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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출장

밤이슬 나들이...임진각...( 1 )

by 까망가방하양필통 2001. 7. 25.

"60편의 아름다운 詩" 모음,

가끔은, 저녁나절엔
하루내 흐뜨러진 맘도 추스릴겸 한장 한장 넘기며 그 마음에 동화됩니다.
푸르스름한 어둠에 커피 한잔 뽑아선 턱을 괴고 지긋이 눈을 감습니다.
음악과 시낭송이 낭랑하여 차분함을 안겨줌은 물론 ....
마치,여느 호젓한 까페에 와있는듯한 .....그런 착각에 들기도 합니다.

"아저씨~ .....밥 엇따 두까요?"
저녁밥을 날라온 식당아줌마는 한껏 흐물한 분위기를 바싹 바꾸어 놉니다


하하하하하.....

 

 



제 저녁 밥상입니다,
어떤 반찬인지 한번 같이 보실래요?
으흠....밥, 숫가락,젓가락 빼고.....
앙큼할정도로 한움큼한 돤장찌게 뚝배기, 신 총각김치, 깻잎절임,
고구마줄거리 볶은것, 얼가리데친것, 된장에 오이 고추 양파,
글고, 노릿하게 구어진 생선한마리.....
거뭇거뭇한 양은 츄라이에 딴엔 깔끔하게 모두어 있습니다.
식당 아줌마가 (안됐다고?) 저는 쫌 더 신경써서 챙겨주거든요. 헛허허허허

집에서 차린 상보다는 가지수도 골고루고 언제나 새것입니다.
집에서야...냉장고에서 꺼내 턱,턱...대충 있는대로 먹지요.안그렇습니까?
근데요......사실,
아득바득한 어떤 맛은 없어요.....반찬맛이 없다기보담도
묵묵히, 혼자서 쩝쩝, 한다는것이....그냥 밥만쳐다보고 밥만 먹습니다.

 

 



여태껏 밥도 안먹구 뭐하구 쏘다녔냐는 쭝얼거리는 잔소리도 없고,
하루내 아파트내에서 생긴 말같지도 않은 자질구레한 일러바침도 없구,
카드막을것, 관리비, 애기 신발, 컴퓨터 잉크며, 어머님 용돈....등등등
뭐, 그런것이 너무 없어서....어쩔땐, 꼭 허연 회벽에 막혀진 병실에서,
혼자 헹감치고 앉아서 민둥민둥....풀잎삭을 우걱거리는 기분일때도....
무슨 얘기하다 예까지 왔지요? 헛허허허허,

오늘도 예의 그맘이 듭디다.
그래.....좀 맹한맘과, 허한 맘자락을 풀어 헤칠 요량으로
바깥으로 그냥 나섰습니다.
올림픽대로, 행주대교 건너....어찌 어찌 길따라 맘내키는데로 갑니다.
고양지나, 파주지나, 문산지나....임진각까지....
전, 1번 국도가 목포서 서울까진줄만 알았는데
파주에도 1번국도가 있드라구요. 설마 신의주까지가 1번 국돈가???
하하하하.....맨 북쪽 끝이라서인지 쌉쌀합니다...밤 11시...

밤이슬 나들이....임진각에 당도했습니다 (계속)

 


2001.  7.   25 . 까망가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