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웃어요" - 기억에 갖고 싶은 이야기....
하나.
에피소드를 지닌 드라마
'그대 웃어요'는 갑자기 몰락한 재벌 집안 서정길(강석우) 식구들이
수십년간 일해온 전속 운전기사 강만복(최불암)의 집에 얹혀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가족드라마다.
에피소드를 그린 가족드라마....라는 점에서 난 우선 후한 점수를 준다.
요즘 시청률높은 막장(?)격 드라마(출생의 비밀, 삼각관계나 원한 복수등)와는 다르게
무난하고 훈훈한 인정이 코믹하고 살가와서 먼일을 제껴두고 보는 연속극이다.
배꼽잡고 웃으면서 또, 콧잔등이 시큰하고 눈물도 찔끔거리게 하는.....
그중에서도 극중 "서정길"(강석우 분) 이라는 인물에서 어떤 동질성과 공감을
형성하면서 내가 서정길이가 되는 착각과 혼돈속에 고뇌와 번민을 함께 하기도 한다.
비슷한 연령에....과년한 아이들을 가진 아버지라는....
그대웃어요 등장인물 사진
이 연속극의 당연 가운데 주인공^^ 서정인(이민정)
둘.
고개숙인 아빠(서정길)의 고뇌....
특히 이대목에선....내맘도 그맘이라고나 할까....
서정길은 강만복, 강상훈 부부, 강현수가 보는 앞에서 "나 이런 거 필요 없어.
내 딸 이 집에서 허락 안 할거면 내가 현수를 데려 갈꺼야!"라고 집문서를 내동댕이쳤다.
(참고: 집문서는 백금자의 아들 현수와 서정길의 딸 정인이가 결혼 안한다는 조건으로
백금자가 건네준 짐문서임. 싯가로 수십억원이 되고도남는...드라마니까^^)
서정길은 강상훈 아내 백금자에게
"나한테 사람 되라고 하기 전에 아줌마가 먼저 사람 돼요"라며
"자식 키우는 사람이 자기 자식 손가락에 가시 박힐 까봐 전전긍긍하면서
남의 자식 가슴에 대못 박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느냐!"라고 말했다.
뒤따라온 딸 서정인은 아빠 서정길에게 그냥 돌아가자고 울먹이며 애원했다.
서정길은 "울지마, 니가 울면 내가 다 엎어 버릴 꺼야! 누구든 내 자식 눈에서
눈물 빼면 나 가만히 안 있어!"라고 그동안과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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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인은
"아빠, 집까지 포기하면서 대체 왜 현수오빠랑 결혼을 허락했어?"라고 물었다.
아버지 서정길은 "현수는 아빠인 나보다 널 더 사랑하는 것 같더라.
솔직히 나는 내가 가진걸 전부 너에게 준 적이 없어"라며
"근데 현수는 너에게 다 줄 것 같더라. 마음이든 시간이든 다 주는 것 같더라"고
철부지 아버지였지만 딸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아버지였다는 점을 드러냈다.
역시.....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와 닿네요.
이제는 자식에게 진다는것 보다는 그네들 세대를 이해한다는것으로
생각을 고쳐야 하나 봅니다.
셋.
간암에 걸린 사실을 알고 오열하는....
‘아버지(최불암)가 간암으로 불과 6개월 밖에 살 날이 남지 않았다’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에 참지 못하고 혼자 차뒤에 숨어 눈물을 삼킨다.
행여라도 아버지에게 들킬까봐 손으로 입을 막고 서글피 우는
그(천호진)의 연기는 정말 실제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넷.
"간 요만큼만 떼어주세요"
“건강하잖아요. 그러니까 그 쪽 간 조금만…”이라고 부탁했고,
서정길은 “내가 토끼야? 간을 달라고 그러게. 못 주지”라고 화를 냈다.
서정길에 밀려 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백금자는
서정길 앞에 무릎을 꿇으며 “도련님”이라고 부르면서 눈물을 보였다.
백금자는
“우리 아버님이 평생 도련님으로 모신 것처럼 백금자 남은 인생도
도련님으로 모시며 살겠습니다”며
“제발 그 쪽 간 조금만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백금자의 태도에 상황의 심각성을 알게 된 서정길이.......
다섯.
오래전에 블로그에 올렸던 詩 하나...
생애" 詩를 다시금 넌즈시 우러보며....
그 싯귀가 남같지 않다하매 나이들어섬이 애닯다 하더라....하여
덧붙여 봅니다.
여기서 이 드라마의 기둥이자 젤 어른이신 "강만복"(최불암) -
아버지의 아버지를 모듬합니다.
생 애 生 涯 / 전길자
길게 이어진
몇 겹의 고통이
덕장에 걸려 있다
내장 다 빼버리고
얼었다 녹아내리기를 반복하지 않고서는
제 값을 받을 수 없다
살얼음 품어야만 제 맛을 내는
빳빳하게 긴장한 삶이어야 깊은 맛 우려내는 생애
한 번쯤 덕장을 빠져나가
겨울바람 피하고 싶었을까
한 번쯤 사랑에 녹아
허물어지고 싶었을까
하얗게 쏟아지는 눈발 끌어안고
곧추서서 기다리는
먼 날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렇듯.
현대시 2006년 1월호
"생애" 詩에서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랬듯이
무뚝한 우리네 아버지가 차마드러내지 못한 바튼 속살 같은 마음을
은근히 빗대 주셨네요.
진부령 황태가 불연 눈앞에 스쳐납니다.
내장 다빼버린체 얼었다 녹았다 한것도 부족하거늘, 홍두깨 방망이로
마구잡이로 쳐맞았던 그 노릿한 황태....
"아버지"라는 단어....참 델리케이트한 단어이자 호칭입니다.
.............................................................
차茶 한잔 하시지요.....
2010. 2. 5. 토
까망가방입니다
P.S
잠시후 저녁에 다음회가 방영되고 낼 저녁엔 그 다음회가 방영된다.
그건 그거고....나의 생각이나 공감은 여기서 마무리짓는다.
전개가 어떻게 되느냐 하는것보다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우리 세대를 공유하는 서정길(강석우), 강상훈(천호진), 백금자(송옥숙)에
대해서 다 보았고, 다 가졌으니까....
^^
저는 이 드라마에서 서정길(강우석 - 서정인의 아버지)을 관심있게 보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안보는척 하지만 곁눈질로 다 봅니다.
극중의 서정길은 좌충우돌, 건방지고 황당한 부잣집 아들이지만 다 망한후
남편으로서, 아저씨로서, 아버지로서 욕심을 자제하고 보통사랑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의 애환을 삭히는 그 모습을 참 응원하는편이랄까요^^
욕심과 꼬장 부리고 깽판 놓는듯 하면서도 종당간엔 자신보다는 "우리"를 깨닫는
(그런 반전) 그런 재미로 봅니다. 물론 드라마니깐^^
(다음편에선)안그런척 하면서 고뇌를 하며 최불암씨에게 간이식을 해주기위해
그냥 여행 떠난다며 가방하나 들고 나서는.....(제 추측입니다만....내 맘에 그렇것 같은)
그 모습에서 .....
가재는 게편이라고 지는 서정길(강석우 편이자 강석우만 더 잘보입니다^^)
헛허허허허 (2010. 2. 11 추가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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