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돌아와 부처앞에선 "걸레"...
"제 정신이 들었는지....제 정신이 나갔는지....
東西를 휘젓고 다니더니 미친듯 내뿜던 精靈 다 탔는가
百潭寺로 돌아와 헛것 모두벗고 참중이 되거라
오현스님이 내린 전법계 받들어 이제 중광은 두번째 머리깎고
중에서 중으로 거듭난다."
중광스님...1998. 5. 29
위 신문기사와 사진은 1998.5.29 일 중앙일보에 게재된것입니다.
한시대를 狂風으로 휘저어 배회하시더니만 다시금 절에 귀의하여
상념을 접고 회한을 허공에 저어내듯 산자락 솔바람에 자리를 펴신듯 합니다.
그후....어느날엔가 홀연히 이승을 하직하셨다는 뉴스를 접하였네요.
여러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어온 괴짜僧...걸레스님 중광....
저들이 감히 깨닫지 못하는 선각자의 외로움이랄까....
스님의 행적은 어쩜 空虛와 허탈이라서 지긋이 그 마음을 담아내봅니다.
중광스님께서.... 제게.....
그러니까...백담사 들어가기 전쯤이니까 1995년 11월쯤인 늦가을이었을겝니다.
수안보와이키키관광호텔에 근무를 하던 어느날엔가 퇴근을하여
수안보 식당골목을 지나는 바로 그때 서너분의 일행과 허름한 한옥 횟집엘
들어가시는것을 목격했지요.
긴가민가....열려진 대문으로 기웃거리는데 불쑥 터덜대며 나오십디다.
당황하여 아는체 할까말까 하는 짧은 머리굴림 순간에 스님은 뒷켠으로 홱 돌더니
배추밭(이미 배추는 뽑아진)에 꼴마리를 풀고 씨원히 쉬를 하십디다. 한참이나....
그 사이에 얼른 노트를 펼쳐서리 꼴마리를 훔치고 팔자걸음으로 나타나시는
스님께 인사를 정중히 여쭙고 반가운 징표로 싸인을 부탁드렸었지요.
그러자 첨엔 약간 고깝다는 표정으로 위아래를 훑어보시더니만,
이내 씨익 웃으시더니 제가 내민 노트에 뭔가를 끌적거리듯 그리시었지요.
불쑥 "이름이 머여?" 하고 물으셔서 아무개입니다 하였더니만
그림옆에다 제 이름을 적어 주시네요.
꾸벅 인사를 드리고 돌아서면서 본 그림에
동심童心 이라는 두글자가 무척이나 살가왔습니다.
오랜 기억이지만 새삼스럽고...한편으로 애잔한 편린에
숙연한 마음이 저미어 잠시 중광스님에 대한 묵념을 드릴제
말간 촛불은 이럴때 더 좋네요.
이선희의 조각배 노래를 들으면서...
불연, 뉘라서 말간 연초록 차茶한잔 건네어 준다면.....
2004. 12. 4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왜 하필이면 백담사냐고 물었울때 중광은 "허튼소리22"를 들려준다
내가 마지막 돌아갈 고향이로다/
일년에 한번쯤 못보면 몸살이난다/
내설악 백담사앞 시냇물 흐르는/
물소리 조롱조롱/
물속의 자갈들 옥수섬섬...옥수섬섬..."
15년전쯤 이시는 자기도 모르는 자기안의 소리가 쏟아놓은것이라고 한다.
지금 병상에 누워계시는 원로시인 구상선생은 바로 중광이 절에서 쫒겨나던해
전봉건시인의 소개로 만나자마자 덜컥 열쇄하나를 쥐어주더란다.
공초 오상순 시인의 산소를 여는 열쇄라고...그래서 그도 나도 공초제사를
지내는 형제가 되었고,그 백담사에서 오현스님을 비롯해 여러 인연들이
바람소리 물소리에 감히 풀리지 않는 끈 하나를 쥐고있다.
"겉도 안도 너덜그 걸레로 세상을 훔치겠다니 기가차다"고
일찌기 구상선생이 그를 풀이 했듯이 .....
당시 신문 기사인 (오른쪽 하단)옮겨 적었습니다.
-
걸레스님이라 칭하는 중광 스님의 책을 가까이에 두고
답글
마음에 번뇌가 일 때면 보고 또 보던 30대 중반 시절이 있었습니다
스님들 저서는 대체로 맑고 향기로우나
중광스님 책은 솔직 담백하였습니다
나는 세상을 훔치며 산다..
중광 스님이 쓰신 책을 제일 처음 손에 잡던 날
그 떨림이란..
그의 진면목을 아시는 분은 많이들 안타까워하셨지요..
특히 옆에서 큰 힘이 되신 구상 선생님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포근하여 눈 대신 비가 내리는 듯 합니다
까망님..
이렇듯 비가 내리는 밤은 향 짙어 그윽한 녹 차향 가득했으면 합니다
오후에 잠시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카페에서 분위기 한 잔 마셨습니다
그러고 싶었던 날입니다 ..
동반했던 분도
비 오는 날이면 무척이나 외로움을 타시는 빛을 다루시는 분이거든요
편히 쉬세요...^^*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12.05 00:17
어울림님
답글
지금 병상에 누워계시는 원로시인 구상선생은 바로 중광이 절에서
쫓겨나던해 전봉건시인의 소개로 만나자마자 덜컥 열쇄하나를 쥐어주더란다.
공초 오상순 시인의 산소를 여는 열쇄라고...그래서 그도 나도 공초제사를
지내는 형제가 되었고,그 백담사에서 오현스님을 비롯해 여러 인연들이
바람소리 물소리에 감히 풀리지 않는 끈 하나를 쥐고있다.
"겉도 안도 너덜그 걸레로 세상을 훔치겠다니 기가차다"고
일찌기 구상선생이 그를 풀이 했듯이 .....
어울림님의 말씀에 글을 수정하고 다시금 적습니다.
바다가내려보이는 언덕에서 분위기 한잔을....여기도 겨울비가
낮에 내렸지요.... -
답글
쓴 꼬리가 다 날아 버렸습니다.
까망님 방이라 지나칠 수 없어
다시 씁니다.
죽어서 사는 것처럼 흐느적거리다
중광 스님의 이야길 읽고 맘이 좀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전 중광스님을 잘 몰랐고
가끔 TV나 잡지에서 뵈었을 뿐인데
좁은 소견에 저 분이 스님인가? 문학인인가? 미술인인가?
인기에 영합한 연예인인가?
그랬댔지요.
그런데 얼마전 어느 분의 칼럼에서 구상 시인과
중광 스님의 이야길 읽고 그분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역시 사람은 그 사람의 피상적인 모습만 보고
판단 할 게 아니구나.
저의 편견을 자책하며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오늘 까망님의 글을 읽으며
세상을 걸레로 훔치다 가신 중광 스님을 다시 생각합니다.
중광 스님,
제 맘도 좀 훔쳐 주셨나 보아요.
이렇게 맘이 맑아 지는 걸 보면.
벌써 일욜이네요.
비온 새벽,
세상과 함께 몸과 맘이 청결해 지는 느낌입니다.
까망님도 그러하시길......
이미 그러하신 분이라 짐작하지만.......... -
까망가방하양필통님~~~
답글
전 걸레스님을 잘 모르지만.....
읽어 오는 내내 가슴 아리기도...따뜻하기도 하였습니다.
몇 주전인가....
어느 분의 "내가 이세상 걸레만 같더라도..."라는 글을 대했었습니다.
그때....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가장 아랫자리에서 가장 궂은 일, 가장 깨끗하게 하는 일을 하면서...
단 한번도...
자신을 행주로 써달라...
액자에 넣어달라 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가 딴 곳으로 세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어쩝니까..
샛길로 새어 버리는 것이 제 주 특기 인것....
까망가방하양필통님도 아시지요?????
헛허허허...^^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12.05 16:53
일요일 오후나절의 조용함은
답글
보통날의 조용함보다 조금은 쓸쓸한 빈 느낌이지만요
한결 제 마음에 뭉그러진것들을 다독거리기에 더 낫습니다.
초 한자루에 음악을...그리고 중광스님 얘기를 친구들과 나눔 또한
참 고즈녁하네요...마치 山寺의 풍경소리가 바람에 뎅동거리는양...
조안님...
이글이 7년전 기사이니...그간에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늘 동네로들 이사 가셨나봅니다.
참 순수하셨던 구상스님의 꺼출한 구상 시인님의 모습이 떠 올려집니다.
숲방님
보는각도에 따라서 또는 이해의 엇갈림에 따라서 평가는 다르겠지요.
다만 보통 사람들에게 있어서만큼은 해끼침이 없이 한세월 살으리랏다
하고 훠이훠이 저어가시는 스님이시기에 조용히 존경하는분이지요.
파울라님...^^
우리네 시쳇말에"걸레는 빨아도 걸레"라는 말이 있지요.
걸레가 걸레로서 담담히 제 할할것을 한다면 그또한 훌륭한 일이네요.
행주나 타월이 결코 걸레를 얕잡아 볼수 없슴도 당연하다고...
아니면 지가 해야 하는뎅~ 헛허허허
미류나무님...
더욱 소롯한 마음...그렇네요.
제게 지나진 흔적이기도 하지만 童心을 가지고 살아내야지...하는
감시 충고 같아서요,
말간 연초록 차茶한잔 .... 따뜻이 마시겠습니다.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12.05 17:10
그림장이님,
답글
소중하고 귀한 추억을 가지고 계시군요.
워낙이 매스컴이나 신문에서 행적을 적나라하게 적어놓았기에
겉모습만을 겨우 짐작할뿐입니다.
진솔한 얘기를 나누었다면 또 다른 그분을 보았을텐데....
세상에님
구상스님은 연로하실적에 까만테 안경에 꺼뭇한 수염이
되려 더 멋있고 소탈하고 순수해 보이셨을겝니다.
순순하시기에....구상시인, 천상병 시인께서 더욱 애틋하게
맘에 남아지나 봅니다.
아침햇살님...
구상스님도 그 동네로...김춘수 시인님도 그동네로...
우리도 언젠가엔 앞서거니 뒷서거니 손 흔들며 갈 동네라지요.
그 동네에는 "니가 옳니 내가 옳니" 그런 타박들이 없겠지요?
니도 맞고 너도 맞고 우리모두 다맞다....맨날,
맞는 사람밖에 없어 좀 아플거에요? 헛허허허허
다녀가신 여러 친구님들...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12.06 02:06
늦어진 밤...조용함이 참 고즈녁하네요.
답글
전기세보담도 촛값이 더드는 밤의 정적을 사랑하기에
그래도 긴 겨울이 좋다합니다.
춥지만...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서요...헛허허허
윤쥬송님
참 오랫만에 다시 오셨군요.
예전처럼 우리라 하는 모든 친구들과 다시 새인사 나누시며
좋은 칼럼을 이어가시길 빕니다.
영주띠기님
인연은 스스럼없이 지나치다가 되네요.
조용필 콘서트에 다녀 오셨군요.
아름다웁게 잘 다녀 오셔서 더 좋아 보입니다.
연한 갈색이 우러난 보이차....저도 한잔 건네 주실테죠?
헛허허허허
수수꽃다리님^^
우연한 인연입지요. 그래도 보통맘 보다는 더 애착이 가는
그분 입니다.
이제 하늘나라동네로 이사가셨기에
그곳에서도 열심히 걸레질을 하고 있으시지나 않을까요...
헛허허허허 -
까망가방하양필통2004.12.07 20:29
아네스님
금년 3월 9일 돌아가신것으로 알고 잇습니다.
괴짜 스님이지만 분명 매력이 있으신 스님이시지요.
매력은 또 하난의 철학같았습니다.
은유시인님^^
하여튼 중광 스님은 이시대의 물건 이십니다.
비록 모두다에게 인정 받지는 못했지만요. 인정받지 못한만큼의
기이한 행적은 때론 심화된 걸레짓이었지요.
영주띠기님...
상봉스님의 시를 올려 놓으셨군요.
이 시가 영전에 바치는 시인가요? 그런 느낌이....
가슴을 밟고 가는 그분이셨나 봅니다
미륜무님^^
새로 갈아온 원두....한방울 한방울 김서려 나려지는 그 향기는
아침의 향기로움이네요.
우린 모닝커피지만....들꽃향기님은....하루를 마무리 하는 커피겠죠?
문혜숙님, 반갑습니다.
걸레는 닦아내는 어떤 도구이기도 하지요.
스스로를 걸레라 칭한 그분은 자신의 본뜻이 이해되지 못한바
상당한 갈등과 고뇌도 있었을테지요.
다녀가신 여러분과....아련한 가십같은 중광 스님의 행적을
다시금 더듬어 보는 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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