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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나들이

샛길따라...훠어이, 훠어이....(오리정)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11. 15.

밤기운이 꽤나 쌀쌀하네요. 이제...겨울 채비를 해야 할까봐요.
지난주도 못가서,큰맘먹구 집엘좀 내려갈려 했는데 가다 돌아 왔어요.

마누라는 좋다가 말았다요^^
마누라는 나이가 더 들어 갈수록 더 여리어 지는지....
자꾸 보고 싶다하네요. 헛허허허허......


어젠...옛적 그길이 다시 가고프다 하여
김포-양곡-대곶-오리정-월곶-하성-한강 뚝방도로-88도로거쳐 목동으로.
한바퀴 돌아낸 샛길이지요

대곶(대명포구)에서 오리정길은 골목같은 길로서 거의 차도 안다니는
좁다란 사잇길인데요 오리정 다가서 조그만 고개마루에
"산속에서" 라는 까페가 있답니다.

 

 

 




세번 지나면서 어제 첨으로 커피 한잔에 잠시 쉬었지요.
정말 작달막하고 아담한...하지만 얼핏 헝클어지듯한 실내가
요모조모 브라운 톤의 갈마음이 새록합디다.


암말 할리도 없는 차한잔의 쉬어머무름과
손뼘만한 쪽지에 그냥 그렇더하 하는 맘을 끌적이고요.

술좋아하는이는 술집 간판만 보아도 어떻다는 감이 있듯이
저는 카페나 커피숍의 간판의 모양새나 이름을 보곤
뭔가의 직감적인 느낌을 갖죠.
" 그래 여기야...잠시 쉬자더라...다시 들러보고픈곳..."

말간 원두커피 한모금....리필까지 더하여 잠시 쉬어 머무렀답니다.
아무런 인기척이 없는 적막감이 어둠에 더 적적하더군요.

한개피 사루어 허공에 저어내곤 짤막한 맘을.....

 

 

초지대교

 

 

 

맨첨 가는길엔
행여 두려움에 얼기설기한 맘으로
가는데 까지 가자더라 하였는데,

두번째 가는길엔
맘 한켠에 숨겨낸 내길이라 하여
달빛따라 설렘으로 지났드랬나.....

세번째 가는길엔
그냥 그곳에 머무르고 싶다하여
고개마루 길섶 조그만 까페에 쉬어나며
홀로 나는 갈내음에 겨워
다갈빛 커피내음을 코끝으로 훔칠새,
아스라함에 겨워
갈곳 몰라 하외다........


크로키 몇점이 걸려있고, 어지러진듯한 묵은 책더미가
가을心을 더하는...좋은 맘이었습니다.

2001.11.15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