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끼며 생각하며

하얀 연기의 소곡( 燒曲) - 태움의 매듭을 풀고서 "고시레 ~~"(금연)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23. 7. 19.

하얀 연기의 소곡( 燒曲)  -  태움의  미학(美學) 을 접어내면서......

 

새삼, 새삼, 새삼스레......   

십수년전의 블로그를  다시금 들춰보는것은 

어쩌면  누렇게 변한   책갈피속으로  아련하게 빠져듬을 착각하게 하네요.

 

 

작년말에(2022.11월)   임플란트를 하면서  수십년동안 피어왔던  담배를

겸사겸사하여  이참에  끊어보자 하여  금연을 하였습지요.

반년을  더 넘긴 지금에 와서도  한개피  사르고픈 충동질을 느끼는 것은 

아직도   완벽하지는 못하다는 징후 일것입니다.

 

 

다만...... (그런데....)

내심 우려하였던  정황  ( 주의력이 산만해지고   정서가   맹숭하여 지는 ) 이 

금단현상의  후유증 같아서  적잖이 힘들어 하고  있네요.

 

눈으로 보고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가슴으로  느끼는  것을

고리로  연결시켜주는게   ( 그동안에  적어도  제게 있어서는  )  끽연 이었던것 같아요.

 

그래서  한동안은  ( 지금도  이어지고 있음 )

야영도, 불멍도, 여행도, 둘레길도, 사진찍기도 , 텐트안에서 써보는 손글씨 조차도

예전에 비해 시큰둥해지고   어물쩍 하여집니다. 

 

 

하여,

오늘은 그것들을   기피하기보다는

오히려  오랜 세월동안  내안의  심성을 북돋워주고     잘 다독거려준  끽연에 대한

마음의 정리와 더불어  떠나 보내려는   "고시레" 하고자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세월에 묻어진 하얀연기의 세월을  소환하여봅니다^^)

 

아래 글은 1978년쯤  포항제철에  근무  할  당시

어느 여직원이  쇳물지(사보)에  기고한  글 입니다.

 

제맘 한켠에   동조와 공감이  혹 하여서  스크랩을 하여둔것을

2001년 1월 31일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기도 합니다.

 

제가 그간에  담배에 대한 애착을   합리화 하는  변명書 이기도 합니다 ㅎㅎㅎ

 

 

 

 

 

   하얀 연기의 소곡( 曲)  


이  세상에는  태움의 작업이  아름다울 때가  있다.
오랜  가슴앓이의 사랑을  태워야 하는  연인의 눈물이나,
밀초를 태우며  가장 단단한  믿음의 발아를 소원하는 기도나,
어두운 하늘을 가르며  온몸을 태워  빛을 남기는 유성이나,
이 모든것이  태움으로써  남는 전율이요  환희의  순수인 것이다.

어떠한  의식이나  목적없이도  스스로 빛나고  스스로 무너져 내려
거기에서 오는  허무나 아픔이  진실로 따뜻한 것임을 느낄때
우리는  깊은 위안이나  안식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 지상에서  깊이 무너져  연소함으로써 남는 보배로운 꿈.

 

 

대승들은 열반에 들면서  마지막  그몸을 태워  사리를 남기니
진실을 위해서 자비를 위해서
헤아릴수 없는  높고 넓은 삶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토록  태워 남기는 뜻으로  성숙해지고 태워 잊혀지는  위안으로
새로운  꿈을 키우는 작업은  어느것에도  비할수 없는 만큼 숭고하고  순수한 것이다.



한개피의 담배에 불을 지피고 마지막 시름을 지우는 서부 사나이 모습이나
변절된 꿈의 처참한 시련을
한개피의 담배로 지워내는 고독한 쌔러리맨의 모습이나
이 모든것이 영상을 통해서 느껴 보는 멋이지만
어느것이라도 비교될수 없을 만큼 가슴 뜨거운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하얀연기에 묻은  가슴속의 사연들이  얼마나  깊고  얼마나 넓은지
그 자신이 아니고서는  모르지만
맑은 모습으로  피어오르는  그 연기속에서
자신을 한번 돌아보거나  恨의 매듭을 풀고 있는것이 아닐까?

 


오묘한 색감의 빛으로  남기는  하얀연기의 소곡은
남성들만의 소유하는  노래요 매력이다.
그 성숙한  멋이나  부드러운 연소는
우직하고 둔탁한 남성들의 모습을 쉽게 순화시켜주고 있다.

물론 백해무익 하다는 건강상의 문제도 있긴 하지만
정신적으로  섭취하는  멋의 분량이 있기에
남성들은  쉽게 담배를  끊지못하는것이 아닐까?

 


담배 한개피를  주고받는  情이 있기에  쉽게 사교하고,
쉽게  대화를 연결해가는  남성들의 세계는
삶의 철학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리라.

한개피의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하얀 꽃잎같은  연기를
그윽히 뿜어내는  그 순수의  소각작업은
인간들이 선택한  아름다움중의  하나이러라.

 

 

 

하얀 연기의 소곡 ...... 어쩌면  궤변 이랄수  있겠지요.

그렇지만......아직도......저는.......
커피한잔 더불어 담배 한개피의   태움의 작업

하얀연기의 소곡이라 자위하며,
홀로가는 그길에 나그네 되어 씨달픔을 사루어 내지요

 


2001.01.31 22:26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 고시레~~~  "   이제는 내안에 품어 삭히어낸  추억속으로 ......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이고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지만   

내살 어디엔가 박혀있을 그것들을   차곡차곡 개어서   아랫서랍에  넣는다.

 

 

 

 

 

 

 

 

 

 

 

 

 

 

 

 

그간에 사진들을   여러날에 걸쳐  살펴 보면서..... 

잊혀진 추억을 다시금 돌아 봅니다

때로는  한장의  기억에서  한참  머무르기도  하였구요.

 

 

              "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이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

 

낭만에 대하여 노래를 나즈막이 읊조려보며.......

 

 

 

 

얼마전부터   주의력 결핍과   산만한  증상으로 인하여

생각 자체가  감칠맛이 사라지고    맹숭해짐을 느낍니다. 

그리고  조금은 무기력해지고  의욕도 좀 떨어진것 같네요.

금연으로 인한   습관의 변화에  적응을 하는 중이라 여겨집니다.

 

 

나름 그 후유증을  돌파를  해보고자

오래전 야영을 하면서 한개피 사루던 그 끽연을  죄다 소환해보았습니다.

그리고  "고시레~~~  " 하여 떠나 보냅니다.^^

 

 

하얀연기의 태움의 작업은 

때론  심연의  침묵을 텔레파시로 연결해주는  소리없는 아우성이자

짜릿한 파동 이었노라는 ....... 일말의 미련을 내려놓으며.....

 

헛허허허, 그렇다는게지요.

 

 

2023.  7.  22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