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며 생각하며

강건너 길따라 (3일간의 작은 여행)

까망가방하양필통 2005. 6. 1. 03:07


 



안개속에 수양버들 지아님사진 퍼옴


출장길....길가는 맘


그제 새벽...아니 오밤중에 출장길을 나섰습니다.
밤중에 이동함은 야행성기질이라서,또한 뜨거운 햇볕에 번들거림이 싫고,
아침 미팅및 협의를 위해선 부득이 오밤중에 이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까만밤...차량들이 뜸한 길따라 한적하고 여유스럽게 길따라감은
밤의 정적에 바람소리만을 가르며 사색과 더불어 못다한 욕구일랑
욕심껏 공상으로 희화화하여 혼자 좋아라 하는 맹랑함때문이기도 하지요.


2박 3일간의 여정....제법 나름대로 길다란 여정이네요.



첫째날,
서해고속도로따라 서해대교를 건너 당진에서 국도로 부여,논산,
익산을 지나 부안을 거쳐 무안에 이르러 일을 보았지요.
다음장소로 광주사무소를 경유하여 남해고속도로와 하동에서 2번국도로
진주로 갔습니다.
백마강과 금강,만경강,영산강을 건너고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간 길입니다.


둘째날,
진주성 촉석루를 어슬렁 거닐어본 밤마실과 낯선곳에서의 하룻밤의 설렘을
간직한체 진주,함안에서 업무를 보고 마산에서 밀양길로 청도지나 운문사로 갔네요.
깜깜한 밤, 외등만이 듬성한 운문사 경내와 야영장을 서성거리다가
석남사쪽 고개넘어 언양에 이르렀습니다.
둘째날은 촉석루의 남강과 밀양의 영남루가 굽어보는 밀양강을 건넜습니다.


세째날인 내일은
언양에서 감포로...고개넘어 경주에서 업무를 본다음 대구 설계사무소를 들러
잠시 마무리 하고 가산을 자나 낙동강을 건넌후 한강을 곁에끼고 88도로따라 사무실에
이른다면....적잖은 강건너 길 여행이 끝나려나 봅니다.


이번 여행은 유난히도  강건너 길이라네요.
깊은강은 소리없이 흐르지요.너른강은 묵묵한 포용으로 안아줍니다.
그래서일까요?  특히나 우리네 강은 恨을 삭히우며 어미의 젖줄을
떠올리게 하는 그리움 같은거라 하네요.



오래전에 카페에서 퍼담아 놓은 "渡 錦江" 이라는 漢詩를 새삼스레
들먹이며 강따라 지나진 그 길들을 다독거립니다.




일상적 관계 - 어떤 휴식  하의수작(지아님 칼럼에서)

渡 錦江

錦江江水碧於油    금강강수벽어유
雨襄行人立渡頭    우양행인입도두
初年濟世安民策    초년제세안민책
不及梢工一葉舟    불급초공일엽주


금강을 건너며

금강의 강물 빛은 기름보다 푸른데
빗속의 나그네는 나루터에 서있구나
그 옛날 세상 건져 백성 편케 하자던 뜻
뱃사공의 조각배미치지도 못하누나


다시금
"정인"-한양대 교수님이....알기쉽게 풀이를 해 놓으셨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길가던 나그네는 비에 젖어 빗속에 더 푸른 강물을 바라본다
건너편 나루쪽을 목 빼어 바라본다.

뱃사공이 배를 몰아 이쪽으로 건너오기 전 에는
나는 여기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갈수 없다.
비 젖은 생쥐꼴이 되어 하염없이 사공을 기다리고 있자니,
춥고 배고프고 을씨년 스럽다.

젊은날 제세안민(濟世安民)의 거창한 포부를 품었으되
지금껏 이룬것 하나도 없다.
제 힘으로 강 하나 건너지 못하는 주제로
무슨 세상을 건지고 백성을 편케 하겠다는 꿈을 품었단 말인가?
저 사공의 조각배만도 못한 내 젊은 꿈이 서글프도다.


*****

오월의 향연이 부풀은 마음을 차분히 접고 유월을 맞습니다.
유월은 장마비에 녹음이 짙어지고,초록바람이 땀을 씻어줄테지요.

이 여름은,바래고 낡은 밀집모자아래 골패인 주름살의 농부들의
검게탄 얼굴에 하얀이를 드러내고 껄껄 웃음짓는 여름이기를 빕니다.

우리라 하여 함께 하는 모든 친구분들의 가내에
초록바람이 상큼하시기를 더불어 바램합니다.


2005. 6. 1  유월의 첫날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 알 수 없는 사용자2005.06.01 06:00 신고

    멋지고 행복한 유월 맞이 하세요.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넓혀주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 날 되세요.

    답글
  • 등대지기2005.06.01 06:39 신고

    장미향이 더 짙어지는 6월
    온갖 생명들이 왕성하게 몸을 부풀리는
    6월이 시작 첫 날 입니다.
    유월은 물질도 마음도 한껏 살찌우는
    그런 충만된 달이 되기를 기원하면서....

    까망가방하양필통님
    행복한 하루 되셨으면 합니다.^^*

    답글
  • 고운님2005.06.01 07:15 신고

    떠날때 떠나고 돌아올때 돌아오는..여행은 그자체가 평온이겠죠..
    좋은하루 행복한 하루 되시길....

    답글
  • 에나꽃2005.06.01 08:18 신고

    하찮더라도 소중한 회상과 그리움입니다......라고 하신 그 말씀대로
    한 순간도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고 이렇게 아름다운 생각과 글로써 담아 내시는군요
    이번 출장길은 모두가 제게도 낯설지않은 길입니다
    저도 자주 달리는 길이거든요
    출장을 여행하는 맘으로 즐기시는 님의 길에 행복만이 ........
    이제 실록이 짙어지는 유월입니다
    이 소중한 한 달 아름다운 날들 되세요

    답글
  • 아이다2005.06.01 08:38 신고

    오늘도 즐거운 여행길 되세요.밤 부터 비소식 있는데 조심히.......... ^^*.

    답글
  • 수수꽃다리2005.06.01 08:43 신고

    3일간의 작은여행이 님의 마음을 평온하게 하셨겠지요..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할 수 있다는건 행복이겠지요
    신록의 푸르름처럼 유월에도 늘 밝음과 희망이 함께하시기 바랍니다 ^^*

    답글
  • 아연(我嚥)2005.06.01 09:44 신고

    오월에 떠난 출장과 겸한 여행길
    유월로 이어져 강따라 행복한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그 행복한 마음 유월 내내 함께 하시기를...
    오후부터 비소식인데 빗길에 운전 조심하세요.^^*

    답글
  • 어울림2005.06.01 09:48 신고

    3일 간의 출장 길이 전혀 낮설지 않습니다
    석남사에서 언양 넘어가는 길은 대낮 경치도 참 좋다지요
    가벼운 드라이브코스로 즐겨 찾는곳입니다
    언양에서 감포 지나 경주 일 보시고 낙동강을 지나시다
    그ㅡ 유명한 낙동강 일몰을 보실 수 있는 행운을 맞는다면 더 할 나위 없는
    출장마무리가 되겠습니다
    출장도 겸한 휴식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좋은 성과 이루시어 사업 번창 하십시오..^^*

    답글
  • 대아리랑2005.06.01 10:06 신고

    유월을 맞이하며
    강건 하세요!!

    답글
  • 한국의산천2005.06.01 11:22 신고

    여행은
    그리움을 향한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업무와 더불어 좋은 여행에 관한 글이군요..
    얼마나 좋을까?

    답글
  • 파이란2005.06.01 11:36 신고

    까망가방하양필통님도 초록의 싱그러움을 만끽하는
    아름다운 유월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시구요^^*

    답글
  • 표주박2005.06.01 17:38 신고


    선남 선녀가 선망하는 여행길도
    직업이 되면 스트레스가 쌓일 터인데
    사업차 나선 긴긴 여정속에서도
    주변 경관에 녹아들어 한시를 읊으시는 여유로움..
    보나 마나 하시는 사업 "번창" 확신합니다...!!!

    유월의 싱그러움 함께 합니다...^0^

    답글

  • 까망가방하양필통~님!...
    >좋은글을..
    >그것두 알기쉽게 해석까지 곁들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어쩌면..
    >저와 필통님은 서로 마음이
    >動했는가 보옵니다...^^

    >절대로!~
    >똑 같은순 없지만..
    >제 마음을 읽구 올려 두신글 같사옵니다...
    >남은 여정두 잘 마무리 하시고
    >조심히 돌아 오시옵길..()..

    답글
  • 지아2005.06.01 21:13 신고

    엇 **
    보던 사진인데..
    하는 순간 제 이름이 적혀있네요.
    써먹어주셔서 영광이라고 해야 하나요?

    답글
  • 오기2005.06.02 09:44 신고


    올려 놓은 한시를 몇 번이나 연거푸 읽어봅니다.
    어찌 그렇게 작은 인간의 마음을 절절하게 풀어 놓았는지...

    답글
  • joanne2005.06.02 15:00 신고


    바쁘신 일정을 다녀 오셨을텐데
    저는 좋은 곳만 다녀오신 유람으로 생각됩니다^^
    결혼해서 신행길에 들러 남편 친척들께 인사드리던
    지방들입니다...
    가산, 언양, 진주 등등이...^^

    답글
  • 초의2005.06.02 15:15 신고

    초록쉬리 인사드려요*^^*
    신통하고 이쁘죠*^^*
    요로콤 잘 찾아 이뿌게(?) 인사두 드리고...
    출장겸 여행 즐겁게 마무리하시고..보람있는 결과 이루시길 빌어요*^^*

    답글
  • 노란넝쿨장미2005.06.02 19:15 신고

    떠날수 있을때 떠날수 있음은 행복이라고
    누군가 말한 기억이 얼핏 생각이 납니다.
    오월을 보내고
    유월을 맞이하면서
    기억에 남을 추억 만드셨음에 기쁘시겠습니다.
    부러움 마음 가득 담고 돌아갑니다.

    답글
  • 문혜숙2005.06.03 00:32 신고

    글이 다 날아가네요 다음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요
    유월을 여행중에서 맞이하셨네요 진주 촉석루와남강 에 대해
    남도님의 소개로 잘알고 있는데 오늘또 들으니 잘알것 샅습니다
    건강하시지요 님의 글은 읽을때면 바로 옆에서 소근대는것 같습니다
    업무잘보시고 건강하게 돌아오시구요 유월은 모든꿈과 만사가 형통하시구요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기쁨축복을 빌어요 샬롬~~~

    답글
  • 별꽃앵초2005.06.03 03:54 신고

    교수님의 한시풀이가 너무도 마음에 다가서는군요.
    우국충정, 제세안민, .......

    강건너 길따라
    "술익는 마을 타는 저녁놀" 좋은 성과가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늘 하시는 여정위에 행복이 함께했으면 좋겟습니다.

    답글
  • 낮익은 길이 나와 참 좋네요
    서해고속도로따라 서해대교를 건너 당진..
    국도로 부여,논산,익산을 지나 부안을 거쳐 무안
    언양에서 감포가는길..

    마음은 벌써 차에 시동을 걸고..
    언젠가의 여행길을 더듬어 달리고..

    유월이네요
    여전히 바쁘신 모습..
    그래도 여행길과 함께하시니 얼마나 행복하실까..

    건강조심하시고 늘 행복한 유월되세요^*^

    답글
  • 뜰지기2005.06.03 20:38 신고

    둘째날 여정이
    저의 지난 시절의 추억들을 떠올리게 하네요^^

    출장 많으신 경험속에 새록새록 늘어나는 삶의 기록에 머물다 갑니다.
    늘 건강하세요^^

    답글
  • 에린2005.06.03 21:13 신고

    좋은 글 읽고 갑니다
    행복한 유월 맞이하세요!

    언제나 따스한 글 한자락에 많은 배움을 얻게 하시는...
    하시는 모든 일에 축복 임하시길..*^^

    답글
  • 영주띠기2005.06.05 10:08 신고

    모두들 연휴 즐기느라 도심 탈출 이네요
    분주한 일상을 잠시 두고
    사무실에서도 망중한을 누립니다
    느릿느릿
    신문도 읽었고 민들레 차 우려 마시고
    이리 음악도 듣고 글도 씁니다

    여행을 생업의 부분으로 하실 있음이 좋으네요
    다행히 사업이 좋아 보이십니다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05.06.06 23:06 신고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