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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며 생각하며

"삼포 가는길" ( 단편소설. 영화 )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23. 9. 15.

그때  그시절......."삼포 가는길" 은

 

1973년 「신동아」에 발표된 황석영  작가의 단편소설입니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정처 없이 떠도는 노동자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지요. 

그러나  이들의 마음 속에는  항상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깃들어 있으며

제목 속의  '삼포’는  가공의 지명이지만  떠도는 자의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라 하겠습니다.

 

특히, 60-70년대를  절실하게  살아오신  분들에게는  

어쩌면  "삼포가는길" 은  그시절 그 추억속에  애틋함을  차마 숨길수  없기에

소설속으로, 영화속으로   동조하면서   삼포가는길을  그리워 할것입니다.

 

 

 

 

황석영 작가

 

 

 

 

영화  <삼포 가는 길>

 

한국 영화   1975. 05. 23 개봉

감독           이만희 

출연           정씨 (김진규)    영달(  백일섭)   백화 (문숙)

 

   줄거리   

공사판을 떠돌아다니는 영달은

공사판의 공사가 중단되자 밥값을 떼어먹고 도망칩니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던    교도소에서  출옥한  씨를 만나 동행하게 됩니다.

정씨 역시 공사판을 떠돌던 자인데,  정착을 위해  고향인 삼포로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어느 마을의 선술집에서  술밥을 하는중에  백화라는 술집색시가 도망을 쳤는데

술집 주인으로부터 그녀를 잡아오면 두둑한 보상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지요.

그리고  뒤따른 길에서 도망친 백화를 발견하는데   백화는 열여덟에 가출해서

수많은 술집을 돌아다녀서인지  삼십이 넘은 여자처럼 늙어 보이는 작부였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신세를  애틋하게 여기며   동행하게 되는데

눈이 쌓인 산골길을 함께 가다가 길가의 폐가에서 몸을 녹입니다.

백화는 영달에게 호감을  표현하지만 영달은 무뚝뚝하게 대합니다.

다음날, 눈길을 걷다가 백화가 발을  헛디뎌  걷지 못하게 되자 영달이 백화를 업고 갑니다.

이윽고 감천 읍내 역에 도착하고.... 백화는 영달에게 자기 고향으로 함께 가자고 하지만

영달은 어차피  정착하여 같이 살 팔자는 못된다는  심사에서 거절하고

자신의 비상금을 모두 털어 백화에게 차표와 요깃거리를 사줍니다.

 

애틋한 마음이 교차하면서  백화를 떠나보내고서 영달과  씨는 삼포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던   삼포에도 신작로가 생기고 공사판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영달이는 일자리가 생겨 반가웠지만  씨는 발걸음이  내키지 않아 합니다.

기대했던 마음의 고향을 잃어버렸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영달과  씨는 입장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기차는 눈발이 날리는 어두운 들판을 향하여 달려 갑니다.

 

 

 

영화 만추를 감독하신 이만희 감독 

이만희감독은  이 작품의 편집을 마무리하던 중 간암으로 영화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1975년 4월 15일  4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 제14회 대종상 7개부분 수상,  제25회 베를린 영화제 출품 )

문숙은  "삼포가는길"로 대종상 신인여우상 수상  하였음

 

 

삼포가는길 노래  / 강은철 노래

 

 

영화 포스터

젓가락 장단에  우그러진  노란 양은 냄비와  주전자....  그리고 탁배기

그시절의 질펀한  추억이  솟구쳐진다

 

 

  

 

삼포 가는길 영화 스틸사진 모음

(이만희 감독님의 유작이라고 할수 있는 영화이기에

가급적 관련 사진을 모아 봅니다)

 

 

 

 

 

 

 

 

 

 

우연한 동행 

영달(백일섭)과  정씨 (김진규)

 

 

 

 

선술집 작부로  일하는 백화(문숙) 의 기구한 사랑 이야기

 

 

영달 , 정씨에게

도망친 백화를 잡아다주기를  상금을 거는 선술집  주인마담

 

 

백화를 발견하지만....

 

 

 

 

셋은 오히려  의기투합하여  눈보라를  헤치면서  삼포로 향한다

 

 

 

 

 

 

 

 

 

 

영달(백일섭)과 백화(문숙) 눈맞음  낌새를 엿보는  정씨(김진규)

 

 서로 사랑하는......  짧지만 행복한 만남

 

 

 

 

 

 

주린배를 움켜쥐고 상가집에서 넉살 좋게  얻어먹는 세사람 ^^

 

 

상가집에서 싸움이 발생하지만 기지를 발휘하여 위기를 탈출 한다^^

 

 

돌아갈 곳이라고 믿었던 ‘삼포’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 옛날의 삼포는 신작로가 나고 벌써  육지로 변하여  없어지고말았네, 그려~ "

막연하게나마  희망을 품었던  것마져  무너져 내리고만  낙담이....

..

 

 

 

백화와 영달의 애틋한 이별.....

어차피.....함께 할수 없는 숙명적 태생이기에  사랑하지만 떠나보내는.....

 

 

 

 

 

 < 삼포 가는 길 >  시대적 배경과  해석

 

( 아래 내용은 카페  "B급여정" 에서   자유의여정님께서  올리신글을 

  옮긴 내용입니다. 이의 제기시 삭제 하겠습니다)

 

 

1. 1975년 개봉된 영화 <삼포 가는 길>은

한국 영화 최초의 로드 무비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당시로는 드물게 두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길을 걸으면서

일어나는 과정을 담았으며 그 속에서 각자 지닌 사연과 함께 설경 속에서 펼쳐지는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을  멋지게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2. 영화 <삼포 가는 길>은

70년대 산업화의 와중 속에서 혼돈스러워하는 우리들의 ‘상실’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장 연장자인 정씨는 감옥에서 막 출감한 인물이다.

그는 가족의 해체와 불행이라는 트라우마가 여전히 생채기로 남아있다.

또 다른 노영달이라는 사내는 한곳에  정착하지못하고  떠돌이  노동자의 고단한  삶을 대변한다.

‘백화’는 술집 작부이다.  백화 또한 생활에 지쳐 술집을 탈출한 젊은 여성이다.

그들은 각자 다른 사정 이었지만  정착하지 못한  인생이었다.

 

 

3. 눈보라 치는 겨울날의 혹독함을 견디며  " 삼포’가는길 "은 

남쪽 바다 끝으로 상징되는 ‘삼포’는  따뜻한 공간과 희망으로의  회귀를 기대하게 하는 곳이다.

노영달에게 고향은 없다.  그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그가 살아갈 곳이다.

백화 또한 고향이 있지만, 그곳에 돌아갈  용기가 없다. 

가장 큰 상실은  정씨에게 발생한다. 고통 속에서도  돌아갈 곳이라고  믿었던 ‘삼포’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조용하고   아늑한 어촌 마을 삼포는 이제 없다.

그곳은 신작로가 건설되고  관광호텔이 만들어진  변화된 시대의 상징이 된 것이다.

잠깐 동안의   삼포에 대한 기대였지만  정씨도, 백화에게도, 삼포는 사라졌다.

 

 

4. 엄혹한 추위와 눈보라 속에서 고통을 견디게 해주었던  "삼포" 는

어느 시대 각자의 삶을 지탱해 주었던  소중했던  어떤 ‘것’의 상실을 말해준다.

70년대 우리는 물질적인 발전과  의식주의 향상을 댓가로  가족은 흩어지고,

농촌은 해체되었으며, 오랜 공동체적인  삶은 이제 그  의미를 잃어버렸다.

생존을 위해  떠돌며 노동을 해야했으며, 수많은 여성들은 고향을 떠나 공장에서,

때론 유흥가에서  삶을  소진시켜야 했으며  ‘삼포’는 이미지로만  남아있는 고향이었다.

<삼포 가는 길>은  그러한 최소한의 이미지가   붕괴되고 있음을 증언한다.

 
 

(  아래 크릭하시면 단편 전문을 보실수 있습니다 )

황석영 '삼포 가는 길'  단편  전문 (tistory.com)

 

 

 

20대  세월이 흘러  이제 70대로 들어서는

배우 문숙(1954년생) 의 사진에서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각설하고,

되돌아본  60-70 년대는  격동의 시기였던것 같습니다.

4.19혁명 이후   5.16 군사혁명  그리고 제 3공화국,   이어서 유신체제에  이르고

종당간에는  1979년 10월 26일  유신체제를 이끌었던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로 

70년대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서거 호외

 

 

여기 "삼포로 가는길" 은 정체성의  혼돈과   시대적 변혁에서   

적잖이  혼란스러웠던 시절로 여겨집니다.

참고로, 70년대  유명했던 영화들을 잠깐 살펴 보면요 

 

 

별들의고향  (  1974  이장호감독 신성일.안인숙 주연 )

삼포가는길 ( 1975  이만희감독  김진규.백일섭,문숙 주연 )

영자의전성시대 ( 1975  김호선갑독  염복순.송재호 주연 )

바보들의행진 ( 1975 하길종감독  윤문섭.하재영 이영옥 주연 )

겨울여자 ( 1977  김호선감독  장미희.신성일 주연 )

고교얄개  (  1977   석래명감독  이승현, 김정훈주연 )

꽃순이를 아시나요 ( 1978 정인엽감독  정윤희. 하명중 주연 )

가을비우산속에 ( 1979  석래명감독  정윤희.신성일 주연 )

 

 

어쩌면  이런 장르들의 영화가  주류를 이룬것은 

당국의 강력한 시나리오 사전 심의와 검열로  표현의 한계를 느낀  감독들이

자기의식을 표출 할 수 있는  영화를   기피하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감히 해봅니다.

 

다시말해서 

70년대 우리는  물질적인 발전과  의식주의 향상을 댓가로  가족은 흩어지고,

농촌은 헤체되면서  생존을 위해  떠돌며  노동을 해야했으며, 수많은 여성들은

고향을 떠나 공장에서,  때론 유흥가에서  삶을 소진시켜  나갔네요.

한편으론    젊은이들은   달러벌이를 위해   광부와  간호원으로  독일로 파송되고 

더불어  월남전에 수만명의 군대가  파병되어 상당한  희생을 치르었지요.

 

(저 또한 1973년  초에  월남 파병을 희망으로  해병대에  지원입대를 하였지만 

아쉽게도 제가 훈련을 마치고 부대 배치 되던 즈음에  월남은 그만 패망하고 말았습니다 )

 

 

우연하게 , 새삼스럽지만

황석영의 단편소설도  다시 읽어 보고, 

이만희 감독의 유작인 " 삼포가는길 "   영화도  다시 보면서

70년대 그 시절의 시대적 상황을  겪어온 세대의  일원으로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물론 한편으론  착잡한 심경을 숨길수 없네요.

 

시대는 바뀌었어도  저 또한 "삼포 가는길" 을  여즉  품고  삽니다.

헛허허허, 그렇다는겝니다.

 

 

2023.   9.    18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