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천보산 산행 ( 회암사지.회암사) 2021.12.19 (일)
토요일 오후부터, 눈보라에 버금가리만치 눈발이 휘날렸다.
하얗게 덮혀진 설경은 참 오랫만이고 올들어 첨 보는 풍경이다.
눈이 나린다. 소복하다.
집사람과 아들은 마트 다녀오면서 나를 발견하고 손을 흔든다 ㅎㅎㅎ
하얀 설경이 아침 햇살에 부시다
하얀 눈따라 어덴들 나서고픈 맘이 솔솔 ~~ 충동질을 한다.
눈길에 위험한데....가지 말란다고 안갈사람 아니니 그저 조심히 다녀오란다.
하여 가까운 양주 천보산(회암사지)를 찾아나섰다.
양주 회암사지. 회암사. 천보산
하얀눈이 쌓여진 회암사 진입로
천천히, 천천히....뽀드득 소리가 기분이 좋다^^
천보산 회암사(檜巖寺) 일주문
원래의 회암사는 현재 절터만 남아져 있으며 현재의 회암사는 옛 회암사의
삼대화상 묘탑(廟塔)을 지키기 위한 작은 암자터에 세워진 사찰로서
삼대화상의 묘탑과 가람을 수호하고, 수행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겨울철의 산길은 코끝이 시리지만
하얗게 눈이 덮여진 숲길에 햇살이 부셔서 상쾌하다.
스님들께서 동안거를 하시는 요사채인듯.....
정갈하고 적막하다.
감히 범접을 가로막는 그림자가 보초를 서고 있다.
회암사
대웅전 뒤로 솟은 산이 400고지이며 천보산 정상은 바로 뒤쪽에 있다.
회암사를 품어 수호하는 암봉이라 할만치 산세가 준수하여 아늑하다.
무학대사탑 (보물 제 388호) 과 쌍사자 석등 (보물 제 389호)
무학대사탑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사인 무학대사의 부도탑이며,
조선 전기 부도 중에서 가장 뛰어난 걸작으로 꼽힌다.
지공선사 부도비와 부도
천보산 오름길
산꾼 할아버지를 만났다.
해룡산에서 비박을 하고 천보산으로 넘어 오셨다한다.
오랜동안 병치레로 건강이 좋지 않으셨는데 2년여전부터 꾸준히 산행을 하시면서
근력이 붙어서 이제는 15-6 Kg 의 배낭을 지고서 비박 산행을 거뜬히 하신다고.
(비박 - 텐트를 치지 않코 자연 지형지물에 의지하여 야영)
서로 나이도 비슷하여 한참을 이런 저런 산얘기를 나누었다.
저 연세에도 백패킹, 비박을 주말마다 하신다니 대단하신분이다.
(맨몸뚱이로 올라온 나는 숨이차서 헐떡이면서 얼굴이 벌겋고 ....)
백패킹이나 비박은 나로서는 언강생심일뿐이다 ^^
전혀 배낭의 무게를 느끼시지 않을만치 가볍게 내려가신다.
(멧돼지 퇴치용으로 달고 다닌다는 방울소리가 딸랑 딸랑 경쾌하다)
오래 오래 건강하시고 즐거운 산행되시길 빌었다.
저 멀리 수락산(왼쪽)과 도봉산이 보인다
사진 중앙에 하얗게 눈덮인곳이 회암사지이고 산아래 전각은 회암사이다.
먼산을 바라보는 시야..... 참 오랫만인것 같다.
포천방면 (포천시)
오른쪽 끝부분에 양주와 포천 경계인 회암재(포천에서는 투바이고개로 부름)가 있다.
정상으로 가는 구간에 다소 가파르지만 난이도가 있는산은 아니다.
오가면서 대여섯명의 등산객과 조우하였지만 다들 연세가 있으신분들이었다.
낙엽위로 하얀눈이 덮여진 산길 따라 걷는다.
휴식터
천보산 (정상석이 세워진곳)
천보산 423 m
낮은산이고 등산로에 안전시설이 잘 되어져서
부담없이 다녀올만한 산이다.
겨울산 / 정연복
산은 늘 말이 없지만
겨울산은 더욱 고요하다
저 큰 몸집으로
하늘과 땅을 이으면서도
제 하는 일 아무것도 없는 양
있는 듯 없는 듯 영원을 살아가는
온몸이 너른 가슴이고
다소곳한 귀일 뿐
말없는 산
위 정연복 시인의 겨울산 싯귀에서처럼
" 제 하는일 아무것도 없는양 , 있는듯 없는듯 영원을 살아가는....말없는 산 "
그런 무심한듯한 산줄기 능선따라서 있는듯 없는듯 걸어가고싶다.
산아래 온갖것들을 벗어두고서 .....
하지만 마음뿐
가소롭지만 그런 마음이나마 잠시 가져보는게 산이러라.
선각왕사비 (모조비)
회암사터에 서 있었던 비석으로, 고려말의 승려인 나옹(懶翁)화상을 추모하기 위하여 세운 것이다
화재로 전각이 소실되면서 탑이 파손되어 현재는 보존처리후 불교박물관에 보존 (보물 제 387호)중이며
아래사진은 모조품으로 세워진 비석이며 모조비 뒤쪽에 원래의 귀두만 남아있다.
눈위에 시 (詩) ^^
하얀눈위에 손가락으로 글자를 써본다 ^^
포슬포슬한 눈의 촉감이 시리지만 보드랍다.
무사이 잘 다녀왔다^^
양주 회암사지 ( 楊州 檜巖寺址 )
회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奉先寺)의 말사이다.
1328년(충숙왕 15) 인도에서 원나라를 거쳐 고려에 들어온 지공(指空)이
인도의 나란타사(羅爛陀寺)를 본떠서 266칸의 대규모 사찰로 중창하였으며,
1378년(우왕 4) 나옹(懶翁)이 중건하였다 한다.
조선 초기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컸던 절로,
조선의 태조가 왕위를 물려주고 수도생활을 했던곳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으로 쇠망하였다고 한다.
터의 면적이나 규모로 볼때 당시에는 어머어머한 대 사찰임을 알수있을것 같다.
사족이지만 ..... 행여 복원 한답시고 새 건물을 짓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마음이다.
아래 사진은 2012년 5월에 방문했을때 찍은 사진임.
지금 현재는 정리정돈(복원) 을 자로 잰듯 잘 해놓았지만 ......
흐뜨러진체 사찰의 흥망성쇠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전 사진이
훨씬 더 역사적 감흥을 느끼게 한다.
회암사지 박물관은
지난번 방문했을때(2019년 2월) 관람하였기에 생략하였다.
더우기 코로나19가 하루 수천명씩 발생하고 있는터라
밀폐된공간에서의 관람은 회피하는 마음에서다.
모처럼. 함박눈이 나린날에.....
잠시 하얀마음으로 다녀온 천보산 산행이다.
2021. 12. 21.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P.S
동짓날 팥죽 드셨습니까^^
저도 기필코 한살 더 먹으려고 팥죽 쑤어먹었습니다.ㅎㅎ
동지 지나면 크리스마스..... 그리고 연말로 이어집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말 분위기가 데면데면합니다.
부스터샷까지 접종을 마쳤지만 ..... 그래도 조심을 해야겠지요.
즐거운 연말 되시기 바랍니다.
-
-
머리가 하얘 노인같애두 들여다보니
답글
인물이 아주 좋으세요
물론 필통님만은 못하시지만요 ㅎㅎ
어디를 다니시든 걱정끼치시지 않게 조심히 잘 다니시지만 아내 입장에선 눈길 산행은 걱정되시겠어요 ^^
꾸며놓으신 성탄트리가 참 보기좋아요 -
정말 대단하십니다
답글
눈길 나서는 남편에게 조심하라는 당부만 하신 옆지기님도
대단하시구요 ㅎ 저같으면 쌍지불 켜고 말렸지 싶은데 ...
하얗게 눈덮힌 아파트 눈을 이고 있는 주차한 차들 마져
정겹고 부러움 가득합니다. 올핸 눈을 볼 수 있으려나 싶네요
까망님의 행보를 같이한듯 넘 좋네요
무엇보다 노년의 근력 맞는 말인데 행하여지지 않는 제가
야속하기만 하구요 어쨌든 그렇게 겨울 산행 넘 좋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까망님! ^^* -
회암사에 정말로 지공선사가 있었나 보네요
답글
흔히 65세 이상 노인을 지공선사(지하철 공짜로 타고 참선하는 노인을 지칭)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양주 천보산 산행을 눈으로 따라가 봅니다 -
아직은 젊으셔요.
답글
10년전만해도
눈오는날 바오로와 도봉산행했는데
이젠 눈오면 방콕입니다.
넘어지면 골절이 두려워서요
트리에 점화도 하셨고....ㅎㅎㅎ -
안녕하세요?
답글
고운 포스팅
감사히 보고 마음 쉬어갑니다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
팥죽 드시고
행복한 새해 맞으세요.
*공감을 누르고 갑니다. -
두 분이 연세가 비슷하시다고요?
답글
얼굴만 봐서는 10년 이상 형님으로 보이시는데요 할부지가 ㅎ
사람의 수명은 얼굴로도 나타난다고 하더군요
겉늙는 사람이 빨리 죽는다고 해요. 물론 통계적으로.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거죠.
낭만필통님은 언제나 청춘이십니다요! -
천보산과 화암사를 다녀 오셨군요
답글
화암사터는 원래대로 그냥 보존하는게 맞다고 공감합니다
자로 잰 듯 반듯하게 하거나 새건물 지으면 역사 훼손이죠
10년 전의 사진은 기록에 남을 듯합니다 -
도인을 뵈온듯 뒷 머리가 선하여 옵니다
답글
잠자리 수행을 그리쉽게 하신다니
벼개를 펴신 곳마다
부처가 살아나실 듯
가벼운 발걸음은 이미 극락을 다녀오셨으니 뒷따라 가서 허리 붓잡고
차 한잔 모시고 싶습니다 -
Merry Christmas !
답글
인류의 죄짐을 친히 담당하시기 위해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이 땅위에 오신 예수님!
말과 뜻과 행실이 깨끗하고 착해도 씻을 수 없는 인생들의 "죄"
그 죄의 담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오신 예수님!
그 예수님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가 되시기를 소망해봅니다.
소중하신 울 불벗님!
사랑합니다.
오늘 특별히 복 된 날에 머무소서 .
가내에 평강을 빕니다.
하나님의 예쁜 딸 드림 -
며칠전에 펑펑 오랫만에 눈이 내려 정말 반가왔습니다.
답글
오랫만에 겨울 산행을 하셨네요.
날씨가 추워지니 걱정되는 것도 많아졌습니다.
특히 건강이 문제 인데 저같은 경우 심장때문에 추운 날씨에 외출 나가기가 상당히 부담이 갑니다.
젊었을 때 내가 내몸에 너무 잘못한 때문에 나이 먹어서 그 값을 치루고 있다 생각하니....
이제라도 잘 보살펴 주어야 겠습니다. -
-
blondjenny2021.12.26 08:48 신고
눈 쌓인 산을 오르면 기분이 상쾌할 것 같습니다. 멋있어요.
답글
공감 더합니다.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지요? 날이 많이 춥습니다.
편안하고 건강하게 마무리 잘 하십시오. -
봉선사와는 거리가 있지요?
답글
배경이 낯설어서요...ㅎㅎ
회암사 절터가 넓네요.
조선은 유교를 숭상했지만 왕들이 기도는 대체로 절에 다니며 했더라고요,
왕이 아니면 왕비가 그랬고요.
폐사지, 그대로 두기를 저도 바랍니다.
400고지면 걸을만 하지요.
홀로 비박 하신 분 해탈하신 듯 얼굴이 편안해보입니다.
저도 눈이 오면 어디든 가고 싶던데...
천보산 다녀오셨습니다.^^-
까망가방하양필통2021.12.26 18:06
봉선사 보다 조금 더 멀지요.
그래도 제가사는 동네에서 고개(회암재) 하나 넘으면 양주 회암사지 입니다.
절터가 꽤나 넓고 한때는 대단한 큰절이었는데 문정왕후시절 보우대사까지
번성하다가 이후에는 숭유억불정책으로 폐사되었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너무 단장을 말끔히 해놓아서 더깊은맛이 없어져서 좀 그랬습니다.
10년전 사진만 보아도 폐허의 숨결을 느낄수가 있었는데....
400고지면 쉬엄쉬엄 올라갈만 하였습니다 ㅎㅎㅎ
산에서 만난 분이 참 해맑았습니다.
초면인 두 노인네가 살아온 이런저런 이야기 풀어 놓았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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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적당하게 내려 준 눈(雪景)덕분에
답글
더욱 아름답다 생각되는
회암사-천보산행을 잘 마무리하시고
설명도 잘 해주셔서 함께 산행을 한 기분입니다.가방님"
높지는 않아도 천보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또한 일품이네요~ㅎㅎ
제가 자주 올랐던 도봉산과,수락산도 조망되구여"
포천일대도 고층아파트가 상당히 많이 들어선 걸 보니.
그 또한 세월의 변화를 실로 격하게 실감합니다.ㅎㅎ
우쨋든 동지도 가고. 성탄절도 가고,
년 말이 코 앞 입니다.
두서없이 이 세월을 보내지만.
내년엔 그래도 희망적인 한 해를 기대해 봐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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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밖에다 텐트를 치며 즐기는 모습을 때때로
답글
보여주는 단단하고 대단한 남자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이제 보니 명필가입니다. 그 詩 자 국전에 출품하셔도 될것 같아요.
편안하셨지요? 참 힘들게 코19와 쌈하며 우린 잘 버텼지요.
이제2021년을 보내고, 부르기좋고 글로 써도 좋은 2022년이
주말이면 옵니다. 그저 건강하고 하는일에 만족하시 바래요.힘차세요. -
임꺽정에 등장하는 절간이기도 합니다.
답글
보우가 대왕대비의 비호 아래 회암사를 중심으로 권력을 휘둘러 그 꼴이 너무 지나쳐 유림들이 몰려가 불을 싸질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눈이 온날 산행을 하셨다니 참 대단하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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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춥고
답글
많이 바쁘시겠지만
남은 시간 후회없이 열심히 보내시고 행복으로 채우시길 바랍니다
2021년
신축년 마지막주 화요일 입니다
서서히 마무리 하는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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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떡 대리만족하며 봅니다.
답글
심장이 나빠 못 올라가고 눈길에 미끄러져
다리 부러져 고생한 트라우마가 눈은 창으로만 바라보게 합니다.
커피잔 들고.. -
저어기 위에 지우당 언니와의 댓글 답댓글에 웃고 내려 오다가
답글
마음의 행로님의 댓글이 너무 심오해서 숙연해집니다.
보통분이 아니신듯 합니다.
잠시 함께 하신분은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오실 법한 분이시네요.
아픔을 떨치고 산에 다니시니. 도인이 따로 없습니다.
그래도 조심하셔야 겠어요. 연세는 어쩔 수 없으니까요.
아드님과 사모님은 사이가 참 좋아보입니다. 보기 좋다는 말씀이구요.
소파에 길게 눕는 가장이 아니라.
늘 이렇게 활동적인 모습이 참 좋습니다.
새해에도 늘 건강하시구요. 아름다운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필통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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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산행 보다는 일단 회암사지 템플 스테이를 먼저 했는데 이제 산행도 시작 해야겠습니다. 천보산도 바위도 있고 조망도 좋은 멋진 산이네요. 알고 있었지만 미답지 입니다.구경 잘하고 갑니다.
답글 -
하얗게 눈내린 산야는 아름답지요
답글
천보산과 드넓은 폐사지 회암사지를 돌아본지가 아주 오래전일입니다
늘 그대로인 모습이 참 좋습니다
건강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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