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나 여백은그저 비어있는것이 아니라.....
버리고 떠나기 / 법정스님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본질과 실상을 떠 받쳐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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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간과 여백이 그냥 (공탕같이) 비어진것처럼 보여도
그 공간과 여백이 또한 어떤작용과 역활을 (한 몫)하고 있다는 말씀에 감히 그 진솔한 맛을 다 깨닫지는 못한다하더라도 무언가를 두거나 어떤것이든 들어설수 있다는것이 우선 좋습니다.
공간과 여백.... 세상살이가 하루가 다르게 빼곡하게 지납니다. 첨단으로 치닫는 기계화 문명이라는것이 시간과 공간을 상당히 앞당기고 널널하게 해주는것은 분명 맞는데 그 비어진, 시간과 공간을 가만 놔두지 못하는 바쁜 마음들입니다. 더...더~ 뭔가를 챙기고, 채우고, 가져야 하니깐요.
한달, 일년...그리고 지나진 세월속의 시간을 슬쩍 되짚듯 돌아봅니다. 하여튼 부단하게 부비부비하며 살아온 나날들입니다. 참내...무에 그리도 살았나 싶은 그 모양에 헛헛한 마음이라네요
아마도 이런 생각은 거개가 비슷할것같아요^^
그래도....그래도 가을은 공간과 여백을 보는듯합니다. 이제 추수시즌에 이르렀습니다. 들녁 촘촘하게 메워진 벼들이 성큼 성큼 베어지고 그 자리가 공간으로, 여백으로 남아집니다.
마음으로 가슴으로 그 여백을 가져봅니다.
어느분 글에서 농촌 아이들이 수수깡 안경을 코에 걸치고 놀다가 간식으로 메뚜기나 잡아 먹을까 궁리한다는 얘기에서 어찌나 콧궁기가 벌름거려지는지..... 그 아이들에게서 원초적인 여유와 멋을 봅니다. 헛허허허허
아무려나....이 가을엔....헐렁한 마음으로 그간에 부대끼듯 지내온것들일랑 좀 비우고, 버리고 하여 공간과 여백을 새것으로 채워 보시지요.
참.....가을詩 하나 옮겨봅니다.
오늘밤 비 내리 / 도종환
오늘 밤 비 내리고
몸 어디인가 소리없이 아프다
빗물은 꽃잎을 싣고 여울로 가고
세월은 육신을 싣고 서천으로 기운다
꽃 지고 세월 지면 또 무엇이 남으리
비 내리는 밤에는 마음 기댈 곳 없어라.
가을.... 파란하늘에 투명한 바람...하얀 구름....그리고 홍시 속살같은 붉디 붉은 노을따라 뚝방길을 걷기도 하지요. 가을비 보슬하여 감국향 내음이 코끝에 훔쳐날제 불연 헛헛한 마음에 시려지기도 합니다.
살아온 만큼을 사계절에 얼추 빗대어 본다면 ....이만큼 살아옴이 어쩜
가을에 접어든 즈음인가 싶어 가을날의 하루가 더 애착이 가는게 아닐까싶네요.
그래서인지 가을볕이 실한날엔 괜시리 하늘보고 웃습니다. ^^
가을깊어가는소리에 혹여 아프더라도 쬐끔만, 눈꼽만큼만 아프세요
헛허허허, 그렇다는겝니다.
갈커피 한잔 하시지요^^
2007.10.19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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