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삼청동길을 부러 비집고 지나면서.....
퇴근길 광화문
주로 내부순환도로로 퇴근을 하지만 간혹 시내길을 관통해서 가기도 합니다.
여의도 - 마포대교 - 신촌 - 시청앞 - 광화문......인사동경유 혜화동을 지나는길로 가지만
어쩌다 불쑥 먼 맘(^^)이 들때엔 삼청동길로 부러 비집고 들러갑니다.
광화문 앞에서 인사동쪽이 아닌 동십자각 모서리를 끼고서 삼청동(청와대방향)으로 들어서네요.
삼청동길
청와대진입로를 지나면서부터는 좁다란 편도 1차선 도로가 동네길처럼 나 있습니다.
이길은 거의 추월을 하기가 어려워서 그냥 앞차 뒷꽁무니만 따라갑니다.
오늘은 앞서가는 외제자 - 하얀색 다찌차^^를 계속 뒤 따릅니다^^
삼청동길은 편도 1차선 도로라서 많이 막히는 편입니다. 그저 앞차 꽁무니만 보고 가다서다를 반복하면 되지요.
그덕분에 삼청동길을 드라이브(^^)산책을 합니다. 휘황한 쇼윈도우도 구경하고 우아한 멋진 레스또랑과 커피숍도 구경하고요
거리의 풍경속에 젊음의 활기를 마치 컨닝하듯 곁눈질 하며 지납니다.
오늘은 추석연휴 전날이래서인지 생각보다 지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의외다 싶으면서.
건물에 박힌 보름달을 한가위달 인양 보면서.....
추석 한가위달은 유난히 밝고 둥글어서 갓 찜통에서 나온 호빵처럼 푸근합니다.
추석을 지나면 금새 10월이고, 11월 지나 12월에 이르네요.
어쩜 새해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부지런히 달려온 여러 사람들에게 잠시 멈추어서,
혹여 모나진 맘이 가시처럼 남아져 있다면 툴툴 털고 한가위 둥근달처럼
둥글게 포용하고 살고지고 하자는 시그널 같은 한가위 보름달입니다.
멋진 레스또랑이나 야외 카페에 근사한 식사나 와인 한잔은 아니더라도 삼청동길을 거닐어 보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합니다. (이곳 레스또랑과 카페는 꽤나 고급으로 비싸기도하여 ㅠ.ㅠ)
그래도 칼국수집과 그 유명한 삼청동수제비집은 줄서서 기다린적이 있어서 낯익습니다.
삼청터널이 멀리 보입니다다. 삼청동길의 끝이네요.
(삼청동길은 광화문 옆 동십자각에서부터 여기 삼청터널에 이르기까지 약 3Km 의 길을 말한다)
삼청동길은 더도 덜도 말고 언제나 삼청동만의 고만 고만한 거리의 문화인듯 합니다.
삼청터널을 지나면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북악산 길(북악스카이웨이)을 지나 아리랑고개와
정릉길로 갈라지지요.
터널을 지나면 북악스카이웨이로 이어지는 구불한 길로 마냥 ......
디게 할일 없는 사람의 퇴근길 헤프닝 입니다^^
하얀 다찌차도 저만치 앞에....
헛허허허
그냥 짧은 꽁뜨가 있는 퇴근길이었습니다.
" 바람불어 좋은날....
두장의 지도를 챙겨 홀연히 나서고 싶다."
오래전부터 알고지내는 블로그(다시쓰는 주절거림)에서 우연찮게
이병율의 여행산문집 "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에서 일부 발췌한 글을 보았습니다.
그냥 대충 읽었는데 읽고 난뒤 뭔가가 짚히는 마음에 다시금 찬찬히 읽어봅니다.
잠깐 대하였는데도 넌즈시 마음이 쏠렸달까요?
이글을 올리신 님도 이렇게 말미에 적어두었네요.
" 간만에 직접 자판으로 옮겨보는 글이다
뭔가 공감이 돼서겠지...."
약간은 멜랑꼬리한(거시기한)ㅎㅎㅎ 마음이 들어 저도 그글을 베껴 적어봅니다.
" 마음속에 빈 새장을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는 그 안에 뭔가를 담게된다 "- 이병율
여행을 다니면서 여행작가가 담담하게 독백처럼 느낌을 적은 산문입니다.
여행을 나서는 길에서 새로운 풍물을 접하고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가슴으로 적어낸 산문이라고나.....
홀연히 나선 그 여정에서 하루를 마치고 하루내 달궈진 마음을 어느 작은모텔방에서 식혀내면서
지나온 것들에 대한 회고와 단상을 담담하게 깨알 깨알 적어내리는 그 소소함이 참 소박스럽다 합니다.
낯선 여느곳에서, 작은 밀폐된 공간에서 홀로 서있는 그 고독하고 헛헛함속에서
바람과 사랑과 고뇌를 관조하는양......
글을 베껴쓰면서
산문속에 낱말 한글자 한글자에 동조하여 마치 공범자가 된듯한 착각입니다.
그 글마음에 취하여서 한개피 꼬나물어 깊숙히 토하였습니다.
그랬습니다.
사람들 향내를 훔치듯 삼청동길을 힐끔거렸던 어느날 ( 9.17. 화)
2013.9. 22 까망가방입니다.
ps.
닷새동안의 추석 연휴가 끝났습니다.
올 한해도 석달 남짓 남았네요. 어, 하면 금새 지날것만 같은 석달입니다.
열심히 뛰어야지요.
남은 기간동안 더욱 요긴하고 알차게 지내시길 빕니다.
-
답글
우린 절대로 표범 사진 찍고 싶지 않다.
마사이 아이들과 몇일 지내며,
무섭지만(?)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이곳에 표범 없어?
사자 없어?
사진 찍고 싶다."
"그래?
여기서 찍을 수 있어."
마사이 소년이 갑자기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자.
멀리서 사슴 한마리가 펄쩍 뛰어 오르며 도망갔다.
"이곳이 표범있어."
정말 표범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표범 사진 찌을 수 있어."
소년이 표범 발자국을 보여 주었다.
'의악!'
표범 발자국만 보았는데도
섬뜩해 앞서가는 소년에게 말했다.
"우린 절대로 표범사진 찍고 싶지 않다."
"평생에 표범 사진을 찍을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 일꺼야."
"아 아니 필요없어."
우리는 죽고 싶지 않아서 그곳에서 빨리 벗어나고자 소년을 보챘다.
소년 역시 두 다리가 있는데뭐가 무섭냐는 듯 덤덤하게 말했다.
"물려서 죽을 수도 있지만, 걱정하지마."
맹수의 공격을 받아 물린다 해도 그것을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숙명처럼 여기고 있었다.
김유업, 케냐 8기
내 젊음을 팔아 그들의 마음을 사고싶다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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