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하계휴가
일자 : 2014.8.7 (목) - 8.11 (월)
장소 : 송계계곡 (덕주야영장)
하계휴가.....휴가때마다 골똘하고 고민도 하고 두리번 하건만
정작으로 이런 저런 핑계나 변명으로 송계계곡으로 정하였다.
(집사람은 모처럼 기대했던 여름 휴가인데 솔직이 좀 먼곳, 그럴싸한 무드와 낭만이 있는 그런곳으로 기대를 했기에 내심 섭섭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다녀온뒤 4박5일간의 송계계곡에서의 휴가는 나중에 매우 괜찮고 좋았다고 하였다)
송계계곡 가는길(월악산 국립공원)
송계계곡 덕주사입구(월악산 들머리) 안내판
우측 아래 현위치라고 적힌곳에서 텐트를 치다
( 이 위치가 매우 포인트임^^- 설명은 아래에 별도^^)
역시나...꽉찬 야영장의 후끈한 열기
소문이 난터 휴가철엔 여간해선 빈자리가 쉽지 않다. (서울에서 두시간 남짓거리임)
송계계곡 야영장은 소나무 숲속이라 그늘이 있으며 계곡이 인접할뿐아니라
월악산 국립공원이기에 사용료가 저렴하고 편의시설 또한 잘 되어 있는편이다.
이만한 계곡.....그리고 계곡 옆에 텐트를 칠수 있는 자리 쉽지 않다.
이곳은 자주 들렸던 곳이기에 지형지물을 평상시 잘 파악하고 있는바 이곳을 택한것임.
낯선곳에서 낑기다시피하여 옹색하게 있느니 차라리 아는곳에서 널널하게 쉬고자.
송계계곡
은색 타프(천막)를 친 텐트가 (왼쪽끝) 우리 텐트임
텐트옆 자투리 땅을 점거하여^^(야영장 끝부분이라)
사실....이 자리의 매력이라면^^
첫째 : 맨 끝이기에 끝자락 여유가 넓어서 (덤으로 생긴 삼각형 자투리 땅이 있음) 좋고 (위 사진)
둘째 : 짐을 내리고 옮기기에 매우 가깝다는것 (도로변에 인접^^), 주차도 길하나 사이에^^
그리고 텐트 앞으로 왕래하는 사람도 상대적으로 적음^^
셋째 : 바로 앞에 계곡이 흐르고 내려가는 계단도 가깝고
인접한 다리밑은 아무리 땡볕이래도 그늘이 시원하고
이곳이 아이들이나 가족들 물놀이에 좋아서 구경하는것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하다^^
넷째 : 다리만 건너면 숲길이 이어지고 산책이 좋은 그늘길이자 숲내음이 좋다.
( 특히, 취사장과 화장실이 제일 가깝다는것^^)
텐트를 두번 치다^^
서울에서 출발할 때부터 비가 나렸다.
비가 나린다는것이 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예약 없이도 빈자리가 있을 확률이 높아서)
그래서 " 비가 오니까 가잔다" 하여 용감하게 빗속을 헤치고 내려온것이다.
사실 처음 도착하여 위 자리가 이미 텐트가 쳐져있어서 바로 인근에 텐트를 치고서
내심 호시탐탐 그 자리가 텐트를 걷기를 내공으로 밀어 부쳤다. (속으로 비가 더 내려불든지 ㅎㅎㅎ)
아닌게 아니라 비가 오락가락 주룩주룩 나린다.
드디어 나의 내공이 꿰뚫었는지 텐트를 걷기 시작한다.(오호, 좋을시고 ㅋㅋㅋㅋ)
집사람은 비를 맞으며 겨우 텐트를 쳤는데 이 짐을 다시 옮긴다는게 내키지 않는지 볼멘소리다.
"걍 있는대로 있지를~~"
그래도 겨우 겨우 설득하여(대신 이시간 이후로 설겆이나 심부름은 다 내가 한다고~^^)
비가 나리는데도 텐트를 옮기었다. (옮기는것은 그래도 처음 치는것보다는 낫다)
텐트를 옮기고서^^
"쇼생크 탈출"의 팀 로빈스가 탈출해서 폭우속에서 두팔을 벌려 포효하는 포스터 장면을 흉내 내보다 ^^
이 짜릿한 쾌감은.....ㅎㅎㅎㅎ
이런 저런 휴식
게곡에서 물도 적셔보고^^
션한 맥주 한캔~
송계 계곡(자연대) - 덕주야영장의 위쪽
나도 저만한때가 있었거늘....^^
돌탑을 제법 잘 쌓는다.
4박 5일 동안
굽고, 끓이고, 걍 먹고 뒹굴고 또 먹고, 물놀이 하고.... 설겆이하러 오락가락,
꽁꽁 얼린 얼음사러, 주전부리 사러, 햇반사러, 깨스사러....한참 떨어진 가게 왔다리갔다리.....
김치찌게 제가 직접 끓임 - 정말 맛있었다고 함^^
첫째날, 둘째날, 셋째날....
밤은 그렇게 어둠으로 다가서서 나랑 한참 놀다 갔다.
별밤이 하품을 할적엔 나즉하게 소리내어 노래도 불러 주고,
구름에 달가듯한 하늘바람에 하얀 여백에 편지를 적어 주고 받았더라는....
파란 버너불빛과 맑은 촛불은 지네들끼리 수화를 하느라 일렁거리고,
헛허허허, 그랬다는.
둘째날, 세째날, 네째날....
비온 뒤끝에 씻겨간 계곡엔 코발트빛 초록물빛이 정말 영롱하다.
정말 손을 담그면 초록물이 들것 같은,
바라만 보아도 직장생활속에 찌든 속이 "화"하게 투명해지는듯한.....
진달래먹고 물장구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시절~~ 그런 노래처럼^^
주책스럽지만 튜브를 타고 노는 아이들에게 물장구를 쳐본다.
으셔~으셔~~ ㅎㅎㅎㅎ
저 위쪽 어데선가 떠내려온 튜브를 주었다^^
마누라한테 쥬브 태워 줄테니 일루 오라고~~ ㅋㅋㅋ
(한참 지나서 튜브를 찾으로온 아이에게 건네줌)
물놀이 하다가 출출하면 ....
포도먹고, 순대먹고, 부침해먹고~
지나다니는 아이중에 열살쯤인 꼬맹이가 곁에 열살 남짓한 누나랑 같이와서
부침하는 내 앞에 멀뚱하게 바라보더니
"할아버지 저 그거 몇개만 주면 안되요? " 한다. 꼬맹이가 참 기특도 하다^^(의외의 상황에 내가 눈이 똥그래졌다^^)
물놀이 하다 배가 고팠는지 부침냄새가 제 딴엔 디게 맛나게 끌렸나 보다.
하여 접시에
몇개를 담아주었다. 헛허허허
마누라는" 할아버지 아닌데...." 하며 눈을 흘기었지만 (^^)
내는 할아버지라는 말이 넘 재밌고 구수해서 (기분 좋아서리)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ㅎㅎㅎㅎ
(아, 나도 할아버지란 말을 듣고 싶은데.....ㅠ.ㅠ)
우리텐트에서는 그냥 앉아만 있어도 계곡이 션하게 보여진다. A급 자리다^^
맥주 2캔을 사서 냉장고에 넣어둔것중 두번째 캔 (4박5일 동안 2캔 처리ㅎㅎㅎ)
텐트 자리가 넘 아까와서^^
이만한 자리에 널널하게 한사날 지냈음이 괜찮았다.
원래 일요일 저녁(3박하고)에 텐트를 걷어 철수하려 했는데 하루 더 있자고 내가 살살 꼬셔셔
월요일 아침(4박후)에 일찍 올라가기로 했다.
일요일 오후는 올라가는 차들이 몰려 엄청 차가 막힐거라는 핑계로(합리화를 하였다^^)
사실은.....정말 이만한 휴가(4박5일) 를 몽땅 계곡에서 야영하면서 다시 가져보기는 장담하기가 좀 그래서.....
그리고^^
그날밤 잊혀지지 않을만치 와장창 비가 나렸다.
정말 내려오는날 비따라 내려왔는데 올라가는 때까지 비가 나릴참인가보다.
번개, 천둥에 돌풍 비바람이 너무 거세어 팩이 빠지고 폴대가 넘어지고, 타프(천막)가 펄럭대는.... 그야말로....
여기저기서 난리다.
하지만...^^
내 맘은 얼씨구나 이다. 야전에선 이런 맛이 제격이자 원초적 추억이니까.
(물론 비가 나리면 텐트나 장비를 말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돌을 날라다 팩위에 얹고, 줄도 땡기고 바닥 물꼬도 치고, 타프에서 흘러내리는 물길도 내고,
페트병으로 물받아서리 흙탕 튄 손발 씻고^^
헛허허허
계곡에 순삭간에 불어난 물
헤드랜턴을 켜고 우의를 걸친체 신났다^^
빗소리 들으며 버너불에 말리고, 용케 남은 컵라면 한개 훌훌하여서리~~
내친김에 버너도 손보며,,,,ㅎㅎㅎㅎ
그리고 커피물도 끓이고.... 마누라는 웬 청승인가 싶은 떨떠름한 표정이다.
( 이 난장판에 사진을 찍으란다고 투덜거린다 )
(나중에....그나마 내가 따라와서 이런 사진이라도 찍은줄 알아라고^^)
밤이 깊어간다.
새벽 두시가까이에.... 그래도 비는 줄기차다.
헹감을 치고 앉아서 촛밥도 주고, 버너도 압을 채워주면서, 빗소리 따라
혼자서도 잘 논다.
아침나절 비가 다행히 개이다.
오늘도 무사이
이만한것만도 감사를.....
" Going on a picnic "
(바닥 돗자리에 그려진 그림을 찍어본다ㅎㅎㅎ)
4박 5일간의 소풍^^ 그랬다.
월악산도 올라보마고 계획은 했었지만 그냥 낮잠자고, 물장구치고, 먹고, 뒹굴었다.
2014. 8. 24일 정리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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