • >이른 아침에 차 한 잔은
    >정신을 맑게 해 주고 깨어나게 해 줍니다..
    >그리고 마음을 아주 편안하게 합니다..

    >쉴~또한 차를 좋아하지만..
    >까망가방하양필통님에 비하면..
    >그저 찻물을 훌쩍이는 정도일듯 싶습니다..

    >이 밤.. 편한히 주무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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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05.12.10 03:30 신고

    왠일인지 잠이 오지 않아
    늦은 밤 컴 앞에 앉아 봅니다

    연말..
    건강하게 보내세요

    답글
  • 별꽃앵초2005.12.10 05:55 신고

    공부 좀 하고갑니다.
    매월당 김시습은 알았어도 설잠(?)은 처음입니다.

    주말입니다.
    담배 한 개피 덜 사루는 주말이 되였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오늘 쉬고, 내일 용문산으로 갑니다.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05.12.10 11:36 신고

    긴 여행의 터널을 지나다가 신의 선물로 준 노을을 만났을 때의 감동은
    인생의 가장 감동적인 순간들이 지금도 지나가고 있어 붙잡을 수 없는 노을처럼
    오늘도 길고 도 긴 여운으로 우리들 가슴에 남아 멋진 석양의 노을처럼
    신비로운 그림으로 남을 이야기들을 새기며 돌아갑니다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고 ..ㅎㅎ

    당욘히 차한잔 가지고 오시리라
    전 아직 안마셔여 님이랑 함께 마셔야 차맛이 ㅎㅎ

    답글
  • 영주띠기2005.12.10 19:53 신고

    간간히 들리던 귀천이
    어데로 가고 없어 얼음길 종종이며 찾았더니
    두군데로 나뉘어 있더군요
    모과차 유자차 두병사니 차 한잔은 거저 드시라며 내어 줌에
    어찌그리 훈훈하던지
    마음담아 마시니 왼시름 다 날아가고

    조금 더 내려와 일광정사에서 우룡차 한통을 사들고
    지난 일요일 의 풍경입니다

    답글
  • 변함없이2005.12.11 22:14 신고

    마음이 푸근해지는 글입니다
    저역시 요즘은 위궤양으로 앓고 있는데..
    제겐 필통님의 글이 설잠선사가 다려마셨던
    차한자의 여유 같으네요 ^^

    새한주도 벅찬 행복 그득하시길 바랍니다

    답글
  • 하늘그림자2005.12.11 23:45 신고

    커피....
    그렇지않아도 커피라면 언제라도 사죽을 못쓰는데..
    이곳에 오면 자연스레 한잔먹고싶은 마음 굴뚝같아집니다.
    한해의 끄트머리...여서..
    맘이 먼저 급해지는가 봅니다.
    차한잔에...여유로움 한웅쿰 집어 넣어 남은 이십여일..더욱 알차게 보내 보렵니다.
    산천님의 글귀...도 담아가요..^^

    "일출이 아름다운 이유는 밤새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기 때문이요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긴 여행을 했기 때문이다."

    답글
  • 대아리랑2005.12.12 13:56 신고

    차 한잔 감사 합니다!!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05.12.13 06:38 신고

    세월 참 빠릅니다. 벌서 연말이니...
    올해도 갈무리 잘 하시길 빕니다.
    건강하세요

    답글
  • 한해의 끄트머리에서
    커피 마시러 왔습니다... ㅎㅎ
    오늘같이 추운날은 내복을 입어야 하는데
    함 버텨 보겠다고 출근했다가
    고생만 했습니다... 내일부터는 완전무장 ㅎㅎ
    출근길에 전철역에서 미니스커트 입고
    떨고있는 숙녀보고 존경의 눈길을... ㅋ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05.12.15 12:44 신고

    난 위 해석에 더하여
    이 풀을 마시면 88세 까지 산다는 의미로.
    예전 88 세 꿈의 나이였겟죠.

    잠시 감상하며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