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며 생각하며

커피 한잔의 머무름 .....

까망가방하양필통 2005. 11. 9. 21:20


(커피  한잔의 머무름 1)

들숨과 날숨 사이에 틈새가 있고
소리와 소리사이에 침묵이 있듯이
마음과 마음 사이에 틈새가 바로 무심이며
무심에서 사물을 바라보는것이 바로 초월이다.


달마어록 / 선녀 (들꽃풍경 게시판에서)






(커피 한잔의 머무름 2)

김수영














김수영
나이가 들어가는 징조인지는 몰라도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는 빈도 가 잦아진다.
모든 것과 모든 일이 죽음의 척도에서 재어지게 된다.


자식을 볼 때에도 친구를 볼 때에도 아내를 볼 때에도 그들의 생명 을,
그들의 생명만을 사랑하고 싶다.
화가로 치면 이제 나는 겨우 나체화를 그릴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잘하면 이제부터 정말 연애시다운 연애시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쓰게 되면 여편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쓸 수 있는 연애시를,
여편네가 이혼을 하자고 대들 만한 연애시를,
그래도 뉘우치지 않을 연애시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1968)
김 수영 산문집에서 발췌


마흔 일곱.
그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졌던 그 해에 쓴 글이다
(숲속의 방님 블로그에서 퍼옴)




(커피 한잔의 머무름 3)

박 꽃
글/주머니


까만 밤하얀 박꽃이 별을 낳고 있다.흔들리는 달빛아래 이슬 머금고돌담따라 넝쿨을 타고하얀 박꽃이 어둠속에 묻어난다.대청문밖 달그림자 박꽃에 머물고짝잃은 매미 슬피 우는밤하얀 솜털 점점이 내저으며고부라진 두손 가만히 모은다.하얀 박꽃속에 노란등불 하나모시적삼 곱게 차려입은어머니의 기도처럼달빛아래 별을 낳고 있다.

시사문단 10월호 신인상 수상


월간 시사문단 10월호 시부분 당선작으로 주길돈의 "박꽃" 외 2편을 선정한다.


"박꽃" 은 리릭(서정시)의 전형에 가깝다. 우선 리듬(음악성)이 우리의 전통가락인
민요조에 기반해 있어 독자의 시나브로 한 흥을 돋운다.
이 작품 박꽃은 어머니상을 형상화한 주길돈의 조형미  솜씨로 독자의 뇌리에
오랜 영상으로 남을 것이다.
시의 관조성이 좋다. 시어의 맥이 흩어지지 않았다.
읽는 이로 하여금 같이 풍경과 시공간을 공유할 수 있을 정도로 관조성이 좋다.
(시사평)


위 글은 주머니님(본명 주길돈)의 시사문단 에서 신인상을 받은 詩와 評입니다.주머니님은 이곳 블로그에서 "주머니속의 이야기"라는 방이름으로 오랜동안 칼럼을 적으신 좋은 우리들의 친구이랍지요.

(커피 한잔의 머무름4)

너도 그렇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나태주의 시《풀꽃》에서 -


온 세상을 다 돌아다녀 보아도 
볼수록 아름다운 풀꽃 하나,

그게 바로 당신입니다.


오래 볼수록, 자세히 볼수록
더더욱 사랑스럽고
소중합니다.


< 고도원의 아침편지 >




(커피 한잔의 머무름 5)

좀있으면 노랑 은행이파리에 붉은 단풍이
가을의 절정을 가르겠지요.
늦가을엔 매캐한 낙엽내음이 또 우리를 기다리고.
이왕지사, 이가을 맛있게 지내십시다.
헛허허허


어느분의 블로그에 덧글로 남겨둔 인사




위글들은 간혹은 떠 올려보며 커피 한잔의 여유속에 걀색향을 코끝에 훔치곤,여러 사람들의 여러 이야기, 그리고 어떤 편린들을 간접적으로 공감하는마음에서 그때 그때 모아둔 글모음속에 몇개의 글입니다.

들숨과 날숨의 달마어록,겨우 당당하게 연애시를 적을만하니 요절하신 김수영님의 애잔함과,달빛아래 별을 낳는 하얀 "박꽃" 시,나태주님의 "풀꽃"을  함께 나누시지요.

더불어,주마등님(본명 주길돈) 님의 "박꽃" 시에서 가을 깊어감을 보면서신인상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루시님作




행사때문에 장기간 출장을 나와있습니다.8일부터 11일까지 전남 광주,  컨벤션센타에서  "국제 상하수도 전시회" 행사관계로 6일 (일요일) 밤에 광주에 내려왔습니다.해마다 요맘때쯤에 열리는 전국 물(水) , 상하수도 관련업체및 관계자들의 큰 행사이지요.저희는 2003년 부산 벡스코행사, 2004년 대전 엑스포행사에 이어 세번째로
참여하는 행사입니다.


전시장 부스를 꾸미고 전시하고 그리고 관람하는 관계자들에게 열심히
홍보를 하는 중요한 행사이기에 꼬박 나흘동안은 서있다시피 하기에
거의 파김치가 되네요.


가을 깊어가는 빛고을 光州, 커피향이 진한 밤,
단 며칠간의 공백이지만 이곳 블로그 친구들이 보고싶고,궁금하여
낯선 피시방 한켠에, 게임 소음틈바구니에서  안부인사 두고 갑니다.


갈 낙엽 내음을 잘 담아 내시고들 계시죠?자판기 커피지만 한잔 두고 갑니다.

헛허허허,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2005. 11. 9. 수요일

 

 

  • palmer2005.11.09 22:39 신고

    광주에 가 계시군요
    건강히 잘 계시다 오십시요
    계획하신 일들 다 잘 되시길 빌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일등을 다 했네요 ^^ 허허 거참..

    답글
  • 멍석바위2005.11.09 22:45 신고

    바쁘신 가운데 좋은 글 올리셨네요
    건강하시지요?

    두신 커피 팔머님이랑 나누어 마셨습니다
    행사 잘 마무리하시고
    건강하게 돌아오시길 빕니다...

    답글
  • 보n보2005.11.10 00:29 신고

    맑음과 고움 그리고 평온함이 스며있는 풍경들입니다.
    마음이 그리 되어집니다.
    감사드립니다.
    저어...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건강하시구요...
    요즘은 님의 그 시원한 웃음소리가 많이 그립습니다! ^^*

    답글
  • 오기2005.11.10 09:19 신고

    오랫만에 안부 여쭤봅니다.
    여전히 분주하신거지요?
    늘 잊지 않고 기억해 주셔서 무척 따뜻했습니다.
    그리고 자판기 커피?
    그게 세상에서 젤 따뜻하고 정겨운 커피던걸요.

    답글
  • 거리의 이곳저곳에서
    나뭇잎이 마구마구..
    사정없이 떨어져 내리고 있답니다
    오늘도 아침산책길에서 낙엽이랑 놀고 왓지요
    낙엽이 전해달라는데요
    빨리 올라오지 않으면 숨어버리겟다고..
    그곳의 단풍으로 대신하시겟다면 모 할말 없지만요 ㅎㅎ

    여전히 바쁘시구나..
    참 좋아보여요^*^

    오늘 커피는 제가 쏩니다
    가을 낙엽을 가득히 풀어~♣
    잘 마치시고 돌아오시길 바래요^^*

    답글
  • 표주박2005.11.10 11:51 신고

    단풍잎이 하늘거리는 산책로 거닐다 보면
    바람결에 흩날리는 낙엽 한장 줍고 싶어집니다.
    은행잎 하나에... 단풍잎 하나에...
    깨알 같은 갖가지 사념을 적고 싶어지는 계절...

    광주 전시장 행사, 그 바쁜 와중에도
    산책길에서 빛고운 잎새에 새겨놓은 값진 메모를
    펼쳐보여 주시는 정성.... 감동입니다!!!

    저는요.... 요즘 청개천을 자주 나가는데요...^^
    청계5가 모자가게 주변 손수레 커피 아줌씨가
    단골이 되었네요. 한잔에 500원인데 맛있더라구요.
    뚱뚱한 커피 아줌씨가 커피 배달도 하더군요.
    한잔... 주문해 놓습니다.
    출장다녀오시면 따끈하게 드세요...하하하~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05.11.10 17:16 신고

    따숩게 마시구 가요.
    늘 건강하세요

    답글
  • 바람개비2005.11.10 20:02 신고

    출장다녀오셨군요

    광주는 한번 말고는 공항을 스치는 지역이었읍니다

    몇년전 변산반도쪽을 돌면서가 가장 최근이었으니까

    뭍여행다녀온지도 오래되는듯해요 건강하시죠?

    답글
  • 루시2005.11.11 19:55 신고


    힘든 행사셨군요.
    커피 한잔의 머무름~
    그림과 글과 함께 진한 커피향에 발길 머무렀습니다.

    늘 고마우신 필통님~

    가을도 이제는 제 자리를 내려 놓으려 합니다.
    아쉬운 마음 가득 합니다.

    커피 한잔의 머무름~

    꽃 속에 산이 잠들다 / 이성선

    아이야

    꽃 속에 산이 잠들었다
    깨우지 마라

    가까이 다가가지도 마라

    놀라 깨어나
    나비로 날아가면
    어쩌겠니?

    .

    답글
  • 하늘그림자2005.11.12 11:33 신고

    오랜만에 까망가방 하양필통님의 커피향에 발길머물러 봅니다.
    커피향이 넘 진해서 따스합니다.
    바쁜행사기간동안에 맘 설레이는 글과 그림도 올려주시고...
    커피...잘~~마시고 갑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답글
  • 낙타기르는여자2005.11.12 14:32 신고

    전시회 관계로 광주에서 오래 머무르시나 봅니다
    그 바쁘신 중에 올리신 글이군요
    커피향이 진한밤 소음 틈바구니 낯선 pc방 한켠...
    파김치... 정다운 단어들이예요
    소개하신 시 박꽃 잘 보았구요 김수영씨 사연 또한...
    자판기 커피주시면 먹어야지요 ㅎㅎ
    낙엽을 태우면서... 남은 가을 행복하시기 바래요

    답글
  • 담원{曇鴛}2005.11.12 21:06 신고

    여기 윗글과 좋은 시간 보내고 있으니
    돌아 오실때
    맑은 물 한통만 이곳에 남겨주십시오^^

    답글
  • 어울림2005.11.13 14:24 신고

    올 가을을 분주히 바쁘게 보내십니다
    여전히 사업 번창하심을 기도 드려봅니다
    가을이 이미 가 버린듯 합니다
    영축산 정상에는 이미 살얼음이 얼어 있더군요
    겨우살이 튼실하기기 바랍니다
    건강하시구요..^^

    답글
  • joanne2005.11.14 07:00 신고

    김수영시인의 글은
    죽음을 미리 알고있는 듯
    쓴 글 같아서 조금 놀랍니다.
    저런 모습을
    생시에도 뵌 듯합니다.

    답글
  • 능수2005.11.14 16:09 신고

    한잎 두잎 떨구고
    지는 가을이 붙잡고 하소연이라도 하고픈
    는가을입니다.
    황혼 빛 물든 가을날
    지는 낙엽위에 아쉬움 한장 얻어 놓습니다.
    겨우살이 준비로 분주한 날
    고운 하루 되세요
    새로운 한주 멋진 날 되세요^^

    답글
  • Socrates2005.11.15 01:28 신고

    제가 가장 하고싶은 일을 하고계시는 듯합니다.
    힘이들지만 끝나고 나면 자판기 커피를 한잔 들때의 기분 아무도 모르지요....

    답글
  • 엉겅퀴2005.11.15 09:17 신고

    헉 !
    제가 좀 늦었습니다. 컨밴션센타는 가까이에 있는데 이제서야 글을 읽었습니다.
    제가 보고 싶으셨을건디..ㅎ ~
    담에 오실길 있으시면 꼭 연락주세요 .여기까지 오셨는데 ,, 죄송하게 됐습니다.

    답글
  • ☆ sirius ★2005.11.17 10:59 신고

    왠지
    커피 한잔의 머무름으로는 모자랄 듯..
    보고
    또 보고
    그러다 보니
    또 다른 한 잔의 커피에 대한 갈증이..
    한잔의 머무름 속에
    잠시 젖었다 갑니다..

    건강하시지요?.. ^^*..

    답글
  • 한결2005.11.17 14:11 신고

    어떤 일이든 열정적인 마음으로 일에 임하시는 모습이 정말 뵙기 아름답습니다.
    하시고자 하는 일들이 막힘없이 정말 잘 이루어지시길 멀리서나마 마음으로 진정
    기원드리고 또 드립니다.
    쌀쌀한 늦가을 날씨, 건강챙기시며 보람된 하루하루 되시길!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 [비밀댓글]

    답글
  • 주하인2005.11.17 21:08 신고

    잠시 발길 머물다갑니다.
    4일간 서계시려면 정말 힘드실 텐데.. 웃음 소리는 여전히 변함이 없는 듯 ㅡㄴ껴집ㄴ다.
    잠시 쉬었다 갑니다.
    강건하시고 잘 마무리 하고 올러 오세요.
    샬롬

    답글
  • 변함없이2005.11.17 23:10 신고

    김수영시인..
    술에 취한날 버스에 그런 사고를 당하셨다던데..
    김용택시인이 그를 추모하며 쓴 글을 읽고
    얼마나 가슴저렸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나태주님의 풀꽃..
    제가 새로 만난 인연들에게
    곧잘 부쳐보내는 시인데..
    필통님의 공간에서 만나니 더욱
    새로운 노래로 다가오네요 ^^

    평온한 이밤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