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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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용 茶(차) 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풀 초+사람 인+나무 목 풀도 아닌것이 나무도 아닌것이 사람을 이롭게 한다고 합니다 들풍 오래도록 앉아 있어도 잠 못 이루어 한 치 남은 촛불 심지 베어 내었다. 서리 바람 귓가에 들려 오더니 싸락눈 침대 가에 떨어진다. 마음 속 깨끗하기가 물 같아서 빠르게 장애됨이 없고 막힘이 없다. 바로 그것이 너와 나를 모두 잊은 것,차완茶梡에 가득 차茶나 따라 마신다. 우선,설잠이 누군가? 설잠은 매월당 김시습의 법명이다. 매월당은 정치적으로는 불의와 폭력이 정의와 순리를 억누르고 사악한 권세가 정당화되는 현실의 아픔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쳤던 생육신의 한 사람이었다. 또 문학상으로는 최초의 한문 소설인 <금오신화>를 비롯해 2천 여 수의 시와 150 편에 이르는 논과 전과 기를 남긴 탁월한 문인이었다. 그는 또한 우리나라 풍류사,도교사,다도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었으며, 59년의 파란만장했던 일생에서 38년을 설잠이란 법명으로 승려 생활을 한 한국불교사의 거목이기도 했다. 설잠은 경주 용장사에 은거해 작은 초당을 짓고 차나무를 가꾸고 차를 달여 마신다. 무를 푹 삶고 또 오이를 구워서 형편 따라 먹는 산중의 공양 차도 달이네 배부르지도 고프지도 않아 한가로이 누웠으니 이제사 알겠네, 뜬 뗏목 같은 신세인 줄을. 오십을 훌쩍 넘긴 설잠은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 자신을 느낀다. 속은 쓰리고 가슴이 뜨끔거리며 목구멍에서 쓴물이 올라 온다. 산중에서 어찌할 수도 없다. 새벽 한기에 몸을 떨며 공양차를 달인다. 알싸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정신이 쇄락하다. 이를 들어 정성스레 부처님께 올린다. 조명청건朝茗淸健의 경지 이상이다. 차의 온기가 식었다. 더 이상 김이 오르지 않는다. 어느새 밖은, 여명이 용장사를 감싸고 있다. |
(위글은 김포들꽃풍경의 지기이신 들풍님의 茶談 게시판 글을 옮긴글임)
겨울밤은 하염없이 깊다. 어둑함이 칠흑같고, 적막감이 고요하네요.골목 외등마져 사그라든 오밤에 간간이 바람소리 가르며 외로이 질주하는먼길의 차소리가 그나마 졸고있는 정적을 흔들어 깨우는터입니다.
오십이 넘은 설잠선사의 뜨끔거리는 가슴에 쓴물까지 올라오는....그것은이미 깊숙한 궤양 증후군으로 보여집니다.요즘 시쳇말로 일컬으면 스트레스성 궤양인것이라고 밖에.
새벽 寒氣에 몸을 떨며 공양차를 달일때 쇄락한 정신은 혼미에 이를수도.차茶의 온기가 식고 여명이 스러지는 새벽녁....거기에 설잠선사의고뇌가 아릿한 통증으로 배어 나는것을 느낍니다.
이밤사,자정을 넘어 새벽을 가르는 혼미함속에 목젖을 타고 넘는 하얀 뜨물같은 액체(겔포스)의 박하향에 잠시 빨간 히타의 느물거리는 홍염을 어줍잖은 마음으로 멀뚱히 바라봅니다.
12월, 한해의 막달에 이르러 조금은 허허스러운 감이 없잖아 쐬~ 하고한해가 가고 나이를 또 더하고, 그리고 혼자만의 막연한 어떤 두려움같은것들....
이밤들어 유난히도 설잠선사 김시습의 詩와 茶香이 (감히) 내맘 같다 하여 뒤척일새 하마 식어진 하얀 커피에여명의 한기가 오소소하네요.
일출이 아름다운 이유는 밤새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기 때문이요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긴 여행을 했기 때문이다.
(사진과 글은 한국의 산천님 방에서 퍼옴)
동쪽에서 서쪽으로 긴여행을온 노을이 아름답고밤새 어두운 터널을 지나서 귤빛 햇살이 더 투명하게 부시다함이어쩜 그리도 꼭 맞는 말이라 하여 주억거립니다.
얼마 남지 않은 한해의 끄트머리...세개의 초를 만지작 거리며조용한 맘으로 몇자 끌적여 봄입니다.
2005. 12. 7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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