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며 생각하며

모내기.....그리고 산들바람차

까망가방하양필통 2005. 5. 28. 05:53
   
비산체험학교

비산체험학교는 훌륭한 시설을 갖추지는 못했습니다.
경치가 아름다워 유명한 곳에 자리하지도 못했습니다.
다만, 산과 하늘과 바람과 땅의 이야기가 살아 있는 우리들의 영원한 학교입니다.
흙 냄새가 있습니다.
아주 작은 것들에 마음을 주고 거창한 이름표를 달지 않더라도 그 마음을
나누고자 하는 분들에게 언제라도 학교 문을 열어 드립니다.
이 땅의 모든 이들과 작고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어 가시지 않겠습니까?

(비산체험학교 홈피에서 발췌)


적어도 그만한 마음까지는 아니되더라도 몇몇분과 더불어
비산학교에 모내기를하러갔다.
물론 들꽃풍경의 회원이기도한 비산학교운영자이신 그분들의 초대도 있었지만.

이슥한 밤시간에 영월 주천에 소재한 비산체험하교에 도착한 일행은
교실을 개조한 너른 응접실에서 이런저런 맘으로 회포를 반가이 나눈다.



모다들...신기한듯 모내기를...
실인즉슨...아이들은 되려 거리적거리어 방해만, 그래도 맨발에 미끌한 물논에 바지가랭이를
걷어부치고 모를 심는답시고...발이 빠지지 않아 기우뚱 짜우뚱하는 모습들이 귀엽다.
정말...흙을 만지고 밟고...그 흙냄새를 맡고...더불어 풀과 숲이 강바람에 어우러진,초록마음

잠시의 스쳐나는 생채기 같은 추억으로 오래 오래 마음 한켠에 흙내음을 남겨줄것이다.



모내기 마치고 동네분들과 (끝까지 남은 사람들끼리) 기념사진, 찰칵^^


안나푸르나봉을 트래킹하시고 땅끝마을에서 고성까지 홀로 도보종주를 하신 안나님께선
오죽했으면 "차라리 지리산 종주를 한번 하는게 더 낫지..."하신다.
농삿일이라는게 흔히들, "때려치우고 내려가 농사나 짓지 "하고쉽게 내뱉지만
꼭 이런 체험학교에서 원초적 농삿일에 혼쭐(?)좀 나가지고 가셨슴 한다.

무척 뿌듯한 자랑같은 얘기 하나...이곳 주천면 도촌리 마을에 젊은 부부가 큰 맘으로
귀농하여 농사도 잘짓고 모범적이고, 동네일 솔선수범하여 이번에 이장으로 뽑혔다네요.
모내기마치고 가든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는데 송아지가 태어나는 경사가 나기도.
물론 그 이장님 내외도 들꽃풍경의 회원이시다.


모내기 막간에 막걸리 한잔 새참과 한대 태우고.....

들일의 백미는 역시 새참이 아닐까?
허리도 좀 펴고 허기진 배를 요기도 하고...더더구나 여럿이서 품앗이를 하는 모내기라면
새참에 걸죽한 막걸리 한순배에 니는 어떻고, 니나 잘해라...하고 서로 트집잡으며
껄껄거리고 한웃음 하고나면 지쳐진 몸뚱이에 새힘이 솟구쳐지지요.





들꽃이야기

비산 체험학교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밤어둠을 가르며 상경길, 신림 IC 로 나가는 길목에
역시 회원이신 젊은 부부가 경영하는 "들꽃이야기"라는 전원카페에 초대를 받았다.




파김치 되듯 지치고 寒氣가 도는참에 활활타는 통나무 모닥불은 따뜻한 양식이나 다름없다.
숨은 속내를 모닥불에에 태워내듯 모내기 하다 죽다 살아난 얘기들을...
에고~에고~ 허리야~ ...정강이도 땡기고....헛허허허





치악산 들어서는 길목....들꽃이야기는 아담하고, 황토내음이 살가운 전원카페이다.
깔끔한 뜨락이 넓고, 갖가지 들꽃들을 가꾸는 정성이 예사스럽지 않고 대견하시다.




차 한잔의 담소...들꽃풍경 카페지기이신 들풍님외
모자쓰신분은 쥔장이신 명도사님




산들바람차....이집 안주인의 닉네임이 산들바람님이시다
정숙한 찻잔속의 고요속에 작고 앙징스런 들꽃 하나, 산들바람에 뱅그르르....



섶다리
주천강 섶다리 .영월군 주천면 주천리
판운리 섶다리.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
영동 고속도로에서 신림 I.C.로 나오셔서 우회전하시어 주천 방향으로 약 25km


바로 주천면 언저리에 섶다리가 걸쳐져 있음에도 모내기에 허우적거리느라
정작에 건너보지 못하였다.
요담에 다시 들러볼만한 미련을 남겨둔것으로 자위하며 하루를 접는다.
비록, 녹초가 된 모내기 였지만 이제나마 "꺼리"를 한가지 체험한것은 두고 두고
안아낼수 있는 좋은 추억이 될상싶다 하여 배시시 하늘보고 웃는다.


카페 회원이시자 이곳 블로그에 함께 하시는 다솜(다흰)님의 오월의 아쉬운 맘을
살그머니 퍼담아 왔다... 녹우라도 나린다면 녹색물을 흠뻑 물들이고지고....








(다흰님글에서)
"또한 행여라도
나무 그늘과 싱그러운 풀이 봄철의 화사한 꽃보다 좋다는 5월의 끄트머리에
녹우(綠雨)라도 내린다면
기꺼이 거리로 나서서 비에 흠뻑 젖어 온몸에 녹색물을 들이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라도 하나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2005. 5. 15
주천 비산체험학교에서 모내기를 마치고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사진은 동행하신 로사님이 카페에 올린것과 비산체험학교 홈피에서 퍼왔습니다)

 

  • 도요새2005.05.28 07:06 신고

    이럴 때마다 내 딸 마티즈를 시집보낸 게 후회스럽다니까요.
    고 계집애라도 있으면 집어타고, 오늘같은 모처럼의 휴일, 휘익 달려가 볼텐데 말입니다. 모내기 이야긴 단 한 마디도 들어도지 않고, 비산체험학교 이야기만 그저 그저 궁금하네요. 운영하시는 분이 존경스러워서 말입니다.

    아, 두고가신 선물 잘 받았다는 인사하러 와서는 딴 소리만.
    퀵으로 배달되어 벌써 좋은 아침을 맞고 있습니다. 감사!

    답글
  • 어울림2005.05.28 08:05 신고

    시집가서 맞는 첫 해 봄
    양 손에 주전자 들고 새참을 머리에 인 형님 뒤를 졸래졸래 따라
    논뚝길을 걸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당시는 모든 환경이 낮설어 시골 풍경의 맛깔을 모르던 시절입니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모내기를 하신다면 달려가고픈 마음이지만
    부모님 기운 달려서 농사 외주 나간지 꽤 오래 되었습니다
    어린시절 모내기 추억담 불빛에 익어 더욱 맛났지요..
    모처럼 좋은 시간 보내셨습니다
    주말 휴일도 행복하십시오...^^*


    답글
  • 글을 읽다보니 언제던가..
    서클에서 모내기를 도와주러 간적이 생각나네요
    그 마음까지는 참 좋았는데
    여학생들은 거머리 무서워 도와주지도 못하고..
    그리고 후담으로 들었는데 그때 심은 모가 모두 둥둥 떠버렸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절대로 지원 요청을 하지 않는다나 ㅎㅎ

    담배 한개피 사루시는 모습..
    진정 농부의 모습이십니다^*^

    저 들꽃 이야기..
    다산 초당 입구에도 비숫하게 자리하고 잇는데..
    녹차수제비 먹었던 기억나네요
    저도 산들바람차 한잔 주시어요~~

    오랜만이죠...?
    어찌 지내시나 궁금햇답니다
    잠시 드러와 안부를 묻네요

    주말입니다
    행복가득 채워 출발하시길~~^^

    답글
  • 대아리랑2005.05.28 17:47 신고

    참말로 예쁘십니다!
    힘드셨지요
    그러나 보람이 있으셨겠습니다
    아구 부러워라
    수고 하셨습니다!!

    답글
  • 지아2005.05.28 20:56 신고

    힘들었지만 멋진 시간이셨겠습니다.
    들꽃이야기 - 그곳 무척 가보고 싶네요.
    길이 멀지만 메모해봅니다.

    답글
  • 오기2005.05.28 22:31 신고

    새참 드시고 담배 한 대 피우시는 모습이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십니다.

    그나저나 모내기 광경?
    참 오랫만에 보는 정겨운 풍경입니다.
    예전 우리집에서도 매년 봄마다 벌여지던 풍경이었더랬는데
    이제 모두 과거형이 되고 말았습니다.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05.05.29 06:46 신고

    모내기 철입니다.
    들판이 온통 푸르름으로 채워질..
    오월의 마지막 휴일
    보람차게 보내시길...ㅎ

    답글
  • 숲내2005.05.29 12:13 신고

    아름다운 이야기 잘 보고..
    조오기~찻집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
    서울서 나고 자란 아들녀석,
    올해 처음으로 친구를 도와 모를 심고와서는 3박4일 앓더군요. ㅎ~

    답글
  • 별꽃앵초2005.05.29 17:00 신고

    손으로 모내기....오랜만에 보는군요.
    누이들,형님들 참 모를 잘도 심으셨는데....저는 주로 못줄이나 잡거나,
    아니면 뒷모쟁이나 했는데....ㅎㅎ,
    하지만, 뒤에서 노랫가락 한 마디는 했답니다.

    비산체험학교.
    주천, 신림, 그쪽은 자주 가는 편인데 꼭 한 번 들려봐야겠네요.

    들꽃이야기.
    간판을 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헷갈립니다.
    분위기가 아늑해 보입니다.
    얼마 안 있으면 선바위봉이라고 그쪽에 가는데 한번 들려봐야 겠습니다.

    즐거운 휴일이지요?

    답글
  • 커피나무2005.05.29 19:03 신고

    정겨운 풍경이네요. 요즘 일손이 없어 모내기 못하는 논들도 꽤 된다던데....
    들꽃향기가 막 풍겨올 듯한 느낌이네요.
    새참시간의 막걸리맛은 꿀맛이겠어요. ㅎㅎㅎ
    좋은 시간 보내고 오셨군요.

    답글
  • 노란넝쿨장미2005.05.29 22:08 신고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마치 그림속에나 나올법한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
    한자한자 글을 읽으면서
    내 마음에 모한포기 심었습니다.
    가을 볕 좋은 날에 수확하면...그것으로 하얀 쌀밥 만들어 먹어야겠어요.
    그때까지 내 마음에 비도 뿌려주고...거름도 주고...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언제나 넉넉한 웃음속에 자잔한 일상의 행복
    오늘도 한줌 살포시 훔쳐갑니다.

    답글
  • 302005.05.30 02:21 신고

    ㅋ~ 저 마시고 싶은 막걸리의 맛은 정말... 짐작도 안 되는 군요...

    답글
  • 채원 조이령2005.05.30 09:36 신고

    와, 참 좋은 시간이였네요.
    섶다린 꼭 건너보고 싶었었는데....
    그 참에 저어기 들꽃이야기도 함 찾아 가 보고 싶어집니다.
    '산들바람차' 아,대단한 유혹인대요~~~

    답글
  • 수수꽃다리2005.05.30 15:16 신고

    모내기 끝내시고 철푸덕 주저앉아 태우는 담배 한개비의 맛은 어떨까?
    아주 편해 보이십니다 ^^

    인심좋은 넉넉함 느끼고 갑니다 ^^

    답글
  • 타천2005.05.30 15:41 신고

    오오.....아프로디테차일드다!..아닌가?...ㅎㅎㅎ 노래 좋아요~
    모내기 하는 모습하고 잘 매치되구....[그렇게 낭만적으로 모내기해두 되는 거?..ㅎㅎ]
    따오기님두 동감이래~...내가 따오기님한테 동감인가?^^;

    답글
  • joanne2005.05.30 19:46 신고


    바쁘신 중에도
    별짓?...ㅎㅎ(죄송) 다하시는 군요.
    덕분에 모내기에도 새참에도
    들꽃이야기에도 동행해 봅니다.
    삶 속에 이런 소박한 들꽃 같은 시간
    가져보는 것 아름답고도 부러운 일입니다.
    무슨 차가 저리 예쁩니까? ^^

    답글
  • 에나꽃2005.05.31 08:12 신고

    요즘 들판에 나가보면 한쪽은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들이 황금빛 물결로 일렁이고
    또 다른쪽은 연두빛 얘기모들이 예쁘게 줄을서서 춤을추고 있지요

    참으로 멋진 체험하시고......멋진 삶입니다
    많이 바쁘신줄 알았더니 그래도 여유가 있으시네요
    ~들꽃 이야기 저도 가보고 싶은데 너무 멀어서....
    강원도 쪽에는 섶다리가 많이 있나보네요 꼭 건너보고 싶은데....
    그냥 이렇게 보는 걸로 만족해야 겠습니다

    산들바람차 이름도 이쁘고
    색도 어쩜 사람을 유혹하기에........예쁜 꽃잎 ~~~아~

    답글
  • 지안2005.05.31 08:19 신고

    모내기 줄 잡던 추억이 있는데...ㅎㅎ
    그런데
    산들바람차...???모름입니다
    고운 하루 되세요

    답글
  • 心 鄕2005.10.16 20:58 신고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