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며 생각하며

잠시의 흔적....

까망가방하양필통 2005. 6. 9. 20:50

 


▲ 밤


토막얘기 1

밤이 깊습니다.
여름밤은 깊다고 하여야 할지...
아니면 밤중이라고 말하는것이 더 나을것 같습니다.

겨울밤은 길고 깊은데 반하여 여름밤은 짧고 어수룩합니다.
다시말하면 겨울밤은 정적과 적막감이 호젓한데 여름밤은 시작과 끝이 모호하고
저으기 소란스럽습니다.

겨울밤엔 촛불의 온기가 정스러운데 여름밤은 모기향이 매캐합니다.

얼른 겨울이 돌아왔으면 하는 맘입니다.
이제 고작 초여름인데...

헛허허허허...그렇다는겝니다


▲ 날으는 새


토막얘기 2

보통날의 일과는 일곱시, 여덟시...또는 아홉시에 마쳐집니다.
마침의 기준은 뎅그러니 혼자 남아지는 그때입니다.
친구사장은 다른직원들이 퇴근하고 혼자 남아지는 내가 저으기 미안한터에
저녁을 같이 먹자며 반주 한잔을 곁들입니다.

저녁 여섯시 기준으로 여섯시까지는 친구가 사장이고
여섯시가 넘으면 친구 사장이 자칭 조수로 저를 수발(?)합니다.
슈퍼에 가서 캔맥도 사오고 커피도 타주고,
담날 출장갈것도 챙겨주고 내가 깜빡 까먹었던 것들을 상기시켜 줍니다.

간혹은요, 제가 사장을 막 등떠밀어 집에 보냅니다.
왜냐면요, 같이 마주하여 잡담과 너스레를 떨더라도 말이지요.
같이있으면요,근무의 연장 같다는 생각에 제가 손해난것 같아서요.

"니가 옆에 있으면 꼭 근무가 안끝난것 같으니께 얼릉 가랑께"
실은 차분하게 컴마실좀 다녀보거나 적을꺼리를 정리하기 위해서죠.

친구는 볼멘소리로 "맨날 컴만하니께 배만 나오지" 하고 삐죽하여 나갑니다.

헛허허허허...그렇다는게지요.




▲ 서까래가 보이는 풍경


토막얘기 3

여름날의 무더위에 장거리 출장은 퍽이나 기진하고 졸음과의 싸움이네요.
올봄까지만도 전국을 혼자 휘잡아 쏘다녔는데 지난달부터는 경기.강원지역을 떼어
다른 직원에게 분담시키고 저는 충청도,전라도,경상도로만 다닙니다.
오늘도 영동, 보은, 괴산을 돌고 왔지요.
근데요 점심 먹고나면 후덥지근한게 어찌나 졸음이 오는지....혼났습니다.

며칠전 출장길에 밤에 운문사로 넘어가면서 깜빡 졸다가 운문리 마을어귀
작은 다리(난간아랫부분)에 오른쪽 앞바퀴가 쿵 하였습니다.
다행히 아주 천천히 산보삼아 가는터였기에 바퀴만 부딪쳤을뿐 큰 사고는 아니었습니다.

친구사장이 어째 이상하게 앞바퀴가 덜덜거린다며 10000원주고 손봐왔답니다.
"차 댈때 보도블럭에 앞바퀴가 씻겨서 납덩이가 한개 떨궈져나갔나?" 그랬습니다.
속으로 그것도 이뿌게(?) 졸았으니 그만이지...에고 조심해야지.

매에 장사 없다지만 졸음에도 장사 없습지요.
부디 여러분들도 졸음 운전 마시기를....

헛허허허허....그렇다는겝니다




▲ 門


토막얘기 4

엊그제 출장길에 지난 2번국도는 글자그대로 우리나라 두번째 국도입니다
근데요....하동에서 진주로 넘어가는 구간은 세상에나....지리산,청학동가는길도 보이고
횡천, 북천 지나는 꼬부랑 고갯길은 아예 산길에 오지길입니다.
남해고속도로 하동IC 에서 내려 하동으로 빠져 진주 가는길은 기름값이 훨 더들지만
까만밤에 개구리 울음소리는 하루내 지쳐진 맘을 식혀주었지요.

어젠 영동,보은거쳐 괴산다녀오면서 부러 샛길로 접어들었지요
괴산에서 소이,불정으로해서 이류 지나 충주로 나오는 길은 정말 목가적인 샛길이지요.
좁다란 꼬부랑길에 사그라드는 햇살따라 깔끔하게 지납니다.
이런데까지 아스팔트를 해 놓았다니...할정도로 뜸한 샛길이지요.

출장을 마치고 되돌dk 오는길은 부러 샛길따라 마음을 식혀내며 오곤하지요.
이래서 출장은 언제나 "작은여행"입니다.

헛허허허...그렇다는겝니다





▲ 흔적



잠시의 흔적이었습니다

2005.6.9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사진은 권연옥 그림 / 표주박님 블로그에서 옮겨왔습니다

 

 

 

 

  • 노란넝쿨장미2005.06.09 21:26 신고

    까망가방하양필통님
    전 여태 필통님이 미운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좀 미워질려구 합니다.
    전 겨울이 싫은데
    얼른 겨울 돌아왔으면 하고 바라신다니
    어찌 제가 미워하지 않을수 있겠습니다.
    흑흑..
    전 겨울은 추워서 정말 싫은데..
    어쩌죠?

    답글
  • 졸음 운전을 하셨다니..
    그만하기 다행이지요..
    까망님이 바쁘시긴 한가봅니다
    그럴 성격이 아니신 거로 아는데..

    운문사 가는길..
    제가 무척 좋아하는 길이랍니다
    아주 큰 저수지가 있지요
    그 풍경이 좋아 여러번 돌기도 했었는데..
    아주 오래전에 말이죠..

    저도 여름밤이 참 좋아요
    찌는듯한 한낮을 보내고 저녁의 싱그러운 바람하며 별하며..
    시언한 캔맥 하나있으면 딱^^

    헛허허허...
    머 그렇다는 애깁니다

    굿나잇~~^*^

    답글
  • 별꽃앵초2005.06.10 06:04 신고

    정말로 그만하기를 천만다행 입니다.

    저도 어제 오대산에 갔었는데,
    손님들이 상원사로 산에 오르고 저와 총무님은 진고개 길로 주문진에 회를
    뜨러 갔습니다. 그런데, 이제까지 쌓인 피로가 어제따라 왜 이리 피곤한지...

    점심도 굶고 그냥 의자에 쓰러져 두어시간 잠을 잤네요.
    졸지 마십시다. 피곤하면 쉬여 가십시다.
    아직 어깨위에, 등짝에 드리운 짐을 벗어 놓기엔 아닌 것 같습니다.

    비내리는 아침에 다녀 갑니다.

    답글
  • 최인호2005.06.10 07:40 신고

    님의 글이 재미있어
    다시 한번 읽고 갑니다

    비오는 아침, 졸음운전 마시고
    즐거ㅓ운 하루 되세요

    답글
  • 대아리랑2005.06.10 07:45 신고

    허허헛 그렇군요 필통님
    살아가는 이야기가 형이상학적 입니다
    저는 칼같이 퇴근 합니다!!가정이 더 좋다는건가요?ㅠㅠ

    답글
  • 에나꽃2005.06.10 08:17 신고

    음악과 함께 님의 흔적을 보면서 우리의 삶을 잠시 돌아보게되네요
    많은 사람들이 아무생각없이 순간순간을 .......
    이 아침에 참 많은 생각을 하게되네요
    그리고 언제나 조심하셔야죠
    많은 님들의 걱정거리가 되겠습니다
    요즘 날씨가 더욱더 사람을 피곤하게 하지요
    언제나 건강하시고 오늘도 좋은 흔적남기시길........

    답글
  • 어울림2005.06.10 08:25 신고

    장거리 운전시 최대 난적은 역시 졸음운전이지요..^^
    샛길로의 작은 여행길
    마음이 한 결 여유로우시겟습니다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있었던 날은
    콧노래 휫파람소리 절로 흥얼거려질 테지요..

    늘 안전 운전 하십시오..^^*

    답글
  • 오기2005.06.10 10:08 신고

    '맨날 컴만 하니까 배만 나오지'라는 사장님의 말씀에 한 바탕 웃어봅니다.
    저도 매일 앉아있으니...

    답글
  • 지아2005.06.10 14:16 신고

    여행이 곧 출장, 출장이 곧 여행...
    좋은 직장이네요.
    부러워요.
    하동,진주쪽 풍광이 좋지요?
    다른 곳도 ?

    답글
  • 302005.06.10 18:13 신고

    "헛허허허허...그렇다는게지요."
    무척 듣기 좋은 말인 거 같아요... 흠... 여유로워지는 느낌... =ㅅ=

    답글
  • SoHee2005.06.11 00:03 신고

    마음먹기 따라 피곤한 출장도 여행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음의 여유... 사는 멋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늘 안전 운행 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05.06.11 09:01 신고

    ㅎㅎㅎㅎ
    운동 합시당. 앉아만 있음 진짜 배 나와요.
    멋진 주말 보내세요.
    출장도 가고 여행도 하고....꽁먹고 알먹고...히힛~~

    답글
  • 등대지기2005.06.11 09:22 신고

    글 읽다보니 제 눈에 확 들어 글이 있네요.

    컴에 너무 있지마시구 운동 하셔야지요.
    배 나오면 아니 되는 것 아시지요.
    컴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은 건강이 허락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만
    요즘 가까운 뚝방으로 나가 운동 하시면
    기분도 상쾌하시구 또한 짧은 토막의 글이
    더 나올듯도 하답니다.ㅎㅎㅎ

    주말 행복하게 보내시구요.^^*

    답글
  • 수수꽃다리2005.06.11 09:58 신고

    ㅎㅎㅎ..
    컴만하시니 배나오지요 ^^
    바쁘게 다니시는군요 여전히~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

    답글
  • 문혜숙2005.06.11 14:04 신고

    느긋하고 여유있어 보이는 님이 부럽네요
    그때 출장에서 다닛는것을보고 너무 치곤하시겠다는생각을 했었는데
    정말 큰일날뻔했네요 다행입니다 건강이 제일입니다
    벌써 겨울을 기다리시니 웬지 저는 마음이 시려오네요
    마음조리는마음같애요 그런거 있지요 몸은 너무 피곤하고
    그렇다고 다른사람에게 맡기지는못하고 힘은 들어도 정이가는것 말입니다
    기쁨축복을빌어요 샬롬~~~

    답글
  • 진달래2005.06.11 16:40 신고

    출장이 많으니 글 소재가 이리 흥하나 봅니다.
    계절따라 출장의 소재도 변하겠지요?
    곧 가울 단풍 얘기를 쓰실것 같네요...

    답글
  • 아이다2005.06.12 20:10 신고

    도봉산 등산하고 순두부백반 먹고 집에 오는데 어찌나 졸린지,,,,,,,
    야속하데요...........너무 졸리니....신호등에서 잠깐 꿈 까지 꾸면서 잔거 있지요...

    답글
  • 채원 조이령2005.06.13 09:10 신고

    저두 예외가 아닙니다.
    가장 큰 난적이 졸음이라는 것.
    특히 점심 먹고 한 낮에 운전할 기에는 더 더욱~~~
    어제도 그래서 운전대를 잠시 맡겼지요.
    그래서 번 갈아 가며 운전할 필요가~~~
    그런데 혼자일 때가 문제겟지요.

    잠시 휴게소 등지에서 눈 붙인고 쉬었다 가심이 상책입니다.
    조심, 조심, 조심하실 수 밖에~~~

    늘 조심 운전하세요^^*

    답글
  • 산향2005.06.14 11:30 신고

    가방님과 친구사장님의 행보..
    일이 잘 되시는 것 같네요.
    늘 건강하시고, 맑은 날들이길 바랍니다.

    답글
  • 302005.06.14 20:58 신고

    첫번째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는 게지요... 헛허허허 그렇다는 겝니다.. 흠흠...
    너무 듣기가 좋기에 슬쩍 따라해 보았다는... =ㅅ=

    답글
  • 음악이 넘 좋아
    좀 더 머물다 가렵니다
    예전에 이음악에 빠진적 정말 자주있었는데..

    밤은 정말 여름이 좋아요
    무더운 한낮과는 다르게 서늘하고 공기도 상큼한것이..
    늘 그런생각 한답니다

    어제 큰비가 지나고
    오늘은 아침도 서늘하네요
    많이 바쁘시죠?
    제가 드리는 모닝커피 한잔 드시고
    오늘도 힘차게 아자~~~~~~~^^
    시원한 행복 누리세요

    답글
  • 하 늘2005.06.16 07:50 신고

    토막 이야기...
    단편 소설 같은 고은 이야기들이군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아침부터 습한게 마치
    한소나기라도 오려는가 봅니다
    늘 평안한 날 되시기 바람니다

    답글
  • 풀각시2005.06.16 12:01 신고

    까방니임~~~~~~~~~~

    답글
  • dada2005.06.17 22:12 신고

    벌써 45여년 전의
    꿈같은 이야기 입니다
    어릴적 그의 외가집에서 보낸 다다는
    이모등에서
    외할매 사랑속에서
    술취한 외할배 품속에서 자랐지요
    잠결에 코를 심하게 고시던
    외할배 품이 우찌 그렇게 무섭던지......
    .
    한학자이신 외할배는
    문집을 남겨셨는데...
    외삼촌이 없는 집이라
    돌아가신 뒤에 오리무중.....
    너무 아쉽습니다...............

    그 시절 그 밤에
    어둠과 함께
    동네 총각들이
    휫~바람 날리던
    그 개울위로
    나르던 그 반딧불이...

    그 불빛을 따라 달음질치던
    내 유년의 기억들...그 불빛이 아스라이~

    답글
  • 낙타기르는여자2005.06.18 14:33 신고

    까망가방하양필통님 !!!
    올 때마다 무척이나 닠네임이 인상적이었죠.......

    님의 잔잔한 일상은 제겐 부러움으로 다가오네요..
    가다보면 들판에 익어가는 보리밭도 감상할수 있을테니까요..

    예쁜글 감상하며 ~오늘에서야 방문글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