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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들살이.캠핑

송계계곡 야영 - 양지꽃....."그래 이제부터는..."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5. 8. 16.

 

** 양 지 꽃 **  

전 길 자 시인

 

 

야트막한 산자락

아니 작은 꽃밭의 잔디 사이에서도

햇살 좋은 아침을 여는 꽃

 

갓난아기 손톱보다 작은

노란 꽃잎이

세상을 환하게 비춘다,

 

 

예쁘다는 말보다

한 송이 따다

지친 하루 갈피에 꽂아 주면

저절로 날아가는 일상

 

 

많이 가질수록 많이 부족한 삶인 것을

양지꽃을 보면 안다....

 

 

 

::+::+::+::+::+::+::+::+::+::+::

 

 

풍경 온실에서

산자락을 끼고 산책로로 들어서는 초입에

양지꽃이 무리지어 햇빛바라기를 하는 모습은

 

온 가족이 도란도란 둥근 밥상에 둘러 앉아있는

모습을 연상하게도 하고

 

한 송이 한 송이가 각자의 표정을 하고

일광욕을 즐기는것 처럼

 

그렇게 곱게 피어 있다.

 

흔한 꽃임에도

무리지어 피어 있는것은 정겹다.

 

위글은 전길자시인님께서

들꽃풍경에 오소소 무리지어 핀 모습이 단란스럽다하여

詩와 같이 적어둔 글입니다

 

 

온가족이 도란도란 둥근 밥상에 둘러앉아있는 모습이

연상되어지기에 더욱 살가웁고 찬찬히 살피게 된 양지꽃입니다.

아니, 어쩜 그리 단란스러운 오붓한 가족이기를 바램하는 마음이기에

유난스레 더 샛노랗게 보여지나 봅니다.

 

 

 

 

 

 

지난 토요일 자정을 넘어 송계계곡 야영장에 도착하여

막바지 피서철의 혼잡함을 비짐고 간신히 텐트를 쳤습니다.

작년 여름엔 집사람이 청주 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입원중이어서

여름휴가를 갖지 못했습니다만 올해는 쉬운곳으로

어덴들 바람좀 쐬어 오자 하여 나선곳이 충주 월악산 송계계곡입니다.

20년 가까이 살아온 동네가 수안보와 충주이므로 송계계곡은

눈감아도 훤한, 휴가지로서는 만만한 곳이지요.

 

 

 

두밤(이틀밤)을 지새우면서

촛불 두개(컵초)를 마주한체 졸다마다

이차저차한 회한과 상념에 사루는 밤이었네요.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밥~ 박박 긁어서~~

헹감을치고 천자문 읽듯이 좌우로 꺼덕거리며 곰곰한 생각들,

그간에 한번쯤은 마음을 긁고간 단어나 말들이 주마등처럼 하나씩

점고하듯 스쳐납니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평생

살아내기 쉽지만은 않지요

이세상에 부모마음 다같은 마음

적어도 손가락질만은 받지말고 살자

작은것에 감사하고 하찮은것이라도 귀히여기는 마음

길따라 가는맘 씨달픈 나그네 길

시도레솔 솔라솔도 도....

혹은 일탈속에 빙의를 바라고픈 충동도

뉘 뭐래도 제멋에 사는것인것을

낭만에 대하여

"우리"라 하여 함께 가는 우리는 친구

촛불하나 마주하곤 두런두런

따라서 가끔은 시장기 같은 외로움을

니가 나를 모르는데 내가 너를 알겠느냐

차라리 비에 흠씬 젖어버리고픈 충동질과 비맞이굿

내 가는길 다 알지 못하나

이마만큼이나마 살내온것이 다행하고 감사하고지고

갈브레이드의 불확실성 시대

뭐니 뭐니 해도 이제 아프지 말아야

언제나 좋은맘

헛허허허, 그렇다는겝니다

 

 

뙈약볕속에 그늘이 무척이나 그늘스럽고

철철 물굽이따라 흘러가는 계곡 물살에 두발 담그어

지나진 묵은맘을 씻어냅니다

~합니다

 

 

그리고

참 소중한 말 한마디를 새삼스레 발견한듯이

몇번이고 주억거립니다

 

"그래,이제부터는..."

 

 

 

2005. 8. 13 - 16

송계계곡 닷돈재에서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 까망가방하양필통님!~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처럼~
    >조용하고두 은은하게 옆에서 노래를 불러 주듯이..
    >그렇게 글을 읽어 갔습니다...

    >송계계곡의 그 시원한~물에 묵은 때는 씻어 버리시고
    >다시금 새롭게!~ 새로운 마음을 잡으셨다니..
    >앞으로의 글들은 더욱~ 기대가 됩니다..

    >휴가두 잘 다녀오시고..
    >이제 조금 있으면 가을맞이를 하실듯 싶습니다..
    >가을에 얽힌 이야기도 들려 주시는 거지요(^^)/

    >쉴~ 이틀 후부터는 블집 마실이 어려워질듯 합니다..
    >일 열심히 하고서 또 이쁜(^^*)모습으로 인사 올리겠습니다..
    >그 동안에두 잘 지내셔야 합니당~


    답글
  • 아침햇살2005.08.17 02:29 신고

    까방님^^
    어느곳에서든지 무엇을 하시던지
    늘 맑고 환한 모습입니다
    오늘 정말 내 방식은 아니게 쩔쩔매며 지냈네요
    파아란님께 많이 미안한 날이었습니다
    진땀으로 흠뻑 적시던 날이었지요....
    건강하게 웃는 까방님 가족 오손도손한 시간
    눈에 선 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답글
    • 까망가방하양필통2005.08.17 04:24

      양지꽃이 넘 노랗고
      둥근 밥상에 둘러앉은 도란도란한 가족을 연상시켜
      네 식구지만 한자리에 오손하게 자리갖기도
      쉽지않아서인지 양지꽃에 은근한 눈길이 갑니다.

      풍경에 올리시것을 냅다, 들고 왔습지요.
      허락은 후불로 해서 ..담에 한꺼번에 ....
      헛허허허,
      언제나 지긋한 마음으로 챙겨주심
      고맙습니다

  • 낙타기르는여자2005.08.17 06:23 신고

    노오란 양지꽃 말인가요/
    때론
    산길 외딴곳에 피어있는 들꽃에게 감동을 받곤 하죠
    한 세상 불평없는 초연함을 배운다지요
    송계계곡에서의 네가족 모습 아주 정겨워 보입니다 ㅎ ㅎ
    늘 행복한 나날 되시기 바래요

    답글
    • 까망가방하양필통2005.08.17 08:14


      한세상 불평없는 초연함을 배운다는
      자유세상님의 노란 양지꽃 마음에
      염치 없지만 덥썩 곁에 주저 않습니다.
      그 초연한 마음일랑 반 싹뚝 담아갑니다

  • palmer2005.08.17 08:53 신고

    양지꽃..
    이름이 너무도 예쁩니다 까망님..
    세상의 모든 음지에다 이 꽃을 심으면 어떨까요..

    답글
  • 대아리랑2005.08.17 11:24 신고

    승계 계곡의 님께서
    많이 아름답습니다
    별빛처럼요!!

    답글
  • 어울림2005.08.17 19:25 신고

    촛불을 마주하면
    기도하는 마음에 숙연해 지지요
    절로 착해지는 듯한..

    두 분 함께 한 여름 끝자락에 보낸 휴가
    추억과 회한 아스라이 되짚어 본 시간이엇나 봅니다

    청춘 남여의 전유물이라 뒷전에 밀쳐 두엇던
    텐트 한 번 손질해야 겠습니다
    작년엔 신혼시절 연상하는
    배낭여행을 자처했었지요
    올해는 텐트촌 가족이 되고 싶기도 하네요..ㅎㅎ
    소꼽장난처럼 밥 해 드시고
    한낮 더위엔 계곡물에 발 담그시고
    이른 저녁 드시고
    별밤지기 하시고
    올 해 휴가 알지게 보내셨습니다 ..^^*

    답글
  • ㅠ.ㅠ
    까망님의 넋두리 따라읽다가
    숨넘어가는 줄 알았다네요~~ㅎㅎ
    어쩜 막히지도 않고 그렇게..

    사모님이랑 휴가다녀오셨구나..
    건강은 많이 좋아지셨겠지요?
    늘 건강하시길 바라게 되네요

    어제 전기가 나가는 바람에..
    촛불을 마주 했지요
    까망님이 젤루 먼저 떠오르더라~~
    충분히 매혹적인 밤이었네요~~ㅎㅎ

    막바지 여름이 발악(???)을 하나봐요..
    조심 조심 또 조심하시길~~~^^
    살롬~~^*^

    답글
  • 멍석바위2005.08.17 23:43 신고

    양지꽃을 바라보시는 시각이 참 이쁘시네요
    혼자가 아닌 세상
    그 이유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실 겁니다

    평안을 빌며...

    답글
  • 고 운2005.08.18 10:04 신고

    무척이나 회상이 많은 밤이였군요.
    저도 생각이 수 천갈래도 가지를 뻗으려 합니다. 헛허..
    하늘이 높아진 만큼 우리의 사색으로 더 채울 수 있겠습니다.
    좋은 날 되십시요.

    답글
  • 루시2005.08.18 16:47 신고

    아주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바람 좋고 물 좋은 곳에 텐트 치고 별을 헤아리며
    촛불 두개에
    미운정 고운정 같이 부대낀 마눌님과 도란 도란~

    부부!!!!!
    대학 1학년때 만난 남친이 남편이 되고 참으로 한 남자만을
    바라본 삶입니다.
    가끔은 억울해!!! 하며 앙탈도 부린답니다.
    근데 루시도 나이가 들어 가나요.
    오랜시간 함께한 남편이 요즈음 더욱더 애틋하고 귀하게 느껴 집니다.
    어차피 인생의 여정을 끝가지 함께할 한몸이 아니던가요~
    사랑하며 살아도 부족한 시간인걸요~~~^^*

    철철 흐르는 계곡물에 묵은 맘 씻어내셨으니
    가을이 아주 향기로울것 같습니다.
    건강 하세요~
    그리고 두분 행복 하세요~~^^*

    답글
  • 문혜숙2005.08.18 17:06 신고

    까방님! 글이 날아가네요 애구
    내 가는길 다 알지 못하나이마만큼이나마 살내온것이 다행하고
    감사하고지고갈브레이드의 불확실성 시대....
    그 마음만 있으면 일단은 까방님은 인생을 성공하싰네요
    감사하고 사는분들은 항상 무슨일이든 할수잇거든요
    나도 그래 이제부터라도...
    하는마음을 담고 가네요
    오랜만에 컴에 들어오니 반갑네요
    제딸이 귀국했어요 ㅋㅋㅋㅋ
    건강하시고 구수한 글 늘 보기를 원합니다
    하시는사업이 번창하기를 빕니다
    기쁨축복을빌어요 샬롬~~~

    답글
  • 노란넝쿨장미2005.08.18 18:29 신고

    저녁 시간이여서 글을 천천히 다 읽어보지 못하고
    있다가 늦은 밤을 다시 기약해야 겠습니다.
    그런데 문득 ////한바탕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글귀앞에서
    박장대소 하였습니다.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밥~ 박박 긁어서~~
    있다가 다시 와서 읽어볼게요.
    늘 글처럼 이렇게 온화하게 사시기를...

    답글
  • 별꽃앵초2005.08.19 07:20 신고

    지난 주 토요일이면 저는 월악산 용하구곡에 다녀 온 날이로군요.
    어쩌면 스치는 바람처럼 그렇게 만날 수도 있었구나 ..합니다.

    언제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새웠는지 까마득합니다.
    별을 세고,
    내리는 밤 안개를 책갈피에 담아 희망을 담고,
    흐르는 물소리를 자장가 삼아 오지 않는 잠을 청하던 텐트의 밤.....

    곱상한 추억 하나 떠 올리며
    입가에 잔잔한 웃음 담아 갑니다.
    사모님이 많이 좋아하셨겠어요. .....^^

    답글
  • 아연(我嚥)2005.08.20 15:08 신고

    송계게곡에서의 이틀밤을 그렇게 촛불을 켜고
    무드 있는 아름다운 추억 만드셨군요.

    상상이 갑니다 텐트 치고 이런 저런 추억의 이야기
    나누시는 두분의 모습에서 보는이로 하여금 따스한 정을
    느기게 햇을터이니 얼마나 감회가 깊으셨을까요?

    밤 하늘의 별들을 세며 지나온 아름다운 이야기 나누시는
    아름다운 주말 되세요.^^*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2005.08.20 17:46 신고

    이궁 부러버라.
    노을인 이번여름 꽝이네요.ㅎㅎㅎ

    즐거운 시간 부럽네요.
    행복한 주말 되세요

    답글
  • 표주박2005.08.21 12:13 신고


    그래요..
    지금까지는 버리고 이제 부터라도(이제 부터는이 더 좋은데)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 조그만 배려....ㅎ
    넘 가깝다 보니 자칫 소홀해 지거든요. 여자나 남자나 마친가지일 테지요.
    촛불처럼.... 내 몸을 태워 네 얼굴 밝히는 삶이 되자 하신 언약...
    참으로 감격입니다...글고 부럽사옵네다.....^0^

    답글
  • 멋진백작2005.08.21 22:54 신고

    필통님의 글을 읽다가
    헛허허허, 그렇다는겝니다.
    라는 문장에 닿을 때면 언제나 느끼는 겁니다. 달관한...

    아이고...뭘 따지고 자시고 할 것인가... 그러구러 사는거지...
    그러한 생각이 드는군요.

    어느새 가을 이군요. 가을 입니다.
    좋은 길, 좋은 장소 안내해 주세요.
    건강하시구요.

    답글
  • 참꽃마리2005.08.21 23:17 신고

    음악 잘 듣고 갑니다.

    답글
  • 영혼비2005.08.21 23:32 신고

    이차저차 회환과 상념에
    촛불 마주하고 도란도란 애기하시는 두분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합니다
    사모님과 오붓한 휴가 즐거우셨지요 ㅎㅎ~
    두분, 건강하시고 오래도록 그 사랑 변치 않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아침,저녁 선선하니 서서히 가을로 접어드는가 봅니다
    이 가을엔 멋진 추억하나 만들어 보세요~

    답글
  • 임광자2005.08.22 00:33 신고

    양지꽃!
    처음 들어보는 꽃인데 정겹습니다.
    시원한 계곡에서 자연 속에 파묻혀서 지내시고
    좋은 글을 올려 주셨네요.
    잘 읽고 마음에 담아갑니다.

    답글
  • 하 늘2005.08.22 06:17 신고

    이름도 예쁘고
    고은 자태가 너무 아름 답네요

    양지꽃...

    늘 건안하시고
    즐거운 일 가득 하시길 바람니다

    일주일 간의 일정 무사히 마치고 잘 다녀 왔답니다

    답글
  • 능수2005.08.22 14:27 신고

    한송이 꽃과 같은 인생을 사는 우리네
    무리지어 있는 꽃을 보면 정겨워보이지요

    충주에 몸담아계신 분이네요
    시어르신 두분 모두 충주가 고향이라서
    집안에 애경사 있을때에 자주 가는 곳이랍니다.

    충주에 사촌과 작은 아버님이 살고 있고
    예전에 팔봉산 계곡으로 놀러갓던 기억이납니다.

    물맑고 깨긋한 도시로 기억되고요
    아내의 쾌유를 빕니다.
    새로운 한주 희망으로 여시길...^^

    답글
  • 아이다2005.08.23 15:40 신고

    월악산 밑 동네가 외가 였어요...

    외가집 갈때 큰 개울 건너서 갔는데 ..
    바지가랭이 걷어 올리구....신발들고....

    글을 보면서 초등때 개울 건너 외가집 가던생각 나네요..

    답글
  • 에나꽃2005.08.24 09:34 신고

    잔잔히 흐르는 음악과 예쁜맘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글 .........
    예쁜 양지꽃 .....저는 이 꽃 이름을 이제야 알았네요
    한참을 듣고 또듣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