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7.25일 오후, 토요근무를 마치고서 내부순환도로를 타고서 집으로 향한다.
제 12호 태풍 할롤라 북상중이라는 뉴스에 잠시 고민을 하였지만
이내 짤막한 고민을 접고 작은 텐트와 간단한 짐을 챙겨서 나선다.
" 태풍 올라온다는데 ? 비 많이 내린다는데....그래도? "
의아해하는 집사람의 염려스런 걱정을 뒤로한체 동두천 탑동계곡으로 향하였다.
벌써 가는 길에 장맛비가 좍좍 나린다.
태풍에 넘어간 간이 천막
동두천 배꼽다리
이곳을 목적지로 출발하여 도착하였으나.....
계곡에 물이 불어서 붉은 흙탕물이 거칠게 흘러 내려간다
역시 계곡은 큰 비가 나려서 한바탕 씻겨 내려가는것도 순환차원에서 좋다^^
모처럼 계곡에 불은물을 본다. 그간 가뭄으로 계곡이 많이 말랐었는데....
배꼽다리 간이 야영장엔 이미 꽉차서 텐트 칠자리가 없다.
한창 휴가철이라서 며칠씩(장박) 캠핑하는 사람들인듯 하다.
사실 이곳(정자)에다 텐트를 칠 요량으로 감히(^^) 왔었지만.....이미 대기자가 있어서.....
팥빙수 차도있네~^^
왕방계곡 으로 이동(탑동계곡보다 더 윗쪽 계곡)
배꼽다리에서는 텐트를 칠만한 틈새가 없어서 왕방계곡을 거슬러 올라간다.
비장의 숨겨놓은 장소로^^ (찻길에서는 안보이기에 잘 알려지지 않아서 의외로 한적한곳)
오지재 (烏知재)
오지재 어래 왕방계곡
왕방산 산행로 들머리 입구 쉼터
쉼터에는 벤치의자가 4개 동서남북으로 설치되어있으며 그 가운데 공간에 작은 텐트 하나 치면 딱이다^^
텐트를 치고^^
플라이나 타프를 칠 공간이 안되어 비닐을 네 기둥에 매어달다.
일단은 쉼터 천정이 비를 가려주어 괜찮다 .ㅎㅎㅎㅎ
(평상시에는 산행객들이 많으므로 이곳에 텐트를 치면 안되지만 비오는날이라서 거의 오가는이가 없다)
전망 괜찮은....^^
앞쪽 해룡산쪽에 쉼터가 하나 더 있고 그 뒤쪽에 화장실이 있으며 임도따라 200 미터 정도 오르면
기가막힌 잔디밭이 나온다. 텐트를 치기에 매우 훌륭한 잔디밭이다.
의외로 이곳을 찾는 이들이 적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그곳에 텐트를 쳤을것이다)
희미하게나마 빗줄기가 사진에 찍혔다^^
텐트를 친후 인증샷을^^
저녁은 커피 한잔, 햄버거로^^
비가 나렸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비가 나리고, 거친 바람에 펄럭대는 비닐 소리가 요란스레 호들갑 떤다.
빗소리를 듣는다.
작은 탁자를 펴고서 촛불을 켜고..... 돋보기를 걸치고,
이래저래한 낙서를 주절거린다.
" 아니, 이 비오는데.....? " 라고 묻는다면....'비가 오니까, 빗소리 들으러" 라고밖에.....
여기가 어디냐 추억이 숨쉬는 곳
정을 버리고 누구를 따라 나 여길 떠났던가
정든 내땅 다시보자 너도 많이 달라졌구나
나 떠난뒤에 누가 너를 이렇게 아껴주었냐 (인순이 노래)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 일랑 두지 말자
미련 일랑 두지 말자
인생은 나그네 길 구름이 흘러가듯
정처없이 흘러서 간다 (최희준노래)
호젓하게 , 야심한밤에..... 노래수첩을 펴놓고서 빗소리 장단에 리싸이틀을 ㅎㅎㅎㅎ
아무런 인기척이 없는 계곡이나 야산자락에서는 기합도 넣어보고, 노래도 크게 불러보고,
또 스트레칭도 오도방정스레 떨어보고(내 기억에 남아있는것 되고말고 동작해본다) .....
만약에, 누군가 불쑥 마주친다면 컴컴한 숲속에서 강남스타일에 폴짝거리는
나를 발견하면 무지 놀랄것이다.
그래도 배둘레햄은 줄어들지 않으니....ㅠ.ㅠ
으슥한밤.... 스스로 지쳐서 숨을 가삐몰아쉬다가 이제 촛불앞에서 마음을 모두운다.
빗소리는 간헐적이지만 내릴땐 우악스럽게 쏟아 붓는다.
하얀 여백에 다소 어둑하지만 촛불을 밝히어 그렇고 그런 얘기를 끌적거려본다.
어떤 목적이나 이슈가 있는것은 아니고 그냥 그 시간에 느껴지는 기분과 생각을.....
아마도.....어쩜.....최희준씨의 "하숙생" 노래를 두고두고 풀이 해석하는 그런 내용들일게다.
평상시는 거의 안피우는 편인데
텐트를 치고나면 불연 권련 한개피 사루고픈 충동을 주체하지 못하여 한두개피 사루기도 한다.
토닥거리는 빗소리를 들으면서.....콩볶듯한 빗소리에 취하여.....도란도란한 빗소리에 겨워.....
동두천- 포천 경계에 세워져있는 싸인보드
이슥한 밤에 이르니....비도 그치고....주황색 나트륨외등에 정적이 감돈다.
無言, 默言.....
헹감치고 밍기적 밍기적 끄덕거리다가 졸음에 쓰러지면 고만이다.
아침 기상^^
새벽녁에 억수로 쏟아붓듯이 비가 나렸다.
특히나 비닐에 토닥대는 빗방울 소리는 정말 앙칼질정도로 거칠고 드셌다.
이제는 비가 개이고 간헐적으로 간간이 나린다.
석유버너(대림 안비버너)에 끊인물에 믹스커피 한모금..... 그 재미에 그 맛이다^^
( 이 앞전에 캠핑시 버너 펌핑부 바킹이 찡겨서 고장 났는데 황학동에서 수리를 했더니 굿이다^^)
아침엔 좀 붓는다
이곳...잔디장.....(텐트를 쳤던 건너편 해룡산 기슭이다)
한여름날엔 땡볕가릴때가 없어서 다소 무리이지만 봄, 가을철, 겨울철엔 그만이다^^
비맞이굿^^ 하고 오는날
빗소리 들으며 오지재에서 무난하게 밤을 지냈다.
이번 캠핑은 그냥....비가 나려서....빗소리를 들으며 지내는 밤이었다.
2015. 8.22일 정리 까망가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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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 보다는 오히려 좋은날 택일 하신것 같습니다.
답글
우두둑 빗방울 떨어지는소리도 ... 바람에 날리는 천막깃 소리도 ...
더불어 분위기를 잡아 주는게 아닐까요? 그 분위기에 동조 합니다...
허나 .. 밥을 준다고 저 외진곳에가서 천막치고 하룻밤 자고 오라면 누가 할까요?
아니 돈을 준다한들 누가 선뜻 나설까요?
까망가방님의 멋과 낭만이 같이 하지 않는다면 불가한 일이라 생각 합니다.
희미한 불빛 아래서 글도 써 보시고 ...
이런 저런 상념속에서 자기를 되돌아 볼수 있는 좋은 시간이라 생각 합니다.
멋집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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