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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가을을 여는 詩 하나....."그런 사람..."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9. 9. 18.

 가을을 여는 詩 하나....

 

유안진님의  그런 사람....잠시

 

먼발치, 파란 하늘을 우러르며 찬찬히 음미해 봅니다.

 

  

 

 내 소망 하나 


       - 유안진 -

생각날 때 전화할 수 있고
짜증날 때 투정부릴 수 있는
내게 더 없이 넓은 가슴을 빌려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이

 

혼자 보기엔 안타까워

 

같이 보고 이렇게 퇴근길이 외롭다고 느껴질때

 

잠시 만나서 커피라도 한잔 할 수 있고

 

가슴 한아름 아득한 미소를 받고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거울 한번 덜 봐도
머리 한번 덜 빗어도 화장하지 않은
맹숭 맹숭한 얼굴로 만나도
전혀 부끄럽지 않고 미안하지 않고  

 

오히려 그게 더 친숙해져서 예쁘게 함박웃음 웃을 수 있고

서로의 겉모습보다는

 

둥그런 마음이 매력 있다면서 언제 어디서 우연히 길을 가다가 은행 가다가 총총히 바쁜 걸음에 가볍게 어깨를 부딪혀서 아! 하고 기분 좋게 반갑게 설레일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내 열마디의 종알거림에

 

묵묵히 끄덕여 주고

 

주제넘은 내 간섭을 시간이 흐른 후에 깨우쳐 주는

 

넉넉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가끔은 저녁값이 모자라 빈 주머니를 내보이면서
웃을 줄도 알고 속상했던 일을
곤드레 술이 취해 세상에 큰소리 칠 줄도 알고

술값도 지불케 하는
 
가끔은

 

의외의 면이 있는 낭만스러운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형제들의 사랑을 늘 가슴 깊이 새기며 자신을 조금은 다스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그리고 거기에 어울리는 사람이
나였으면 더욱 좋겠다.

 

 

 

 

 

유안진님의 시와 수필....

 

 

 

위의 詩  "내 소망 하나" 그리고  수필, "지란지교를 꿈꾸며" 처럼 

 

일상의 보편적인 것들을 감사하고 소중히여기며

 

가까이에 간편히 차 한잔을 나눌수 있는 수더분한 친구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하고 담백한 바램을 갖는다면

 

이 가을엔 더욱 청량하겠지요

 

헛허허허

 

 

 

 

 

 

 

유안진 교수님의 단아하고 간결한 바바리코트의 예전 모습에 비하면

 

많이 무디어지고 푸근해진 모습입니다. 

 

 

 

그래서 더 아늑하네요

 

 

 

 

 

 

 

 

그 무덥고 땡볕이 작열하던 한여름날이

 

노란 햇살의 가을날에게 뒤물림을 하고 머쓱하게 떠났습니다.

 

가을은 ....파란 하늘에 하얀구름이 현기증나도록

 

여름날의 흐뜨러짐을  추스리는양  마음이 한결 여유스러웁네요

 

문득...누군가와 가을을 나누고픈 그런 충동질에

 

빨간 우체통이 떠올려지네요.

 

 

이 가을....가을 초입에,

 

공활하다는 말이 그토록 가슴을 젖히게 하고

투명한  바람내음이  마냥 개운한 기분입니다.

 

 

 

그리고 

 

유안진님의 " 그런 사람..." 

 

이 가을엔 그런 사람을 안쪽 주머니에 살폿 접어 넣어보고픕니다.

 

 

 

헛허허허허, 그렇다는게지요^^

 

* * *

 

 

덤으로, 안도현님의 詩하나 덧붙입니다.

 

들꽃풍경 카페에 가입한지도 10년 가까이인데두

우리네 야생화나 들꽃 이름을 잘 까먹고 헷갈려서 가끔은

쥔장이신 들풍님한테 핀잔과 혼나기도 합니다^^

 

"말발도리" 를  "말발굽" 이라고 하지 않나

구절초 쑥부쟁이를 도통 구별을 못하였던 기억이 새삼스러워

자성하는 마음으로 안도현님의 詩를 읊조려 봅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絶交다!

- 안도현 '무식한놈' -

 

 

 

 

비어진 사무실, 정적이 좋은

커피 한잔 거머쥐어

까만 창너머로 네온 이 명멸하는  거리를 내려 봅니다.

 

이 대목에서.....한개피 꼬나 문다면....

혼날테지요...헛허허허

 

좋은 가을 되세요^^

 

2009. 9. 19.  까망가방입니다

 

 

 

 

  • 비후2009.09.19 07:57 신고

    텅빈 사무실에서
    커피한잔 놓고
    담배 한개비 피워 물지 않으면
    필통님 아닐듯 해요
    한개피...후욱~~더 어울립니다.

    유안진님의 시들은
    내 소망들 같고 그러고 싶습니다.

    저도
    쑥부쟁이 구절초 구별 잘 못하고
    블로그에서 그리 자주 보아도
    이름 외우지 못하는데
    아마도 직접 보지 않아서 그런듯 하다고 위안합니다.

    필통님께
    가을이 오고 있나 봅니다.

    답글
  • dada2009.09.19 11:31 신고

    나여, 나는 너하고 절교다...^^
    찾아가는 가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답글
  • 심연2009.09.19 16:14 신고

    그래요...
    그 옛날 황량했던 그 시절
    불타는 가슴을 식힐길이 없어 뒹굴대던 그 때에
    유안진님의 시집을 한권 손에 넣고는
    너무나 절절한 싯귀에 마음을 적시곤 했지요

    이제는 희미하지만
    아련한 기억속에 잠시머뭅니다

    가을하늘 같은 시린 눈빛 하나로 무작정 무작정 살기로 했다......... 하던......

    답글
  • 반딧불이2009.09.19 18:09 신고

    앓아누웠던 가을을 다시 맞는 듯 합니다.
    구절초도 쑥부쟁이도 이 노래도 가슴을 파고듭니다.
    너무 좋아서 싫어했던 가을을 생각하게 합니다.

    답글
  • 지난 주말..
    유안진님의 이 시를 읽다보면
    문득 떠오르는 그 친구를 만났지요
    가까운 곳을 여행하며
    커피 한잔을 마주하며
    오랜만의 긴 이야기도 나누고..

    어쩜..
    저도 들꽃을 잘 구별 못하고
    이름도 곧잘 까먹거든요
    꽃을 볼때마다 미안한 마음..

    촉촉히 비가 내리네요
    월요일입니다
    행복하게 출발하세요
    ^^*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09.09.21 13:49 신고

    ^^
    이 가을...
    마음외롭지 않게
    누군가와 함께 나누면 좋겠습니다~

    비오는 월요일..
    가을이 깊어갑니다

    답글
  • 표주박2009.09.21 17:05 신고

    하하하....

    까...방...님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잘 읽어내려가다가

    이크...
    쑥부쟁이하고 구절초를
    여적 구분 못하는 난....?

    그렇게
    맛깔스런 시도 있었군요...

    무식女 다녀갑니다...^^

    답글
  • 안젤라2009.09.22 21:51 신고

    이 가을에
    필통님
    주머니가 얼마나 커야 될지
    걱정됩니다..

    ...

    답글
  • 惠園2009.09.23 07:56 신고

    필통님 잘계시죠..~
    저역시 들꽃 구별못하는 무식입니다
    그렇다고 절교는 마소서~ㅎ

    아름다운 가을 되세요^&^

    답글
  • 문혜숙2009.09.23 16:58 신고

    유안진님의 시처럼 우리가 그 사람이 되면 좋을텐데.....
    그게 쉬운것 같은데 또 어렵게도 생각되는건 왜일까요?

    우리모두가 마음으로 늘 그렇게 생각을 하며 사는데도 정작 찾으면 없는것 같기도 하고
    아님! 많은것 같기도 하네요
    부담없는 만남을 서로가 원하는데도 쉽지가 않은것 같아 안타깝네요

    늘 건강하시고 사업이 만사형통하시기를 빌어요 샬롬!!!

    답글
  • 엘가2009.09.23 18:57 신고


    가을
    들꽃에..시...
    그렇듯 두루두루 여유롭게 마음을 여시고 사시는 필통님!
    요즘 들길을 달리다보면 누렇게 고개숙인 벼, 황금으로 변해가는 빛깔하며
    풍경이 말할수 없이 아름답습니다.

    답글
  • 가을냄새가 물씬 납니다.
    계속 행복하십시요.

    _()_

    답글
  • 안젤라2009.09.25 23:58 신고

    제 나이 40이 되면
    꼭 담배를 피워보겠다는
    우격다짐으로
    한개피 물었다가
    죽는줄 알았답니다.
    눈이 휘둥그래지고
    목이 캑캑,,
    눈물이찔끔찔끔,,,,
    그렇지만
    담배피는 남자의 매력은
    여전해요

    답글
  • 별꽃앵초2009.09.26 06:26 신고

    쑥부쟁이와 구절초 ....저도 무식남입니다...ㅎㅎ,
    하지만, 몰라도 괘안씁니다.
    사는데 별로 지장 없거든요...ㅎㅎ

    가끔 산에 가서 혼자 텍스트 정리하다가 달력을 보곤합니다.
    들꽃풍경의 달력이지요. 뭐 할까 가끔 까망님의 근황도 궁금해지지요.

    혼자남은 사무실의 텅 빈 공간.
    담배 한 개피 사루어도 누가 말리겠습니까.
    허지만, 가족을 위해서는 담배도 이제 끊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간과의 싸움,
    텍스트와의 싸움,
    책과의 싸움,

    할수있다....는 각오로 매진중입니다.
    내일은 설악산에 들어갑니다.

    답글
  • 산향2009.09.28 07:04 신고

    나도 그런 사람 있었으면 참 좋겠다. ㅋㅋ

    답글
  • 담화린2009.10.01 14:09 신고


    정말 유안진선생님 최근 모습인가요?
    정말 예전보다 많이 푸근해져 보이시고 예쁘게 나이들어가시는군요.
    지란지교를 꿈꾸며를 시로 형태만 옮긴듯, 맘에 와 닿네요.^^

    나에게도 그런 사람,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한가위, 평화롭고 풍성하게 엮어가시기를 바랍니다......*^^*

    답글
  • 수수꽃다리2009.10.07 17:02 신고

    ㅋㅋ 담배..??
    울아버지 골초 십니다. 하여

    중학생인 큰집오빠 울 오빠 한개피씩 몰래 입에 머금고
    침과 석어서 뿅뿅 입에서 작은 달걀 만드는걸 봄서 신기해 했습니다.
    요즘에는 그런모습 볼 수가 없어요..
    필통님 심심하시면 함 만들어 보실렵니까..? ^^

    답글
  • 반딧불이2009.10.16 14:13 신고

    시와 음악에 취해봅니다.
    가을에 어울리는 시와 음악.

    답글
  • 無碍2010.01.11 10:46 신고

    가을이면 산과 들에 지천으로 핀 연보라색 쑥부쟁이는 확실하게 알겠는데,
    그리고 저기 저 사진은 구절초도 쑥부쟁이도 아닌 개망초?(무시칸무애...ㅋ!)

    비어진 사무실 정적 속에서
    해탈향 한 대 곱게 피우며 깊은 내면속에 자신과 만나는데 누가 건강이라는 이름으로 시비하겠나이까?
    바람이 전해주길, 더러는 집착없는 곳에 해탈이 없다고도 하더이다. 따라서 매일 끊으면 되겠지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